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 제2촛불 가능성
언제까지 대통령할 거냐 물었다"
    2010년 07월 16일 08:49 오후

Print Friendly
   
  ▲  사진=이재영(자료 사진)

사단법인 ‘정치바로’ 정태인 소장은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한미FTA 재협상이, 촛불 때처럼 시민들이 이명박 정부에게 반대하고 나오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의 정부 조달 자동차에 대해서 압력을 가해 미국 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그러면 자동차 회사들, 납품 회사들, 노동자들이 반발할 것이고, 시민들은 ‘이게 무슨 자유무역이야?’라고 반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의원들, 당선 위해 반대할 것"

그는 또 “민주당 의원들이 이데올로기나 정책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음 선거에서 재선되느냐가 제일 관심사인데, 자동차 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비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진보신당 안에서 ‘정치연합’ 주장을 펼치기도 한 그는 “정치연합은 소수정당에게 더 중요한 것”이라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그는 “정치연합의 필요성은 나쁜 조건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소선거구제 아래에서는 소수정당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치연합 외에는 집권의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지난 7월 1일 서울 서교동 정치바로 근처의 식당에서 이루어진 정태인 소장과의 인터뷰다.

                                                       * * *

– 요즘 주로 뭐 하나?

= 공부한다. <칼라TV> 일을 계속 하고 있고, 최근에는 정치연합 이론을 공부한다. 주로 미국 게임이론 중심으로 천 페이지 이상의 정치연합 이론을 읽었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 인간의 본성이라면?

= 최정규(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이타적 인간의 출현』의 저자-편집자 주)를 공부한다. 그것도 게임이론이다.

– 에드워드 윌슨(사회생물학자,『인간 본성에 대하여』의 저자) 같은 것도 공부하나?

= 하버드 생물학도 공부한다.

– 정치바로는 개소한 후 별 소식이 없다.

= 선거 하느라 다른 일을 못했다. 앞으로는 사업을 할 계획이다.

– 제천으로 이사한다던데?

= 아직 결정한 거 아니다. 내려가더라도 6개월은 걸릴 거 같다. 집도 지어야 하고.

전작권 연기와 FTA 재협상을 맞바꿨다

– 한미FTA 재협상이 시작됐는데, 미국이 ‘재협상’을 공식으로 제안한 건 아니지 않느냐?

= ‘adjustmemt’가 실제로는 재협상이다. ‘재협상’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한국의 요구 때문인 것 같다. 본문은 안 고치고 사이드 레터(부속문서)로 미국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 부속문서는 구속력이 없지 않느냐?

=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4월 2일에 “서비스 쪽에서 개방을 많이 못해 아쉽다”고 말했었다. 서비스는 법을 바꾸는 거다. 의료민영화 같은 건 법을 고치는 것이고, 다시 사회화시킨다든지 하는 역진적 조치가 가능하지 않도록 한미FTA에 규정돼 있다.

그래서 노 대통령에게 “건강보험이 위험하다”고 했더니, “그건 내가 지킨다”고 답하더라. 그래서 “당신 언제까지 대통령 하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국내의 법률적 조치가 한미FTA와 연결되면 대단히 위험하다.

– 통상교섭본부장이 “한 글자도 안 고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 본문은 고칠 이유가 별로 없다. 예전에 미국이 요구한 ‘4대 선결요건(쇠고기 수입, 스크린쿼터 축소 등 – 편집자)’이라는 것은 FTA와 별로 상관이 없다. FTA 이전부터 미국의 최우선 관심사였다. 그러다가 한국이 한미FTA 하자고 하니까 미국이 선결 요건을 들고 나온 것이고, 이번에는 전작권 연기하자고 하니까 한미FTA 재협상을 들고 나온 것이다.

– 전작권과 연결됐다는 것은 추정이냐?

= 추정이 아니다. 한국이 이거 해달라고 하니까, 그럼 너희는 이거 줘, 이런 거다. 순서대로 보자면 4대 선결요건, 한미FTA, 천안함 사건, 전작권, 한미FTA 재협상으로 계속 연결되는 것이다.

–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자동차, 쇠고기, 농산물, 서비스 등이 미국의 관심사냐?

= 서비스와 지적재산권은 이미 미국이 완벽하게 만족했고,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과 쇠고기 제한 연령 철폐가 주 요구일 거 같다.

미국 자동차 국내 점유율이 관건

– 미국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시장경쟁력이 있겠느냐? 점유율이 오르지 못하지 않느냐?

= 크고 비싸니까. 지금은 아니지만, FTA 발효되면 혼다 등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브랜드가 미국 차로 수입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고용을 늘리는 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든 미국 브랜드든 가리지 않고 수출할 것이다.

또 하나는 한국 정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요, 관용차나 군수산업에서 미국 차 비율을 늘릴 것이다. 한국의 정부 조달 자동차에 대해서 압력을 가할 것이다.

– 만약에 지금 통상교섭본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 폐기해야지.

– 폐기가 가능하냐? 폐기된 예가 있느냐?

= 협상하다가 중단된 예는 많다. 한국과 일본, 스위스와 미국이 그렇다.

– 그런데 한미FTA는 체결됐고, 인준만 안 된 것 아니냐?

= 체결 후 폐지된 예는 찾아봐야겠다. 비준된 후에도 폐기할 수 있다. 6개월 전에 통고만 하면 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겁났던 게, 금융을 확실하게 개방했는데, 금융이 미국에서 터지니까 한미FTA 때문에 우리 나라에 문제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더라.

사실 문제가 많다. 미국이 개발한 신상품을 한국에서 막을 방법은 없다. 만약 한미FTA가 2006년에 발효됐다면 우리 나라에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팔렸을 것이고, 우리도 직격탄을 맞았을 것이다.

한미FTA 발효됐다면 한국도 금융 위기

– 최근에 미국에서 금융규제법이 통과되지 않았느냐?

= 그래도 어차피 월스트리트와의 타협이다. FTA에서 네가티브 리스트로 규제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신상품이 생기면 그걸 막을 방법이 없다. 우리 나라의 규제 당국이 미국의 신상품에 대한 규제 능력이 없다.

– 미국에서는 연내에 재협상 마치고, 내년 초에 국회 비준까지 끝내겠다고 한다. 폐기가 바람직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재협상되고 국회에서 비준되지 않겠느냐? 이명박 대통령 입장이라면 국회 비준에 붙여 야권 공조를 깨려 할 거 같다.

= 오바마 입장은 자동차와 쇠고기에서의 고용 확대고, 한국이 그걸 받을 거 같다. 하지만 한국 민주당 의원들은 비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데올로기나 정책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음 선거에서 재선되느냐가 제일 관심사인데, 자동차 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반대할 것이다.

– 민주당은 FTA에 대한 찬성 신념이 강한 거 같은데?

   
  

= FTA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게 송영길 의원인데, 경인운하에 대한 신념을 바꿨듯이 FTA 입장도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 수도권에 사는 ‘노빠’들은 30개월 미만과 그 이상의 쇠고기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하고, 자동차에서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의원들은 정치적 입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한미FTA 원안에는 찬성하겠지만, 재협상한 안은 반대할 것이다. 재협상은 노무현 지지자들에게 반대할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촛불이 참여정부 때 억눌렸던 것까지 한나라당에게 몰렸던 것처럼, 이명박 정부에게 또다시 반대하고 나올 것이다.

시장 상황에 맡겨두고서는 자동차 시장점유율을 올릴 방법이 없기 때문에 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때처럼 압력을 가해 시장점유율을 올리려 할 것이다. 그러면 자동차 회사들, 납품 회사들, 노동자들이 반발할 것이고, 시민들은 “이게 무슨 자유무역이야?”라고 반발할 것이다. 자동차는 우리 나라에서 굉장히 중요한 산업이고, 자존심을 엄청 건드리는 사건이 될 것이다.

자동차 업계와 시민들이 반대할 것

– 예전에 부동산가 폭락을 예견했었는데, 요즘 부동산가가 많이 내려가고 있다.

= 아직 붕괴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내려가고 있다. 부동산 붕괴가 되려면 금융이 무너지는 건데, 성장률이 높아 아직은 여유가 있다. 앞으로는 더 떨어질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사정이 나쁜 걸 중국이 버텨주고 있는데, 중국도 꺾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블딥(이중침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나는 집 팔고, 전세로 옮겼다.

– 그런데 최근 한국의 설비투자는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 1/4분기에 28% 올라갔는데, 작년 1/4분기의 -20%를 복구한 거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4.5% 수준으로 확 떨어진다. 이처럼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미래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 정부가 경제조정력을 가지고 있는 점이다.

– 실제 더블딥이 올까?

= 지금은 10년짜리, 30년짜리, 100년짜리 패닉이 겹쳐 있다. 10년짜리를 겨우 벗어났다가, 다시 10년짜리에 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노동에 기초한 삶을 살아야지, 자산가치에 기초한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지금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빨리 갚아야 한다.

성장률 6%를 예측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3~4% 사이가 될 것 같다. 지금은 중산층 상층 이상의 소비로 움직이는 경제인데, 이대로 유지될 수는 없다.

– 운동권식 비관주의 아닌가? 70년대 초에 케인즈주의의 붕괴와 함께 대붕괴 이야기들을 했지만, 실제로는 붕괴까지는 이르지 않았고, 우리 나라에서도 80년대에 박현채 선생이 외채 위험을 경고했지만, 실제로는 건실한 재정구조로 안정화된 거 아니냐?

= 그때는 3저 호황이 있었다. 그런 게 또 있을 수 있을까? 지금은 그런 좋은 조건이 없다. 그나마 중국 덕분에 괜찮은 거다. 성장률 덕분에 건설사 구조조정할 정도로 조금 여력이 있기는 하다.

– 계속 주장하는 동북아시아경제론이나 지금의 위기론도 모두 지역주의론에 입각한 것처럼 들린다.

= 결국 지역주의로 갈 것이다.

– 실제 한국 경제가 지역주의론에 입각해 나가기야 하겠지만, 그건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 주장으로 맞는 것이지 진보신당 같이 작은 급진정당에게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 내가 진보정당에 와서 제일 이상한 것이 집권의지가 없는 것이다.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하고, 거기 어울리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경제위기가 연합정치 부른다

– 경제가 더 어려워지리라는 예측이 최근 펼치고 있는 연합정치 주장과 연관되는 것인가?

= 그렇다. 내가 박현채 선생에게 배운 건 ‘현실’, 민중의 삶의 질을 개선하라는 하나뿐이다. 이것 빼고는 아무 것도 묻지 말라는 게 박현채 선생의 가르침이다. 나는 그것만 생각한다. 정치에서 민중의 삶을 개선하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 민중의 삶이 노무현 때나 이명박 때나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노무현 때 나빠진 정도가 더 크다.

= 그렇지 않다.

– 데이터는 그렇다.

= 데이터를 잘 읽어야 한다.

– 한사연에서 같이 공부했던 박형준도 똑같이 ‘현실’을 이야기하며 이명박 청와대에 들어갔다.

= 물론 그도 ‘현실’을 알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1992년에 박현채 선생이 내게 “김대중과 헤어졌다. 민주당은 지지해도 김대중은 지지하지 말아라”고 하더라. ‘현실’과 정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같은 광주전남 출신의 동기생 경제학자인 박현채와 장재식(김대중 정권 당시 산자부 장관, 장하준 교수의 아버지)도 좌우파로 대립했다. 민중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게 뭘까가 내 진보의 기준이다.

– 너무 급한 것 아닌가? 김대중 지지 경험을 가진 당신에게는 충분히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진보신당은 국민승리21부터 치자면 이제 겨우 13년 됐다. 이런 당이 지금 집권을 위한 연합정치를 이야기하는 건 웃기지 않나?

정치연합 외에 소수정당 집권 방법 없다

= 촛불 당원이 50%인데, 그런 사람들은 아예 그런 역사도 모른다. 그런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우리 나라에서도 3당 합당, DJP연합 노무현-정몽준 연합 등이 있었지만, ‘야합’, ‘타락’이라는 인식 때문에 정치연합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없다.

하지만 사실은 정치연합은 소수정당에게 더 중요한 것이다. 정치연합의 필요성은 나쁜 조건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소선거구제 아래에서는 소수정당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치연합 외에는 집권의 방법이 없다.

– 87년 이래 김근태 등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형식의 정치연합을 한 거 아니냐? 그런데 다 잘 안 되지 않았느냐?

= 그건 민주당에 들어가는 거였고.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 사람들이 한 것도 있겠지. 노무현이 나온 것도 김근태 같은 사람들이 들어간 덕분일 수도 있다.

– 당신이 청와대에 들어갔던 것도 일종의 정치연합 아니냐?

= 남들이 보기에는 청와대라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민중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했을까 고민해 본다. 그건 정치였다.

– 그러니까, 지금 하는 연합정치도 정치일 텐데, 원하는 그림대로 될 수 있을까? 안 될  거다.

= 왜 안 된다고 생각하나? 될 수 있다. 송영길이 경인운하 포기하는 것은 민중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조금씩 향상시키는 것이다.

– 조금씩 하려면 계속 민주당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 

= 우리는 민중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도, 정권을 장악하는 것도 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좌파는 그런 걸 안 하려 한다. 우리는 다 할 수 있다.

– 지금의 정치연합론은 선거 때 연합하자는 게 아니고, 당을 합치자는 것이다. 무엇이 바람직한 상인가?

= 어떤 당과 하자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정치연합의 정신만 얘기하고 싶다. 우리 비례 당선자를 더 많게 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연합정치가 당을 살리고, 민중의 삶 개선한다

– 합당이냐 아니냐, 의사를 분명히 밝혀 달라. 당분간, 예를 들면 2012년 선거 직전 정도까지의 시점 안에 그런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당분간은 합당은 쉽지 않다. 선거연합 정도만 가능하지 않을까.

– 선거연합 정도라면 뭣하러 그렇게 세게, 그렇게 복잡하게 얘기하나? 그냥 하면 되는 거지. 선거연합이나 전술적 합작이라면 한나라당과도 할 수 있는 거고.

= 당을 살리기 위해서 개인이 죽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실에 대한 주관적 판단이 서로 다른 것이다. 지금 우리가 연합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