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뻥파업보다 실질 투쟁 준비한다"
    By 나난
        2010년 07월 15일 04: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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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서울 세종로 열린시민광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로 대표되는 노조법 개악 등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노동탄압을 규탄하며 농성을 시작한 김 위원장은 시작부터 경찰이 천막설치를 막아서는 바람에 ‘풍찬노숙’에 들어갔다.

    "지키는 것이 공세적인 투쟁"

       
      ▲김영훈 위원장(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 세계) 

    일각에서는 노조법 개악에 맞서 총연맹이 공세적 대응을 해야 하는 시기에 김 위원장의 단식은 ‘수세적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지만, 김 위원장은 단식은 “공세적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하반기 마지막 공세를 앞둔 상황에서 대오를 유지하고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민주노조를 지키는 것 자체가 공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타임오프는 물론 하반기 예정된 근로기준법, 파견법 개악에 맞서 전면 투쟁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단식”이라며 “지금은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지도부가 더욱 더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 신뢰를 넘어 이길 수 있는 전망을 만드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14일 오후 6시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 위치한 농성장에서 이루어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하반기 전면 투쟁 준비하는 것"

    – 이번 단식농성의 목적은 무엇인가.

    = 일반적으로 단식투쟁은 더 이상 투쟁의 수단이 없을 때 하는 것이다. (내가)단식을 결심하면서 일각에서는 이것이 노조법 개악과 관련된 타임오프 투쟁에 대한 수세적 투쟁이라는 평가가 있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공세적인 투쟁의 일환이라고 본다. 현 정부가 타임오프를 통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킨 이후 정말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선제적으로 폭로하고, 그것을 국민과 조합원에게 알려내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더 중요한 하반기 전면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결코 수세적인 투쟁이 아니다.

    정부의 목적은 타임오프 그 자체가 아니다. 노조를 무력화시킨 뒤 근로기준법을 개악해 정리해고를 단행하려는 것이다. 근기법 상 ‘긴급한 경영상의 이유’에서 ‘긴급한’ 세 자도 빼자는 것이다. 그리고 파견법을 개악해 (파견 대상을)무한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공기업 노조에 대해 단협을 해지하고 탄압하는 것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발전 방안에서 나타났듯, 공기업을 매각해 사유화시키는 목표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하반기 정기국회 때 밀어붙이려 하는 것 아니겠는가? 때문에 우리는 (정부에) 그렇게 할 계획이 없으면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계획이 있다면 중단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국 타임오프는 전임자에게 (임금을)주고 안 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은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해 해고를 보다 더 자유롭게 하고, 신규취업자나 청년취업자들은 파견대상을 확대해 정규직 진입을 막는 시발점이자 MB 노동-고용정책의 사실상 종착역이다.

    이명박 노동정책의 종착역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싸워야한다. 그때 가서 싸우는 건 안 된다. 이명박 정권이 공기업 사유화 정책을 중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촛불 항쟁 때문에 수그러든 것일 뿐이다. 재벌은 유동자산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지만 국가 재정은 파탄 났다. 어떻게 하겠나? 공기업을 파는 것으로 기업과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지만 기간산업 사유화 추진 걸림돌은 공공기관 노동자다. 그러니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이토록 반 이성적으로 탄압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헌법개정까지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이는 헌법 제 33조(노동3권)를 삭제하려는 것 아닌가란 의심도 들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해 민주노총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 위원장의 임금이 이번 달부터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타임오프가 단위 사업장의 전임자문제에서 파견자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탄압이 더 가중되고 있는데.

    =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오는 25일이 급여일이라 지켜봐야 한다. 타임오프가 상급단체를 빼겠다는 것인데 상급단체 활동을 노조활동으로 안 보는 것이다. 이해가 안된다. 한국노총에서 얼토당토 않은 일(경영계 기금 통한 파견자 임금지급)을 하고 있다. 상급단체 파견자 문제와 관련해 무엇 때문에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지, 타임오프를 인정한다고 해도 이해가 안 된다.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이 아닌가?

    – 이번 농성은 하반기 투쟁을 위한 시작 같은데, 하반기 투쟁의 전망은?

    = 일부에서는 "투쟁이 워낙 잘 안되어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단식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준비된 총파업’, ‘총력투쟁’을 얘기하지만 이는 치밀한 공정을 통해 실제 현장을 움직여야 한다. 지금은 막연하게 총연맹이 전체 전선을 만들어가 총력투쟁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 자신감, 헌신이 중요할 때"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도부가 더욱 더 헌신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몇 차례의 도심 집회를 보면서 느꼈다. 조합원들은 여전히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간 간부는 많이 무너져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막연한 신뢰를 넘어 어떻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을 만들어 주고, 예견이 가능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 세계) 

    이런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복원하는 과정이 실제로 하반기 투쟁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타임오프 관련해 노동계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7월 1일 법 시행 이후 투쟁의 뒷심이 빠지는 형국이다.

    = 의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시기가 있는데 타임오프는 사실상 싸움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우선 법이 통과될 때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다. 이미 통과된 이후에는 조합원들이 “우리가 파업하면 법이 바뀔 수 있나”는 인식을 갖는다.

    전망 없는 싸움에 대해 선언적으로 외친다고 해서 실제로 투쟁동력으로 가지 않는다. 투쟁에서 중요한 것은 선제적 공격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 싸움은 정말 어려운 싸움이다. 법도 다 통과된 상황에서 시행만 남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두 가지 밖에 없다. 그나마 통과된 법 내에서 숨이라도 쉴 수 있게 룰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다 필요 없다 우리는 굶으면서 가겠다’고 할 것인지. 일단 정확한 전망이 잡히지 않으니 중간 간부들도 혼란스럽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안 생기니 투쟁이 안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다.

    "총파업 포기하고 싶은 위원장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안 되는 걸 억지로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총파업 전선을 폐기 했다는 말도 있는데, 어느 위원장이 총파업 전선을 포기하고 싶겠나? 솔직히 현실을 인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 억지로 날짜 잡고 총파업 선언 해봐야 또 다시 ‘뻥파업’ 된다.

    지금부터는 어쨌든 노조법 전면 재개정으로 가야 한다. 또 근기법이나 파견법 개악을 막아야 한다. 그러면서 후사를 도모해야 한다. 이후 2012년 노조법 재개정에 찬성하는 세력이 (국회)과반수 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해서, 그 동안 당했던 것을 돌려주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우리 진지를 지키면서, 근기법, 헌법개악, 공기업 사유화를 막아내는 전선을 구축할 때다.

    – 타임오프와 관련해 내셔널센터의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 실제로 이 타임오프와 관련해 (사업장) 절반 정도가 해당 사항이 없다. 그 자체가 본질적인 한계다. 특히나 전임자 문제는 더더구나 쉽지 않았다. 그리고 총연맹이 단사에 개입해서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결국 타임오프의 본질, 이명박 정권의 본질을 알려내면서 전선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고 이를 중심으로 했다.

    – 단식하는 3일 동안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 진지를 어떻게 잘 구축할까를 계속 고민했다. 이명박 정권이 2년 반을 돌았는데 이번 하반기 정기국회 때 마지막 총공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들은 민주노총이 거의 괴멸될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겨낼 것이다. 이 진지를 잘 구축해 분명히 한 번 오게 되어 있는 기회를,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단식을 시작할 때도 많이 고민했다. 민주노총이 정동에서 개소식을 하면서 “전태일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했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위원장실이 아닌 바로 여기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는 전기와 전화도 끊기면서 당하고 있다. 내가 다 해결해주지는 못해도 그들과 고통을 함께 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이 진지를, 민주노조 깃발을 놓지 말고 지키고 가야한다. 지키는 것이 수세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은 지키는 것 자체가 공세적이고, 반격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민주노총은 이겨낼 수 있다"

    –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 민주노총은 이 시기를 잘 이겨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의 시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민주노총만이 할 수 있다. 나는 조합원들의 저력을 믿기 때문에 이 시기를 잘 넘어가면 분명히 반격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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