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좌초 후 기뢰 폭발 가능성 크다"
        2010년 07월 27일 09: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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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 사고를 조사하고 돌아간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기뢰에 의한 수중 폭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러시아 조사단의 통보를 받고 내부 검토 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입수한 이 보고서에는 민군 합동 조사단이 발표한 사고시점 이전에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천안함 함미 뒷부분 (사진=미디어오늘/이치열 기자)

    보고서에 나타난 핵심 쟁점은 다음 다섯가지다.

    첫째, 천안함에 전류가 끊겨 CCTV가 끊긴 시간은 3월26일 저녁 21시17분03초로 합조단이 밝힌 21시21분58초보다 4분 이상 앞선다. 러시아 조사단은 "이는 합조단이 발표한 시각보다 최소한 4~5분 가량 앞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둘째, 천안함에 탑승해 있던 승조원들이 해안 통신병에게 휴대전화 통화로 승조원 일부가 부상했다고 알린 시각이 21시21분03초로 역시 합조단이 밝힌 사고 시각보다 앞선다. 러시아 조사단은 "이 첫 통화시간 기록은 합조단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시각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셋째, 러시아 조사단은 프로펠러(스크류)가 참사 이전에 바닥에 닿아 깨지거나 휘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천안함이 사고 이전에 좌초됐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합조단의 공식 발표와 크게 차이가 난다. 러시아 조사단은 특히 "훼손된 스크류를 광택이 나도록 심하게 깎았다는 점이 감지됐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겨레는 "러시아 조사단의 분석이 맞다면 증거 훼손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넷째, 러시아 조사단은 합조단이 결정적 근거라며 제시한 어뢰 추진체가 "육안 감식 결과 최소 6개월 이상 수중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정확한 부식상태 분석 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조사단의 이 같은 주장은 1번 어뢰가 증거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역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다섯째,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이 침몰 전에 오른쪽 해저면에 닿았고 그물이 오른쪽 프로펠러와 축에 엉키면서 날개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그 뒤 수심이 깊은 해역으로 빠져나오는 도중에 함선 아랫부분이 기뢰의 안테나를 건드려 기폭 장치를 작동시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조사단은 또한 한국군의 어뢰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들은 "천안함이 내비게이션의 오작동이나 기동성에 제약을 받는 상태에서 자국의 어뢰에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러시아 쪽의 결론이 추정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지만 분명한 점은 합조단의 조사결과가 애초 기대와 달리 국제 사회를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좀더 공개적인 논쟁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조사단의 이번 보고서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이어서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CTV와 휴대전화 통화사실 등을 국내에 밝히지 않은 것 등은 증거조작 논란까지 불어일으킬 전망이다. 또한 러시아 조사단이 좌초 가능성을 공식 언급함에 따라 프로펠러 부분 등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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