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무역에 대한 항변
    By 나난
        2010년 07월 17일 02: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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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의 대가는 노동한 만큼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무역을 앞세우는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의 일부 노동자들에게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공정무역’이라는 말은 여기서 파생된다. 그들이 행한 노동의 대가를 치러주자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에 역으로 사라져야 할 개념이다.

    자선이 아니라 정의

    자유무역하에서는 억압과 착취를 통해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가난을 대물림한다. 이는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도 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전혀 혜택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개발도상국의 가장 가난한 생산자들은 자유무역의 패자가 되었다.

    『공정무역 시장이 이끄는 윤리적 소비』(알렉스 니콜스 등, 책보세, 25,000원)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공정무역이 자선이 아니라 정의”라고 강조하며 “공정무역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자유무역에 대한 항변의 수단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책 표지 

    이 책은 공정무역의 출발에서부터 성장 그리고 미래의 전망까지 윤리적 소비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공정무역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공정무역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들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이 책에 따르면 공정무역의 가장 큰 목적은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가난으로부터 벗어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무역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모든 이해당사자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는 기존 자유무역시장의 실패에 대한 대응이자 ‘남반구-북반구’ ‘공급자-구매자’ 간의 정보와 힘의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하는 대안무역운동이다. 그리고 이는 점점 설득력을 얻어나가며 스위스의 경우 공정무역 바나나는 시장점유율 50퍼센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교환의 평등

    그러나 이러한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아직 전체 자유무역시장에서 공정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미미하며 공정무역 산업은 성장 단계에 있다. 우리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 운동이 기존의 자유무역처럼 서로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파트너십 속에서 교환의 평등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무역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3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공정무역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다루었고 2부에서는 공정무역의 운영 측면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공정무역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그 미래와 공정무역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미 시대의 현상으로 자리잡아가는 공정무역은 더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측면에서 이 책의 ‘보급’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기업 윤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발 경제학, 국제무역정책 등에 관심이 있는 활동가들과 학자들 뿐 아니라 윤리적 독자들이 공정무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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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 저자

    알렉스 니콜스 Alex Nicholls

    런던 킹스칼리지King’s College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옥스퍼드대학교 사이드경영대학원Said Business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사이드경영대학원 내의 스컬사회적기업센터Skoll Centre for Social Entrepreneurship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술 및 연구자로서 공정무역과 사회적 기업에 관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샬롯 오팔 Charlotte Opal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 석사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의 공정무역 인증 및 마케팅 기구인 트랜스페어TransFair USA의 신제품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잠비아, 스와질란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벨리즈에 있는 세계은행 지부와 워싱턴 본부에서 근무했다.

    알렉스 니콜스와 샬롯 오팔은 유엔개발계획UNDP과 관련 기업들에 공정무역 자문 활동을 해왔다. 지난 2000년 이들은 경영대학원협회가 수여하고 《가디언TheGuardian》이 후원하는 경영대학원어워즈 비즈니스 및 사회 부문에서 카페다이렉트Cafedirect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휘트니 토마스 Whitni Thomas(5장 지은이)

    런던정치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Access to Finance Initiative 책임자다. 신경제재단에서 재정적으로 소외된 개인들과 사회적 목적을 가진 기업들에게 금융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와 컨설팅을 담당한다.

    또 영국의 공정무역 단체인 트윈트레이딩Twin Trading Ltd.의 직원이기도 하다. 멕시코에서 국제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을 했으며 뉴욕과 런던의 제이피모건JP Morgan에서 투자은행가로 6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역자

    한국공정무역연합

    한국공정무역연합은 한국 사회에 공정무역을 올바르게 알리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단체다. 2006년 공정무역을 소재로 한 TV다큐멘터리 2부작 <아름다운 거래>의 제작과 방영을 계기로 탄생하였다. 2007년에는 가나의 카카오 농민조합 쿠아파코쿠를 방문하였고, 공정무역 워크숍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2008년에는 영국의 공정무역 마을과 파키스탄의 축구공 생산 공장을 방문했으며, 세계공정무역기구 아시아 총회에 참석하여 한국의 공정무역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2009년에는 《한겨레21》, 세이브더칠드런, 예스24와 공동으로 ‘착한 초콜릿’ 캠페인을 벌였고, 4년 동안의 공정무역 활동 경험을 담은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를 펴냈다. 2010년에는 번역서 《공정무역의 힘》을 발간하기도 했다.

    한국공정무역연합은 공정무역 관련 교육과 홍보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고 한국 사회에서 공정무역이 올바르게 뿌리내리도록 힘쓰고 있다(http://www.fairtrade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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