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현, 신중 모드? 후퇴 조짐?
    By mywank
        2010년 07월 16일 12:15 오후

    Print Friendly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초기 행보’가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제고사, 학생인권조례 등 민감한 교육현안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지자들의 의구심이 표출되면서 때이른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우선 곽 교육감은 지난 13~14일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직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다가, 시험 실시 하루 전인 12일 ‘대체 프로그램’ 허용 방침을 담은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교과부 담당자가 한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제고사 대체프로그램’ 허용 입장을 밝힌 이후다.

    일제고사 방침 오락가락

    하지만 파문이 확산되자 교과부 담당자는 자신의 인터뷰 발언을 취소했고, 교육청도 기존의 방침을 번복하는 공문을 다시 일선 학교에 보내 적지 않은 혼선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곽 교육감은 일제고사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소신보다는 교과부의 방침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곽 교육감은 후보 시절 강조해온 학생인권조례 제정 문제에 대해서도 후퇴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8일 서울시교육위원회 교육감 주요 시책 업무 보고에서 “학생인권조례에 일반 시민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다.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집회의 자유’ 보장 조항을 학생인권조례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곽 교육감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면 거기에 맡기는 것이지, 내 뜻대로 하려면 왜 자문위를 구성하는가”라며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곽 교육감의 초기 행보에 대해 그를 지지했던 교육·시민단체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평등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관계자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 ‘진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당선된 곽 교육감이 교과부의 눈치를 너무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교과부 눈치 보는 것 같다"

    그는 또 “물론 임기를 채우는 과정에서 본다면 ‘완만한 출발’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모습은 서울교육이 바뀔 것으로 믿고 곽 교육감에 대해 지지를 보냈던 교육·시민단체, 서울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모습이 지나치게 나타난다면, 곽 교육감이 앞으로 각종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교육·시민단체들의 지원을 받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처럼 곽 교육감과 진보성향 단체들의 ‘갈등’이 일어날 조짐이 일자, 우파 신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16일 ‘진보단체·전교죠, 교육감 흔들기 안 된다’는 사설을 통해, 곽 교육감과 진보성향 단체들을 분리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평등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와 민주노총 서울본부 관계자들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 나흘 전인 9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라며 "전교조 서울지부도 같은 날 시험 응시 선택권 보장 약속을 지키라며 곽 교육감을 압박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진보교육감들이 중심을 잡고 진보단체·전교조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진보교육감의 등장은 한국교육이 그간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건 진보단체·전교조가 교육감 흔들기로 교육 현장을 뒤엎을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릴 때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교육정책 일관성 위한 대책 시급

    일각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교육주체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시적인 협의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서울지역과 같은 경우 복잡한 교육 현안이 많은 곳인데, 서울시 교육청은 이것을 어떠한 상시적인 틀이 아니라, 교육청에 있는 몇몇 관계자들끼리 모여 결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서울시 교육청의 방침이 왔다 갔다하는 것이다. 이번 일제고사에 대한 교육청의 대응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진보, 보수단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상시적인 틀(협의체)을 만들어 다양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한다. 그래야 교육 주체들과의 갈등을 방지하고, 교육정책의 일관성 등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임균 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은 “곽 교육감이 민주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았지만,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분으로써 모든 정책을 지지한 분들의 요구대로만 갈 수 없다”라며 “지지하지 않은 분들의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 교육감 임기가 4년이고 아직 취임한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하게 성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