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민주 vs 민노 격돌
        2010년 07월 14일 06: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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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반MB연대’에 소극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간의 단일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광주 남구에서는 14일 오병윤 민주노동당 후보가 ‘비민주 야권후보’로 추대되었고, 은평을에서도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가 민주노동당에 ‘선(先) 단일화’를 제안했다.

    야4당-시민단체 공동선대본 구성

    광주 남구에서 ‘비민주 야권후보’를 모색했던 광주지역 야4당(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과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13일 1,0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 후보가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 광주 남구에서 비민주 야4당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28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진보정치 이지섭 기자)

    이로서 광주 남구에서는 민주당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간의 1대 1 구도가 형성되었다. 광주지역 야4당과 시민사회는 민주당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각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를 망라한 선거대책본부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사실상 여덟 곳의 재보궐선거 지역 중 한 곳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민주당 지도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도 비주류를 대표하는 천정배 의원이 14일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평을에서 이재오 전 의원을 이기려면 야권단일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민주당이 광주에서 희생적 결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호남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양보하는 것에 대한 당내 부담이 강하고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주류도 이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대표는 “무조건 민주당에 양보하라는 게 아니라, 경쟁력 테스트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광주에서의 ‘비민주 야권후보’의 출마는 내심 은평을에서의 소수정당의 양보를 기대하고 있는 민주당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천호선 국민참여당 은평을 후보도 14일 “진보개혁 진영이 승리하기 위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먼저 연대할 것을 다시 한 번 민주노동당에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노 "민주 제외 단일화 무의미"

    천 후보는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태도를 바꿔 야권 연대에 적극 나서면 좋겠지만 이를 바라고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먼저 연대하면 민주당의 태도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는 더 큰 연대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먼저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왼쪽부터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 이상규 후보, 장상 민주당 후보, 금민 사회당 후보. (사진=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선 단일화’란 전제를 달았지만 은평을에서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후보 간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민주당에 커다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장상 후보의 경쟁력에 당 내부에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평에서 천 후보에 다소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고, 광주 남구에서 의석을 만들고자 하는 민주노동당은 참여당이 제안에 소극적이다. 민주노동당은 앞선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은평 주민과 국민들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서는 후보를 낸 정당 대표들이 모여 우선적으로 단일화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야권 당 대표 간 회동”을 제안했다. 민주당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다.

    백성균 이상규 후보 언론공보팀장은 “민주당을 제외한 야권단일화는 의미가 없다”며 “야권연대에 미온적인 민주당에게 자칫 시간을 버는 명분과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회동을 통해 선단일화약속을 하고 정책토론회를 통한 후보 검증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화답을 촉구했다.

    반면 사회당 금민 후보 측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을 포함한 3당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2당으로 논의의 중심이 바뀌었을 뿐 내용적 측면에서 기존 야3당의 반MB연대 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민주당을 압박하자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로서는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심스런 진보신당

    진보신당의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은평을에서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14일 대표단회의를 통해 “진보정치의 단결과 연합의 정신이 실현되기를 촉구”하며 사실상 두 정당 간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보신당 관계자들은 조심스럽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중앙당에서 이미 서울시당에 판단을 맡긴 상황에서 (진보신당의 입장을)이렇게 해야 한다 말하기 어렵다”며 “양당의 단일화가 안되면 그에 맞춰 입장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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