• "화장실 식사 대안, 말도 안돼"
        2010년 07월 29일 03: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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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의 ‘화장실 식사’가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이 병원 원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다음 날 병원 측에서 도리어 노조의 홍보 활동을 폭력적으로 막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납득할 수 없는 대안

    정희원 서울대 병원장은 27일 서울대병원노조(공공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와의 교섭에서 “병원장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원장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 해보겠다”며 청소노동자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뜻을 비췄다.

       
      ▲ 지난 21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 따뜻한 밥한끼의 권리 캠페인단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28일, 병원 측은 “알아서 하고 있는데 이런 사진을 왜 환자보호자들에게 보여주느냐”며 매주 수요일에 서울대병원 로비에서 진행해왔던 공공노조의 ‘따뜻한 밥한끼의 권리’ 캠페인단의 사진 선전전을 폭력적으로 막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측의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공공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를 비롯한 ‘따뜻한 밥한끼의 권리 캠페인단’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병원 청소노동자들이 식사공간이 없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서울대병원은 다음날 서울대병원 직원들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직원식당을 이용하라는 현실성 없는 대안을 제시했다. 

    병원 측은 다음 날인 22일, 청소하청업체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에게 직원식당에 내려가서 도시락을 먹으라고 통보했다. 병원 측은 이후 은 일부 언론과 캠페인단에게 “식사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노동자들이 귀찮아서 직원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은 것 뿐”이라며 “휴게공간이 필요한 것은 식사공간 때문이니, 이제 휴게공간 요구는 빼라”며 캠페인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꽃맘 공공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교선부장은 “98평밖에 안 되는 직원전용식당을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3,500여 명의 노동자가 이용한다”며 “점심 때면 한 참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서울대병원은 마치 밥 먹을 공간을 마련해 준 것처럼 말하지만 서울대병원 기존 직원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좁은 곳에 자리 차지하고 앉으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은 커지는데 휴가공간은 없어

    이 부장은 “더욱이 3천원짜리 식권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밥을 사먹을 수 있는 실질생활임금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문제는 병원은 점점 커지지만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휴게공간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대병원 화장실에서 밥을 먹고 쉬는 청소노동자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한편, 지난 21일 대걸레 등 청소도구가 널려있는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청소노동자의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분노를 표시했으며, 한 트위터리안은 “병원장을 점심식사에 초대해 실태를 보여줘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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