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발 진보대연합 다시 불붙나?
        2010년 07월 23일 04: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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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부터 진보대연합의 바람이 불어올까? 지난 20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서울시당이 ‘진보진영 대단결과, 새로운 진보정치세력화를 위한 서울추진위’(진보서울 추진위)를 구성키로 해 주목된다. 진보정당이 제각각 ‘진보대연합(통합)’을 주장하는 가운데, 지역차원이지만 노동계를 포함한 실질적 논의기구가 구성된 것이다.

    진보서울 추진위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진보진영 간 선거연대 틀이었던 ‘지방선거 대응 서울지역 진보진영 연석회의’(연석회의)의 합의 성과에서 출발한다. 당시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진보 야3당은 연석회의를 통해 일부 공동후보와 공동정책 등 2차례 합의문을 발표했지만 핵심 문제였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문제에 이견을 보이며 결렬된 바 있다.

    정당 통합에 대해서는 이견 남아

    진보서울 추진위 참석자들은 비록 연석회의가 최종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기존 2차례 합의정신을 되살려 “서울에서부터 진보진영 대단결과 새로운 진보정치세력화를 책임 있게 논의하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이 모임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보서울 추진위가 진보정치 통합을 전제로 하는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3당 서울시당과 서울지역 노동조합들이 공동선거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손기영 기자)

    모임을 주선한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이재웅 본부장은 “진보정당의 화학적 결합의 틀이 복원된 것”이라며 “연석회의가 진보정당의 대통합을 위한 선거공동 대응의 틀이었고 이것이 비록 완성되지 못했지만 공동사업을 기반으로 진보정치의 대통합을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김종민 서울시당 위원장도 “진보정치 대통합은 민주노동당의 중요한 당론”이라며 “진보서울 추진위가 분당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뿐 아니라 진보정치세력 전반으로부터 새 진보세력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진보대연합이 진보3당의 당론인 만큼 진보대연합 의지에 대한 합의까지는 쉽게 이루었다”면서도 “정당 통합에 대해서까지 합의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에 대해서 합의하는 것은 각 당에서 진행되는 논의 과정을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시정 사회당 서울시당 위원장 역시 “지방선거 평가에서부터 진보정당의 연대의 틀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며 “(현단계에서)통합까지 합의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장 위원장은 “사회당 역시 대안을 바탕으로 한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진보서울 추진위에서 적극적 활동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래로부터 진보연합 의미"

    그러나 진보서울 추진위가 어떻게든 진보진영 간 통합 논의에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이라는 데는 참여주체들 간에 이견이 없다. 3당이 ‘새로운 진보정치세력화’를 전면에 내걸고 모인 첫 자리라는 의미에다 지난 연석회의 과정에서 논의된 성과가 있고, 3당 모두 진보대연합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언직 위원장은 “그동안 이론, 논리, 노선 논쟁에서 아래로부터의 진보연합을 모색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으며 김종민 위원장 역시 “중앙당 차원에서 진보대통합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진보서울 추진위가 모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진보대연합’과 ‘반MB연대’의 상관관계를 둘러싼 각 당의 해석의 차이가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서울시장 단일화에 실패함으로서 드러난 것이며 당장 이번 은평을 재선거 과정에서도 또한번 반복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22일 민주당-국민참여당과 함께 ‘반MB연대’에 다시 한 번 합의했으며, 사회당은 진보진영 대표선수를 자처하며 완주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진보신당은 두 진보정당 가운데 사회당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김종민 위원장은 “금민 후보 측에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양보를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로서는 그 방식이 어렵다”며 “민주노동당의 방침 가운데 하나가 반MB연대이지만 우리 역시 사회당 측에 진보후보 단일화를 제안해왔었고 진보대통합에 대해 의지가 있음에도 진보신당이 ‘진보대연합에 적극적’이란 이유로 사회당을 지지한 것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장시정 위원장은 반면 “진보진영의 미래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은평에 출마한 것”이라며 “은평 선거에서 지난 지방선거의 논리가 그대로 나타난 것을 보며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은평을 향후 단결에 영향 미치지 않을 것

    그러나 양 측 모두 “이번 재보궐선거가 진보서울 추진위의 평가 대상은 될 수 있지만 향후 연대와 단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도 이상규 후보와 금민 후보 공동선대본 모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진보서울 추진위는 오는 8월12일, 1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 연석회의에 대한 평가, 향후 진보진영 대단결을 위한 과제, 기타 현안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이들은 ‘의료공공성, 비정규직, 4대강 등’ 3대 사업을 향후 핵심 공동사업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하고, 이를 위한 공동워크숍도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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