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화의 바람이 다시 불 것인가
        2010년 07월 27일 1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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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심의 풍향계가 어느 방향을 향할지를 두고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다. 서울 은평을, 인천 계양을, 광주 남구, 충남 천안시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강원 원주, 충북 충주 등 총 8곳에서 치러지는 이번선거에서 각 정당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것인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8개 지역 모두 초박빙의 상태라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심 인천 계양을, 광주 남구 등에서 우세를 점치고 있고 한나라당도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 등을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지만 8곳 지역 모두 혼전임은 분명해 보인다.

    민주당, 인천 광주 우세 점쳐… 한나라당은 은평과 충주 우세 점쳐

    재보선의 결정적 변수는 후보단일화다. 은평을에서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3당이 26일 극적으로 장상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었고 충북 충주에서는 25일 민주당 정기영 후보와 무소속 맹정섭 후보가 정기영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을 감안하면 단일화에 대한 야권의 기대가 무리는 아니다.

       
      ▲ 민주당 장상 후보(가운데)가 은평을 재보선 야3당 단일후보로 결정된 뒤, 국민참여당 천호선(왼쪽) 후보와 민주노동당 이상규(오른쪽) 후보와 함께 손을 치켜들고 있다 (사진=민주당)

    특히 이번 재보선의 핵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은평을에서 3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룬 것이 어떠한 파괴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처장은 27일 <PBS>라디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결집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원 사무처장은 “정당 간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일후보로 장상 후보가 지목된 것이 불안요소다. 이재오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70대의 고령에다 첫 여성총리 인준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낙마했다는 점은 “젊은 층의 선거유인동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을 부르고 있다. 이재오 후보의 ‘지역 일꾼론’에 맞선 이렇다할 정책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장상 흡인력 있을까?

    <뉴시스>가 지난 18~19일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상 후보가 야3당과 창조한국당까지 포함한 단일후보가 되었을 때 35.7%를 기록해 43.5%를 기록한 이재오 후보에 8.8%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실세로 꼽히는 이재오 후보의 반대세력이 많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여론조사 10%포인트 정도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낸 점을 감안하면 승산은 있다.

    후보 단일화를 이룬 또 한 곳, 충북 충주도 초박빙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마지막 유세날 지도부가 충주로 총출동했다. 기존 한나라당의 우세지역으로 꼽혔지만 후보단일화 ‘바람’이 불어오면서 한나라당이 긴장감을 드러낸 것이다. 우세지역으로 꼽힌 은평, 충주, 철원화천인제양구 중 두 곳이 후보단일화를 이룸으로써 ‘전패’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반면 인천 계양을과 강원 원주, 태백영월평창정선은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광주 남구가 경합지역이지만 민주당은 이 지역도 당선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천안의 경우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의 후보가 초박빙으로 겨루고 있어 어느 한 쪽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마지막 유세로 충주와 천안, 은평 등 접전지역을 찾는다.

    진보진영의 관심사는 무엇보다 광주 남구에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양당과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시민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낸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가 당선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경우 호남지역에서 최초로 진보정당의 깃발을 꽂는 쾌거를 이룰 수 있다.

    민주당 "민노당은 한나라당 2중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26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 등 호남 출신 의원들이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연대 파트너’인 민주노동당을 향해 “대안없는 반미정당”, “한나라당 2중대”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위기감의 반증’인 셈이다.

    우위영 대변인은 이에 “야권연대의 파트너인 민주노동당에 한 석을 주지 않기 위해, 전두환 군사정권이 광주시민들을 매도했던 바로 그 수법을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가 민주당 장상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상황에서 진보신당의 지지를 받은 사회당 금민 후보의 득표력도 주목된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큰 득표력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공동으로 선거대응에 나선 만큼 선거 이후 진보정치 재편과정에 이번 은평을 재선거의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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