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 섥힌 '은평' 어디서 풀릴까?
    2010년 07월 21일 06: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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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궐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은 은평을이다. 한나라당은 ‘MB의 대리자’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내세웠고 민주당은 그를 꺾으면, 그 여세는 2012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2012년을 노리는 다양한 변수들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들어왔고 친노계열, 진보정당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혔다.

모든 정치공학이 만나는 곳

즉 ‘MB심판’이라는 초기의 단순했던 은평을 재선거 구도는 이제 여당 내 계파다툼, 야권의 분열과 이합집산, 진보정치의 재구성 등 2010년이 직면하고 있는 모든 정치공학이 만나는 입체적 공간으로 변했다. 이재오 후보 선본과 박사모의 고소고발 공방, ‘민주대연합’과 ‘진보대연합’의 경쟁은 이 같은 사실의 반증인 셈이다. 

각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판세는 이재오 후보가 40%대의 압도적 지지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 장상 후보가 10~20%대로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가 그 뒤를 바짝 쫓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상규 민주노동당 후보, 공성경 창조한국당 후보, 금민 사회당 후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오, 천호선, 이상규, 금민, 장상 후보 (사진=각 후보 선본)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는 이 후보는 신중한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이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원유세도 마다하고 대중유세보다 유권자 한 명 한 명 찾아가 만나고 지지를 당부하는 ‘바닥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이 후보의 경쟁자는 오히려 낙선운동을 벌이는 ‘박사모’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야권후보들은 사분오열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반MB연대’를 명분으로 야권후보단일화에 나섰고, 사회당은 ‘진보연합’을 강조하면서 외로운 신세였지만, 최근 진보신당이 손을 잡아줬다. 창조한국당은 ‘은평의 원주인’임을 주장하며 자당을 제외한 야권후보단일화를 “야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이재오 후보가 야권이 단일화돼도 큰 격차를 벌이며 당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폴리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누가 단일후보가 돼도 이재오 후보와 20%포인트 정도 따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로만 보면 승산이 보이지 않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단일화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검증된 ‘단일화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재오, 압도적 1위 기록

앞서 3당이 진행 중인 후보단일화는 몇 차례 후보단일화 논의를 벌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9일 사회당을 제외하고 후보를 낸 야3당의 대표가 은평을에 대한 후보단일화 협상을 재개키로 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양보 의사가 없어 고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광주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20일 광주남구를 “전략 지역”으로 공식 선포했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광주 남구에서 승리할 경우 호남에서 민주당을 붕괴시키는 큰 정치적 성과가 가능하다. “은평에 목 맬 이유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되니 다급한 것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다. 민주당은 20일 전현희 대변인이 원내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한 곳도 승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재보궐선거가 본격화되기 이전 정세균 대표가 “지방선거와 재보선은 다르다”며 소극적 태로를 보여온 민주당이 20일 이미경 사무총장이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태도로 말을 바꿨다.

이번 선거에서 원내 진출을 노리는 국민참여당은 연일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며 압박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유시민 전 경기도지사 후보가 천호선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며 총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오히려 서울 한명숙 후보에 밀린 국민참여당으로서는 2012년을 도모하기 위해 원내 진출이 절실하다.

이번 주가 고비

민주노동당 협상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이의엽 정책위부의장은 “이번 주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은평지역 시민단체인 ‘은평주민모임’에서 20일부터 단식을 하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는데다 최근 국민참여당이 천호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돌입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여론조사 방안을 포함한 막판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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