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
    2010년 07월 21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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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7.28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연합과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일대 결단을 내렸다. 이제 민주노동당이 결단을 내리야 할 차례이다.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지는, 야권연대에 대한 미련과 자당중심주의적인 아집과 만용만 버린다면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더 이상 좌고우면할 이유는 없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진보대연합을 추동하기 위해 7.28 재보궐선거에서 은평 을에서는 금민 사회당 후보를, 광주 남구에서는 오병윤 민노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그의 입장 표명은 그간 말만 무성했을 뿐인 진보대연합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용단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번 결정으로 노회찬 대표(와 진보신당)는 진보의 대의를 살리고, 대안 중심의 진보대연합을 주도해 나갈 높은 윤리성과 정치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진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완주함으로써 ‘독약’을 들어야 했지만, 이번 결단으로 그 완주의 진정성을 알리고, 진보신당의 대표에 머물지 않고 한국 진보세력 전체를 아우르는 비전과 용기를 지닌 정치인임을 증명했다.

완주 의미 살린 노회찬의 결단

광주남구에서 오병윤 후보가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확정된 것은 진보정치의 진전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로써 그는 광주 남구에서 실질적인 진보단일후보가 되었다. 게다가 광주 시민들 가운데는 이제는 ‘묻지 마 민주당 지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점에 비춰볼 때 진보진영이 합심해 그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광주에서 ‘일대 이변’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광주에서의 이변은 중대한 역사적 의의를 지닐 것이다.

광주가 민주당의 아성이라는 점에서 오병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심판’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 심판론의 핵심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별반 차이가 없는 보수정당이라는 점, MB심판을 위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MB정권에 대한 ‘퇴행적’ 심판에 불과하다는 점, 진보정치인의 국회 진출만이 한국 사회를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는 점일 것이다.

실제로 장원섭 민주노동당 신임 사무총장은 이전에 광주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 “한나라당 지배의 대구와 민주당 지배의 광주가 무엇이 다를 바 있는가?”라고 물었고, 오병윤 후보 역시 현재 “이젠 민주당 독식시대를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보정치인이 해야 할 당연한 주장들이다.

하지만 지금 혼선이 있다. 오병윤 후보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주장해야 할 민주당 심판론과 민주노동당이 지금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과의 연합’의 다른 이름에 불과한) ‘야권연대론’간의 혼선이 그것이다.

광주와는 다른 서울의 혼선

민노당은 지금 광주 남에서 단일진보후보가 된 자당의 오병윤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심판론을 펼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야권연대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은평 을에서는 ‘민주당의 통 큰 결단’을 계속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일 강기갑 민노당 전 대표가 참석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야 4당 대표 회담에서 민노당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과 함께 “7.28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기구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하는” 데에 동의했고, 같은 날 이정희 신임대표는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야권연대의) 구체적인 방법은 하룻밤 사이에서도 충분히 합의할 수 있다…이상규 후보가 단일후보로 적합하고, 이길 수 있는 연대를 (민노당이) 책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성사 여부를 떠나서 민노당이 은평 을 선거와 관련하여 계속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것은 진보정치의 올곧은 성장을 바라는 우리를 참으로 난망하게 만든다.

민노당은 지금 광주 남에서는 ‘민주당 심판’을 내세우면서, 은평 을에서는 ‘민주당과의 연대’를 외치고 있다. 민노당은 그렇다면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정당’, ‘여기서는 이 말하고 저기서는 저 말하는 정당’이 되려고 하는가?

실현가능성은 전무하지만 혹시라도 민주당이 은평 을에서 자당후보를 사퇴시키고 민노당 후보를 야권단일후보로 내세우는 데에 동의한다고 해보자. 이럴 경우 민노당은 (광주 남에서 자당후보를 사퇴시키지 않는 한) 더욱 헤쳐 나오기 어려운 자가당착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 상치되는 두 말을 동시에 옳다고 외치는 정신분열증 환자처럼 처신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심판’을 당당히 외쳐야

민노당은 이제 ‘민주당 심판’과 ‘민주당과의 연대’ 가운데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민노당은 적어도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는 야권연대가 물 건너갔음을 선언해야 한다. 물론 이 경우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오와 MB만을 좋게 할 것인가?”라며 비난을 퍼부을 수는 있다. 그러나 민노당은 “그런 비난은 민주당이 들어야 마땅하다”고 반박해야 할 것이다.

사실 야권연대를 살리는 길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MB정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 힘입어 막대한 불노소득을 챙긴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사퇴시키는 길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게다가 ‘묻지 마 야권연대’란 야권 전체를 박근혜를 위해 들러리 세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제 민노당은 진보정당답게 MB정권만이 아니라 민주당도 함께 심판해야 한다고 당당하게 외쳐야 하며, 야권연대는 오직 민주당이 노선 상에서 일대혁신을 단행하고 타 당들에 대해 지금 보이는 것과 같은 오만한 패권적 작태를 버릴 때에만 가능하다고 선언해야 하다.

나아가 진보대연합의 추진을 이번 재보궐선거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로 설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은평 을에서 이상규 후보를 사퇴시키고 금민 후보를 진보단일후보로 내세워야 한다.

민노당의 결단만이 남았다

사실 민주당의 양보를 얻기 위해 내세운 이상규 후보를 진보진영에게 진보단일후보로 받아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상규 후보를 완주시키는 것은 목적을 상실한 만용과 아집일 따름이다. 민노당의 올바른 선택은 진보대연합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는 데에 기여할 것이고, 광주 남에서 민노당이 힘차게 외쳐야 할 ‘민주당 심판론’을 진정한 호소력을 지닌 것으로 만들 것이다.

민노당은 결단을 내리야 한다. 사실 이젠 민노당의 결단만이 남아 있다. 게다가 이제는 결단을 망설이게 하는 다른 장애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때문에 그 결단은 사실 그리 어려운 결단도 아니다. 자신이 현재 유권자들에게 무엇을 외쳐야 하는가를, 그리고 진보정당으로서의 자신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면, 이정희 신임대표의 말대로 “하룻밤 사이에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결단일 따름이다.

진보정치의 대의가 올곧게 세워지고 진보세력의 연대가 진척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민노당의 그런 ‘결단’을 진정으로 고대하고 있다. 나는 민노당이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제2중대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야권연대’를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리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던 민노당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연대’를 위해 ‘작은 결단’조차 내리지 못하는 속 좁은 정당으로 조락할 리가 없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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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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