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독이 될 때 먹는 약
        2010년 07월 19일 08: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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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넘게 꾸준히 치료를 받고 계신 팬이 계십니다. 60대 중반의 여자분이신데요. 20년 전에 중풍이 와서 말도 힘들고 수족도 놀리기 어려웠다는데 지금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십니다. 그렇지만 이유없이 온 몸이 아프고 이따금씩 우울해서 죽고 싶을 때가 많답니다.

    약의 부작용에 대한 무지

    잠도 잘 안와서 신경안정제를 달고 사셨습니다. 그나마 치료를 받으면서 신경안정제를 끊게 되었습니다. 팔 다리 아픈 건 치료받으면 좀 좋아졌다가 또 아프기를 반복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첨보단 많이 좋아지셨지만 노인들 병이란 게 대개 끝이 없습니다. 그래도 얼마 전엔 치료받은 지 1년 됐다고 기념떡을 해오셨더군요. 민망했습니다.

       
      

    저희 팬은 이제 약을 많이 줄이셨습니다. 그러나 연세드신 분들 대개는 약을 서너 가지 달고 사십니다. 혈압약, 당뇨약, 관절약에다 어떤 분들은 신경안정제, 혈액순환제까지 아침마다 한 주먹씩 약을 드십니다.

    어떤 약은 의사들이 평생 먹어야 한다고 했다며 밥보다 더 챙기십니다. 안 먹으면 불안하고 먹으면 좀 낫는 것 같기도 해서 드십니다만 약을 오랫동안 드신 분들은 어떤 치료를 해도 치료 효과가 잘 나질 않습니다.

    구 정권 시절 어느 장관이 노인들 의료급여에 손댔다가 욕을 엄청 먹었지만 현장에서 보면 약물남용 정말 심각합니다. 간난쟁이때부터 각종 백신이다, 해열제다 해서 ‘제때 제때’ 약을 챙겨 먹이는 게 엄마의 의무라고 알고들 있지 않습니까? 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나 약의 부작용에 대해선 정말 모르고들 있습니다. 유아용 백신이 아토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를 아십니까? 혈압약이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문은 들어보셨나요? 스테로이드제제 많이 쓰면 독감만 걸려도 죽을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 극히 떨어지거든요. 약이란 게 물론 중요한 역할을 할 때도 많지만 대개는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심각합니다. 특히 만성병에 대해서는요.

    약을 많이 찾는 분들은 몸에 좋다는 식품이나 건강보조제 같은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팬도 그동안 이것저것 많이 드셨더군요. 얼마 전엔 무슨 나무뿌리를 한 솥 삶아서 드셨다고 했고, 이번엔 개가 좋다는 말을 듣고 한 마리 사다가 삶으셨다고 합니다. 이 분 성격이 급하신지라 말렸습니다. 성격 급하신 분들은 대개 간에 문제가 있고, 개를 드시면 간이 더 나빠지거든요.

    흑두감초탕

    뭔가 좀 대책을 세워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은 저희 팬께서 약을 지어달라고 하신 게 한 달이 다되어 가거든요. 그동안 처방을 여러 개 내어놓고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돈이 많은 분도 아닌데 이걸 다 드시라 하기도 뭣하고, 증상이 다양해서 어디를 먼저 손써야할 지도 만만찮고 해서요. 고심 끝에 약을 지어드리는 대신 처방을 하나 알려드렸습니다. 우선 이걸 달여 드시고 약독을 좀 빼시라고요.

    흑두감초탕이란 겁니다. 감두탕이라고도 합니다. 이름 그대로 검은 콩과 감초를 같이 달인 것인데 각각 20g씩 해서 달여 드시면 됩니다. 열이 뜨는 분은 대나무 잎을 조금 넣어서 같이 달여 드시면 더 낫습니다. 어떤 곳에는 검은 콩 2홉, 감초 8g에 생강을 7쪽(한 쪽은 동전크기만 합니다) 넣어서 달인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얼마 전에 화공약품을 20년 동안 다뤄왔다는 남자분이 찾아와서 피로, 소화불량, 식욕부진, 불면 등의 증세를 호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독현상으로 보고 감두탕을 처방했는데 모든 증상이 좋아졌다고 알려왔습니다.

    그 얼마 전엔 한 친척어른이 부자(附子)가 들어간 한약을 드시고 혀가 말려들고 정신이 아득해진다며 급히 전화를 해오셨는데, 집에 있는 검은 콩과 감초를 빨리 달여 드시라고 알려드렸습니다. 이처럼 감두탕은 일체의 중독을 치료합니다. 만성질환자나 독성물질을 다루는 분이 계신 댁에선 이걸 늘 끓여 드시도록 하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약방의 감초란 말처럼 감초는 대부분의 한약에 들어가는데요. 그 이유는 모든 독을 중화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태음 토(土)의 덕성이죠. 검은 콩도 해독능력이 뛰어난데 주로 열독을 없앱니다. 요즘엔 항암효과가 있다, 노화방지에 좋다해서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죠.

    약과 노인들의 자기 연민

    그러나 감두탕도 약이니 과용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모든 약은 과용, 남용하면 독이 되니까요. 감초를 한꺼번에 과용하면 혈압이 높아지고 몸이 붓습니다. 물론 이 정도 되려면 엄청 많이 드셔야 하니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검은 콩은 열을 내리기 때문에 많이 드시면 설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변비를 치료하는 약으로 쓰이기도 합니다만.

    약을 찾으시는 노인들은 대개 자기 연민이 강합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고생했는데 남은 건 병든 몸밖에 없는 겁니다. 누구 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으니 스스로라도 몸을 챙겨야겠다는 겁니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엔 정서치료가 먼저인 것 같습니다.

    노인들이 자신의 지난 인생과 지금의 처지를 불행하게 여기지 않고, 작은 것이라도 희망과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진료를 한 경험 때문인지 노인귀농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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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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