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재보선 무덤’ 탈출하나 했는데…
        2010년 07월 26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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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는 변함이 없다. 4대강 사업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붓는 상황도 여전하고, ‘영포라인’ 국정농단에도 대통령 고향 지역 인사들은 인사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베트남 ‘아세안지역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방선거에서 젊은층이 ‘평화’를 호소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과 관련해 “젊은 애들 북한 가서 살아라”라는 말로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야당 의원을 향해 “여기 왜 들어왔어. 미친놈”이라고 말한 당사자로 알려졌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내뱉은 ‘속내’가 언론에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물의를 일으킨 인사는 인사의 불이익을 받는 게 상식에 맞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크게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 주요 변수가 되다보니 도덕성 등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28 재보선은 여권의 각종 악재 속에 치러진다. 영포라인 문제는 물론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등 휘발성 강한 악재가 여전하다. 그러나 판세는 여권에 그리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판 중요 변수가 현실화 됐다. 야권이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에 성공했다.

    다음은 26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북 "보복성전"…한반도 군사긴장 고조>
    국민일보 <한.미 ‘불굴의 의지’ 동해서 과시>
    동아일보 <“북 정권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제재”>
    서울신문 <북 지도부 압박 고삐 더 죈다>
    세계일보 <한미 ‘불굴의 의지’ 시작됐다>
    조선일보 <‘북과 거래하는 나라’ 콕 찍는 미>
    중앙일보 <간통죄 폐지 보호감호제도 부활>
    한겨레 <‘출구전략’ 실종된 한반도>
    한국일보 <한미 연합훈련 연말까지 매달 실시>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언론의 일방적인 응원과 여론조사의 우위 구도 속에서도 민심은 매서운 심판을 번번이 선택했다. 여권 입장에서 선거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의 결과였다.

    지방선거는 특히 충격이었다. 여론조사 기관의 일방적 우위 속에 승리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 참패였다. 그런 한나라당이 조심스럽게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조용한 선거’가 모처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거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민일보는 26일자 5면 <‘재보선=여 무덤’ 징크스 깨질까>라는 기사에서 “중앙정치 이슈보다는 지역의 이해관계가 더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은 줄곧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며 중앙 정치권의 이슈들을 차단한 전략이 현재까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재보선=여 무덤’ 징크스 깨질까"

       
      ▲ 국민일보 7월26일자 5면.

    7·28 재보선은 서울 은평을, 인천 계양, 충남 천안을, 충북 충주, 광주 남구, 강원도 원주, 철원 화천 양구 인제, 태백 영월 평창 정선 등 8곳에서 열린다. 영남권 지역구는 한 곳도 없다. 강원도가 3곳이 포함됐지만, 강원도는 예전의 한나라당 텃밭과 거리가 멀다.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쉽지 않은 선거이다. 한나라당은 줄곧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해왔다. 2~3곳만 이겨도 선전이라는 주장은 웬만한 선거결과가 나와도 참패는 아니라는 배수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속내는 한나라당 선거 참패의 기나긴 사슬을 끊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청와대 역시 7·28 재보선을 국정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3곳 +알파’의 승리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3곳 중 서울 은평을과 충주가 포함된다. 은평에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충주에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선다. 두 후보 모두 지난 총선에서 지역에 출마했던 인물로 조직표가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경향신문 "야권단일화 타결, 승부는 지금부터"

       
      ▲ 경향신문 7월26일자 7면.

    조선일보는 5면 <‘MB의 두 남자’ 살아 돌아올까>라는 기사에서 “여야는 전체적인 승률도 중요하지만 은평을과 충주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평을에는 이명박 정부의 ‘정치 실세’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충주에는 ‘정책 실세’인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각각 출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도 7면 <‘야권 단일화’ 잇단 타결…"승부 지금부터">라는 기사에서 “은평을에는 ‘대운하 전도사’ 이재오 후보, 충주엔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 윤진식 후보 등 모두 이명박 정권의 ‘상징 인물’이 출마한 상태다. 야권이 내건 ‘정권심판론’이 상징적으로 평가받는 지역이고, 자연히 이곳의 선거결과가 전체 재보선 승패를 가름할 것으로 매김된다”고 전망했다.

    7·28 재보선은 휴가철 한가운데서 치러진다. 가뜩이나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재보선 특성에나 휴가철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투표율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낮은 투표율은 조직표가 강한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정권심판론이라는 바람이 불 경우 낮은 투표율은 한나라당 승리의 보증수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과 비슷한 시기인 2008년 7월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촛불 후보’를 자처한 주경복 후보가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절대 우세였던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선전을 벌였다.

    한겨레 "판세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한겨레 7월26일자 5면.

    야권 입장에서는 ‘바람’이 불어야 낮은 투표율의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의 기대에 걸맞은 바람은 불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지역일꾼론을 내세운 ‘조용한 선거’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렇게 조용히 끝날 것 같았던 7·28 재보선은 야권의 막판 단일화라는 정치적 승부수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겨레는 5면 <여 ‘조직표 다지기’ 야 ‘막판 후보단일화’>라는 기사에서 “7.28 재보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온 25일, 야 3당은 막판 야권연대라는 패를 내밀었다. 한나라당은 조직표 다지기 패로 맞받았다. 판세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야권은 26일 은평을 지역의 후보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장상 민주당 후보와 천호선 민주노동당 후보 중 한 명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열세였지만, 한나라당 후보와 1대1 구도를 형성하는데 성공하면서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세계일보 "이재오 후보 일방독주도 제동"

       
      ▲ 세계일보 7월26일자 8면.

    세계일보는 8면 <야3당 ‘은평을’ 단일화…파괴력은>이라는 기사에서 “선택지가 단순해지면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의 일방독주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진짜 승부’가 시작된 셈”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의 은평을 단일화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였던 지역의 판세에 변화를 줄 것이란 전망은 일치하지만, 판세를 바꿀 것이란 전망과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충돌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은평을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상 이재오 후보가 2위 후보를 압도하고 있지만 단일화시 격차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5면 <은평을·충주 야권 단일화 극적 타결 투표일 얼마 안남아 파괴력 미지수>라는 기사에서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에게 크게 뒤지던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만 되면 접전을 벌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단일후보가 발표되기 때문에 파괴력이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야권 벼락치기 단일화"

       
      ▲ 중앙일보 7월26일자 6면.

    중앙일보는 6면 <야권 ‘벼락치기’ 단일화 은평을.충주 판세 영향 줄까>라는 기사에서 “투표일에 임박해 성사된 만큼 파괴력에 대해선 야권 내에서조차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밑바닥 조직까지 인수하기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에서다”라고 설명했다.

    충주의 경우 야권 단일화가 이미 완성됐다. 민주당 정기영 후보는 지역 기반이 만만치 않은 무소속 맹정섭 후보와 경쟁에서 후보단일화 주인공이 됐다.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 윤진식 후보와 맞대결이 성사된 셈이다.

    한국일보는 5면 <여전히 안갯속 승부…한나라 2곳·민주 4곳 우세>라는 기사에서 “충북 충주에선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날 무소속 맹정섭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이긴 민주당 정기영 후보가 단일화 바람으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야권은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MB의 남자 살아 돌아오면 이명박 정부 정국 주도권"

       
      ▲ 조선일보 7월26일자 5면.

    한나라당은 은평을과 충주, 특히 은평을 선거에서 승리하면 ‘재보선 승리’라는 생각이고, 민주당 역시 전체 지역에서 더 많은 당선자를 낸다고 해도 은평을 내주면 패배라는 생각으로 막판 대역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거는 아무리 조용히 치러진다고 해도 결과는 정치적 후폭풍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 2인자라는 이재오 후보가 여권의 각종 악재에도 살아 돌아온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4대강 정비 사업 역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일보는 “두 사람(이재오 윤진식)이 살아 돌아오면 여당은 다른 지역의 승패와 관계없이 선전했다고 주장할 명분이 생기고 나아가 지방선거 패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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