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들의 피땀이 만든 '쾌거'
    By 나난
        2010년 07월 28일 0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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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법원이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현대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므로, 2년 이상 근무시 원청의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노동계는 6년간의 투쟁의 결과라며 환영하고 있다.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과제가 앞에 놓였다. 대법원 판결이 저절로 정규직화를 가져다 주진 않는다. 오히려 그 동안 불법을 시정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회사쪽은 도리어 구타와 해고로 대응해왔다.<레디앙>은 이번 대법원 판결이 가능했던 배경, 의미, 그리고 전망 등에 대해 세 차례 걸쳐 연재를 한다. <편집자 주>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하청에 대해 ‘불법파견’임을 판정하고, 파견법에 따라 고용된지 2년이 지난 시점부터 현대차가 직접고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요지의 판결을 내렸다. 2004년 5월 27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집단진정이 있은지 무려 6년 만에 나온 결정이다.

    쓰레기통 뒤져 찾아낸 증거들

    지난 2004년 초 금호타이어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으로 300명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가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쟁취하게 되자, 현대자동차 울산과 아산에 조직되어 있던 비정규직 노조들도 그동안 준비해왔던 불법파견 집단진정의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당시 불법파견 관련 법률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조건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들은 간부들 스스로 공부를 하고 현장에서 근거를 찾기 위해 발로 뛰어야 했다. 가장 먼저 시작했던 것은 조합원 스스로 자신이 일하는 컨베이어벨트 라인의 구조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를 그려보는 것이었다.

      ▲ 2004년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공장 쓰레기통을 뒤지며 스스로 불법파견의 근거를 찾아 나섰다.

    자동차 조립의 경우 라인의 양쪽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양쪽의 ‘구성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섞여 있는지’, 그리고 ‘공정의 순서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시범적으로 울산 5공장 비정규직 조합원들로부터 시작한 이 조사사업은 가히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조합원들은 야간 노동을 마친 오전, 노조 사무실에 모여 며칠 동안 공정에 대해 조사하여 수첩에 괴발개발 적어놓은 것을 토대로, 빈 A4용지에 금을 그어가며 일일이 공정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꼭 입시수험생이 드나드는 도서관 같네요.” 비지땀을 흘리며 하나의 공정표가 완성되면, 다른 라인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모여들어 흥미진진한 토론이 이어진다.

    “우리 라인에서는 정규직들도 같이 로테이션(공정 순환)을 도는데, 여기는 안 그런가 봐요?”, “우리는 공정 개선반인데요, 정규직들이 월차나 산재, 휴직 등으로 사고가 생기면 그 자리에 땜빵(지원)을 나가요. 출근해서 대기하고 있으면 원청 반장이 와서 너는 여기, 너는 저기 이런 식으로 작업을 배분해 주지요.” “제가 일하는 공정은요, 반대조에서는 정규직이 작업하고 있어요.”

    조합원 관심 폭발적

    더 나아가, 평범한 조합원들은 스스로 현장에서 갖가지 증거물들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 라인 작업대에는 두루마리 휴지에도 ‘현대자동차’라고 찍혀 있는데, 이건 증거가 안될까요?” 그러던 어느날 한 조합원이 회사 쓰레기통에 있던 종이뭉치를 들고 왔다. “혹시 이 사양지들도 증거가 되지 않을까 해서…….”

    사양지란 작업하는 차량마다 이 차량의 엔진 부품은 어떤 것을 끼워넣어야 하는지, 헤드라이닝은 어떤 종류의 것을 장착해야 하는지를 적시한 것으로써, 각각의 차량마다 본네트 안쪽에 붙여져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누구나 이 사양지를 보고 작업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 사양지 맨 위쪽에는 ‘(주)현대자동차’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그 쓰레기 종이뭉치를 본 다른 조합원이 “그럼 서열지들도 가져와 볼까요?”라고 묻는다. 서열지란 하루에 작업하는 차량들에 차례대로 들어가야 할 부품들을 적시해놓은 것으로써, 각 공정별로 매일 나오게 된다. 이를테면 미러를 장착하는 공정에 일하는 노동자에게 ‘이번 차량은 내수 차량이고 다음 차량은 북미 수출용, 그 다음 차량은 유럽 수출용이니 각각 순서대로 이 부품, 저 부품을 장착하라’고 쓰여져있는 종이쪼가리다.

    마찬가지로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모든 노동자들은 이 서열지에 따라 다양한 사양의 부품들을 차례대로 장착하게 되며, 서열지의 맨 위쪽에는 역시 ‘HMC’(현대자동차의 영문 표기명)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어차피 노동부나 검찰의 불법파견 조사가 벌어지게 되면, 현대자동차 사측 관리자 모두는 “우리는 작업지시 한 바 없다”고 잡아뗄 것이 분명했고,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거짓 진술을 돌려세울 증거들을 고된 노동을 하면서 찾아내었다. 이런 증거물들은 저들이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평조합원들은 그토록 열정적이고 확신에 차 있었다. 그들은 쓰레기통에서 현대자동차의 기밀 문서를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하루에도 몇 만장씩 찍혀 나오는, 그래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고, 당연히 매일 수만장씩 쓰레기통에 쳐박히는 자료들을 들고 왔다. 그만큼 현대자동차 생산현장은 어떻게 바꾸어도 지울 수 없는 불법파견의 온상이었던 것이다.

    모범적 진정서 표본되다

    조합원들은 매일매일 자신이 일하는 현장의 흐름도를 그려 왔고, 현장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들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평조합원들의 진술과 쓰레기통을 뒤져 나온 증거들에 기반하여 쓰여진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진정서’는, 지금까지도 불법파견을 제기하며 싸우는 이들에게 모범적인 진정서 표본으로 쓰여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이 기존 원심(지노위/중노위/행정법원/고등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이라고 본 근거들의 핵심에는, 바로 평조합원들이 작성해온 라인 흐름도와 각종 사양지, 서열지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라고 하는 공룡 대기업의 엄청난 방해공작과 탄압에 맞서, 평범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둔 위대한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래 대법원이 근거로 든 핵심 요지 5가지를 요약한 내용 참조)

    ①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조립·생산 작업은 대부분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의장공정에 종사하고 있다.

    ②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컨베이어벨트 좌우에 정규직 노동자들과 혼재작업을 하고 있고, 현대차 소유의 생산 관련 시설 및 부품, 소모품 등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며, 현대차가 미리 작성하여 교부한 것으로 부품의 식별방법과 작업방식 등을 지시하는 각종 작업지시서 등에 의하여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 사내협력업체의 고유 기술이나 자본 등이 업무에 투입된 바는 없었다.

    ③ 현대차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과 변경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수행할 작업량과 작업 방법, 작업 순서 등을 결정하였다.

    ④ 현대차는 정규직/비정규직 모든 노동자들에 대하여 시업과 종업 시간의 결정, 휴게시간의 부여, 연장 및 야간근로 결정, 교대제 운영 여부, 작업속도 등을 결정하였다. 또 현대차는 정규직에게 산재, 휴직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사내하청 노동자로 하여금 그 결원을 대체하게 하였다.

    ⑤ 현대차는 사내협력업체를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근태상황, 인원현황 등을 파악·관리하였다.

    전혀 평범하지 않았던 비정규직 조합원의 삶

      ▲ 현대차는 원하청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불법파견 철폐를 요구했다.(사진=현대차지부)

    지난 2004년 12월 평범한 조합원들이 노동부로부터 현대자동차 1만여 사내하청 전원 불법파견 판정을 끌어냈으나, 그들의 이후 삶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을 근거로 현대자동차 원청을 상대로 ‘불법을 시정하라’, ‘정당한 교섭 요구에 응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투쟁을 전개했으나, 돌아온 것은 죽지 않을 정도의 몽둥이찜질과 구속·수배·해고·고소고발·손배가압류·각종가처분이었다.

    “불법적인 파견노동이기에 더 이상의 불법적 노동을 제공할 수 없다”며 2005년 1월 18일, 울산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과 농성에 들어간 것을 필두로 울산공장 전역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법을 시정하라고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명이 2월 초에 해고되고 말았고, 투쟁을 진두지휘하던 현대차비정규노조 안기호 초대 위원장은 구정휴가를 앞두고 현대차 원청 관리자들에게 두들겨맞고 납치되어 경찰서에 넘겨져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5~2006년에만 불법파견 투쟁으로 1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구속됐고, 현대자동차 원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수백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비정규직노조 조합비 가압류도 원청이 직접 수행했고, 각종 형사 고소·고발은 물론, 출입금지가처분·퇴거단행가처분·집회금지가처분·업무방해금지가처분 등 각종 가처분 소송도 모두 현대자동차(주)가 제기했다. 하청업체의 존재감? 오직 해고통지서를 보내는 주체였을 뿐, 그들은 직접 탄압의 주체도 되지 못하는 ‘바지사장’이었을 뿐이다.

    불법 시정요구에 구타, 해고로 대응

    급기야 2005년 9월 4일,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에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업체 관리자들의 횡포와 왕따에 시달리던 故 류기혁 열사가 비정규직노조 사무실 옥상에서 목을 매 자결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당시 불법파견 투쟁을 전개하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멍자욱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단지 불법을 시정하라고 싸웠을 뿐인데…….”

    2006년에도 불법파견 투쟁이 이어졌지만 마찬가지로 원청 현대차로부터 엄청난 탄압을 받아야 했다. 새롭게 조직된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더니, 원청 관리자들이 하청노동자들의 일자리에 대체인력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자기네(원청)들은 우리랑 아무 관계가 없다더니……” 원청 자본이 누려야 할 권리는 모조리 누리고, 그들이 져야 할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대표 대기업인 현대차의 사내하청 제도, 아니 이땅 모든 하청노동자의 삶이었다.

      ▲  2005년 9월 4일,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에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던 故 류기혁 씨가 비정규직노조 사무실 옥상에서 목을 매 자결했다.(사진=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그러나 이토록 명명백백한 현대차의 불법파견 행위에 대해 검찰은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2004년 12월 노동부가 현대자동차 1만여 사내하청 전체에 대해 불법파견을 판정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한 것과 관련하여, 검찰은 불법파견 판정이 난지 무려 2년이 지난 2007년 1월 3일,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것이다. 주무 부서인 노동부가 ‘불법’임을 판정했지만 2년 이상(직접고용이 간주되는 바로 그 기간 2년!)이나 질질 끌며, 그것도 ‘혐의없음’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결정을 내리고 만 것이다.

    마약굴에서 마약하면 합법?

    당시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핵심 근거 중에는 “현대자동차(주)에서는 작업표준서나 조립작업 지시표를 준수하도록 각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자동차 조립업무의 특성에 의하여 계약의 구체적인 이행사항 등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는 논리가 있었다. (‘파견법 위반 사건 불기소 처분’, 울산지검 공안부)

    가히 ‘12.12 쿠데타 불기소 처분’에 비견될 만한 일이었다. 검찰의 논리에 따르면 사양지나 서열지, 작업지시서 등을 현대차가 만들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준 것은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자동차 조립업무의 특성’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 옳은 말이다! 컨베이어 시스템에 사내하청을 투입하면 불가피하게 원청이 직접 업무를 지시하고 관리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불법파견이라는 것인데, 그런데 왜 반대로 그 특성 때문에 불법파견이 아니라니?

    검찰의 논리는 “마약굴에서 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마약을 하게 되므로 불법이 아니다”라는 말과 똑같다. 컨베이어 시스템이란 것이 어떻게 해도 불법파견을 피해갈 수 없도록 설계된 업무이므로, 여기에 사내하청을 투입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말 아닌가? 누가 봐도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궁색한 논리를 동원했다는 것이 분명했다.

    ‘삼성 장학생’, ‘현대차 장학생’, ‘스폰서 검찰’이란 비난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런 얼토당토않는 결정을 내린 이들이 바로 촛불시위를 때려잡고, 노동자 투쟁을 분쇄하는데 앞장서온 ‘대한민국 검찰 공안부’였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다시 한 번 평범한 노동자들의 상식을 확인해 주었다.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 등을 고려하면, 사내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 등이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도급인(현대자동차)이 결정한 사항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거나, 그러한 지휘명령이 도급인 등에 의해 통제되어 있는 것에 불과하다.”

    즉, 검찰의 논리와 정반대로 ‘업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현대차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불법파견을 피해갈 방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박은 것이다.

    아울러 이번 판결에 따르면 사내하청업체 사장이나 관리자는 사실상 원청 현대차의 지침을 전달하는 역할만 담당하고 있다. 사내하청업체들은 사실상 실체가 없거나, 현대차의 수족과 같은 일개 부서의 역할만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 사내하청의 경우 ‘불법파견’이라기보다 오히려 ‘위장도급’이라 보아야 하며, ‘고용기간 2년 이상이냐’의 여부를 떠나 처음 입사할 때부터 현대차에 직접고용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아쉬운 점을 남기고 있다.

    ‘법과 원칙’은 어느 계급의 것인가?

    지난 2004년 5월 27일, 현대차 울산과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부에 불법파견 집단진정을 제기한 지 6년이 넘어서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게 되었다. 그 사이 수백명 아니 수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잘려나갔고, 구속·수배·손배가압류의 고통을 받았다. 1명의 노동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다. 이처럼 노동자들에게 ‘법’은 너무나 가혹하다.

    자본가들이 어떤 노동자를 부당하게 해고하면 무조건 그 시점부터 해고의 효력은 발생한다. 반면 노동자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기 전에는 결코 복직되지 않고 임금도 한푼 받지 못한다. 노조의 파업에 노동부와 검찰이 ‘불법파업’ 낙인을 찍으면 곧바로 공권력이 투입되고 지도부가 구속되며 파업은 분쇄된다. 그 파업이 ‘합법’임을 대법원에서 인정받기 전에는 노동조합 일체의 행위가 불법으로 간주되고 보상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노동부의 ‘불법파견’을 판정에도 현대차는 지난 6년간 아무런 제재조치 없이 사업을 영위해 왔다. 파견법에 따르면 노동부장관에게는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업체에게 폐쇄를 명할 권한이 있지만, 한번도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이 없다. 아니, 제재조치는커녕 지난 6년간 현대차는 ‘불법파견’으로 1만명에 달하는 사내하청의 노동을 착취하였다.

    대법원 판결이 난 지금 시점에서조차 현대차는 아무런 입장을 내어놓지 않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현대차의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정말로 노동자들에게 ‘법’은 너무나 잔인하다.

    자본가들의 불법파견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내버려둘 거라면,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도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효력을 중단시켜야 마땅하지 않은가?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 ‘불법’이라는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는 일체의 탄압과 공권력 투입을 중단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면 지난 6년간 ‘불법파견’이라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현대차 자본가들에게 즉각 공권력을 투입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비정규직지회, 아산사내하청지회, 전주비정규직지회)는 7월 27일 합동 유인물의 제목을 “불법파견 자행한 정몽구 회장을 즉각 구속하라”고 뽑으며 이렇게 요구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 구속하라”

    ①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및 현대자동차(주)는 지금까지 자행한 불법과 탄압에 대하여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 아산·울산·전주 비정규직지회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으로서 대국민 공개사과를 실시한다.

    ② 현대자동차(주)는 사내하청에 노동하는 모든 노동자를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③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과정에서 부당해고 된 조합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④ 현대자동차(주)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노동자의 입사일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한다. 단, 미지급 임금지급은 동일부서 동일근속에 따른다.

    ⑤ 불법파견 투쟁과정에서 부당징계(해고, 정직, 감봉 등) 및 구속·수배된 조합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피해보상을 실시한다.
    ⑥ 고 류기혁 열사에 대한 명예회복을 실시한다. 단, 명예회복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조합과 합의한다.
    ⑦ 현대자동차(주)는 현재 진행 중인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무급휴가, 계약해지 등)은 즉각 중단한다.
    ⑧ 현대자동차(주)는 앞으로 불법적인 비정규직노동자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노사합의 한다.

    지난 6년 간의 피눈물, 그리고 고 류기혁 열사의 핏값으로 보자면 너무나 정당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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