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을 진보후보단일화, 시간이 촉박하다
        2010년 07월 12일 03: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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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금민 사회당 후보를 지지하는 각계 인사 324명이 금민 후보를 은평을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추대하자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진보진영 전체에 제안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 김수행, 김세균 교수와 이갑용 민주노총 지도위원, 임종인 전 국회의원 등이 함께 한 기자회견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1992년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파가 18년 만에 다시 뭉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의 기자회견이 6.2지방선거의 연장선에서 ‘이명박 대 반MB연대’ 구도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은평을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됐다. 금민 후보는 단일후보 추대에 대한 답사를 통해 “이 땅의 진짜 야당은 대안진보세력이라고 생각하기에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다. MB 수탈체제의 제1집행관이 되고자하는 이재오를 꺾고, 진보정치의 독자성을 확보하고, 진보정치를 대안 중심으로 재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은평을에서 진보대안 단일후보를 세우기 위한 노력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금민 후보 선거운동본부는 6일, 진보신당의 대표단회의를 하루 앞둔 시점에 “대안 중심의 진보대연합과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함께 공동선대본을 구성하고 굳건한 연대를 유지해 나가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발송했다.

    오늘(12일)은 이정희 의원이 민주노동당의 차기 대표최고위원으로 확정된 시점에 민주노동당 대표단과 이상규 은평을 후보에게 6.2지방선거에서의 묻지 마 반MB연대에 대한 성찰과 7.28재보선에서 대안 중심의 단일화를 전제로 진보후보단일화 논의 테이블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은평을에서 반MB연대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진보후보단일화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졌다. 은평을 선거를 통해서 민주노총이 일관된 정치방침을 상실하고 진보의 가치가 ‘묻지 마 반MB연대’에 묻혀버렸던 6.2지방선거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그런데 제안을 통해 분위기만 탔을 뿐, 아직까지 확정된 진보단일후보의 내용이 없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지도부가 금민 후보를 지지하는 각계 인사 및 금민 후보측의 제안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진보단일후보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알지 못한다.

    진보신당은 선거가 본선에 돌입하기 직전인 지금까지 자당의 후보도, 7.28재보선에 대한 정치방침도 확정하지 못한 채 진보단일후보 추대 요구에 대한 답변을 미루고 있다. 7일 대표단회의 결과는 “은평에 대한 당의 후보 출마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금민 후보의 공동선대본 구성 제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음”이다.

    끝까지 후보를 확정하지 않으면 끝까지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후보도, 정치방침도 없이 7.28재보선을 넘겨버리겠다는 것인가? 진보신당 대표단이 지난주까지 은평을 후보를 공천하는 것에 실패했으므로, 이번 주에 진보신당 서울시당과 은평 당원협의회를 통해 은평을 선거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한다는 것이 들리는 이야기다.

    한편 사실상 민주노동당 차기 대표로 선출된 이정희 의원은 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28재보선에서도 6.2지방선거의 반MB연대의 틀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해 진보후보단일화의 가능성으로부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상규 후보가 이미 금민 후보와의 단일화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의 입장도 아직 확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참가하는 은평을 반MB연대 논의테이블에서 민주당이 “상호호혜”가 아닌 “경쟁”의 원칙을 내세우며, 8곳의 재보선 선거구에서 한 석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해 이정희 의원의 은평 반MB연대 의지가 쉽게 관철될 수 없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은평을 진보단일후보의 가능성은 남아있으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각자 복잡한 내부 사정과 계산 때문에 결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은평을 진보단일후보와 관련해서 아직까지 진보정당 간에 합의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6.2지방선거에서의 ‘묻지 마 반MB연대’에 실망했으며 7.28재보선에서는 진보정당들의 미래대안을 중심으로 한 단결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는 속 타는 일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이번 주 중에는 금민 후보의 제안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답변이 있지 않을까? 한국 정치의 새로운 재편기가 될 2012년을 앞두고 2012년의 구도를 미리 확정하게 될 이번 은평을 재선거에서 진보정당이 서민수탈의 이명박 정부와 대안 없는 반MB연대를 넘어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대안으로 성숙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금민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통 크게 응해주기를 대한민국의 진보적 유권자로서 간절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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