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쟁하는 만화
        2010년 07월 17일 02: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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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이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나는 왜 저항하는가』(세스 토보크먼, 다른, 14,000원).

    이 책은 미국 독립만화계의 전설, 세스 토보크먼이 지난 21세기 첫 10년간 저항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저항을 기록하고 그것을 묶은 책이다.

    미국 독립만화계의 전설

    미국의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날아온 여객기 한 대, 매일 밤 포탄 세례에 잠 못이루는 가자지구의 마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집을 빼앗긴 뉴올리언스의 공영주택단지, 먹지도 못하는 석유에 식수와 농작물을 빼앗기는 케냐인.

    작가는 전 세계에서 소수 권력자들과 독점 자본이 담합하여 일으키는 재난에 맞서는 사회적 약자들의 저항을 한 편의 모자이크화처럼 펼쳐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불과 1년 전 용산에서 삶의 터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 유명을 달리한 이들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모습과도 오버랩 된다.

    작가는 황금 요지에 위치한 공영주택 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지주들의 담합, 석유를 둘러싼 이라크 전쟁과 나이지리아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 경찰의 잔혹 행위, 다양한 폭력의 형태 등 전 세계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사회적 사안들을 만화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들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의 근원, 즉 소수 권력자들과 독점자본, 그들의 제도는 적나라하게 파헤쳐진다.

    세스 토보크먼은 만화 예술라는 매체를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측면에서 『쥐』를 그린 퓰리처 수상 작가 아트 슈피겔만, 『팔레스타인』으로 미국 도서출판 대상을 수상한 만화가 조 사코와 자주 비교가 된다.

    토보크먼은 사실 이들보다 한층 급진적이고 정치적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반전, 반세계화, 시민불복종 운동의 현장에 직접 가서 확인한 사실들을 만화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위에 참여하고 전 세계 활동가들에게 플래카드, 스티커, 전단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행동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세스 토보크먼은 만화 예술가로서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자신만의 만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흑백 만화는 거친 입자가 보이고, 흑백 대비가 뚜렷한 점에서 목판화를 보는 듯하다. 한편 거친 종이에 그린 세밀화를 디지털로 확대한 컬러 만화는 색채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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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세스 토보크먼

    세스 토보크먼은 현재 활동하는 가장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예술가로서 인권이 파괴되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간다. 1958년에 태어났고 1978년부터 맨해튼의 이스트사이드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는 만화를 통해 세상에서 은폐된 진실, 정치적 야합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는 정치만화 『그림으로 읽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 만화는 1979년 만화가인 피터 쿠퍼와 시작했으며, 지금은 많은 작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는 반세계화 운동과 반전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의 만화는 전 세계의 시민운동가들이 포스터와 플래카드로 쓰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부모들을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초상』, 『이웃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이 있다.

    옮긴이 – 김한청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책읽기를 좋아해 출판 기획일을 하며, 40여 종의 책을 만들었다. 옮긴 책으로는 『세 잔의 차-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 『바시르와 왈츠를』, 『피아노로 세상을 춤추게 하는 랑랑』 등이 있다. 권력구조가 어떻게 사람들을 황폐화하는지 용기 있게 폭로하는 작가의 열정에 공감해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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