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을' 재선거, 야권연대 실패?
        2010년 07월 12일 0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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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7,28재보궐선거 중 가장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은평을 재보궐선거의 야권후보단일화가 난관에 휩싸였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반MB연대는 ‘자당 중심의 후보단일화’ 목소리만 흘러나오고 있고, ‘진보연합’에 대해서는 결국 후보를 내지 못한 진보신당조차 망설이고 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의 장상, 이상규, 천호선 후보는 상대방의 개소식에 참여하며 야권단일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지만 정작 각 당 지도부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부터 공식후보등록기간임을 감안하면 이미 3당의 후보단일화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1일 “경쟁력 테스트를 통해 단일화하자”고 주장했지만 상대 정당의 후보들의 반응이 마뜩치 않다. 정세균 대표는 “무조건 민주당에 양보하는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번에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되면 2012년까지 주고받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은평을을 양보할 것을 종용했다.

    정세균 "이번에 양보해주면… 2012년까지…"

    민주당은 은평을 지역에 전략공천을 도모했으나 거론되었던 김근태 당 고문,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가 모두 고사했고, 결국 장상후보를 선택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장 후보로 이재오 후보를 꺾기 어렵지 않겠느냐”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의 양보”를 주장하고 있다. 이상규 후보는 11일 후보사무실 개소식에서 “민주노동당이 이제는 주역으로 나서야 하며, 모든 야당들과 함께 연대하여 이명박 정권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출마기자회견에서는 “민주당이 사심이 없다면 충분히 양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 역시 12일 성명을 통해 “최고위원이 둘이나 출마해놓고 ‘내부 후보들은 경쟁력이 없다’며 외부 인사 영입소동을 피운 장본인이 민주당 지도부”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는 근거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누가 이재오를 은평에서 꺾을 수 있는지 봐야 한다”며 민주당에 은평을을 양보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3당은 몇 차례의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여전히 의견접근이 안되고있다. 민주당은 장상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은 장 후보의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가 “2012년 두 당의 원내진출 보장”을 내세웠지만 이 역시 “실효성 없다”며 일축되는 상황이다.

    민노-국참, "장상 경쟁력 의문"

    반면 금민 사회당 후보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진보대연합은 논의도 시작되지 않고 있다. 금 후보는 지난 6일 진보신당 대표단에 공문을 보내 ‘공동대응’을 제안했지만 진보신당은 “후보발굴을 더 해보겠다”며 이에 대한 답을 미뤘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이번 주말 동안에도 후보발굴에 실패했으며 금 후보는 12일, 다시 한 번 진보신당에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금 후보 측과 사회당은 “진보신당은 창당 때부터 진보정치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진보를 열어갈 것으로 믿고 언제나 연대하고자 하였다”며 “6.2지방선거에서 금민 전 대표가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를 적극 지지하여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은 그런 연대정신의 표현”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진보대안을 추구하고, 이를 중심으로 진보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이번 은평을 재선거에 진보신당과 노회찬 대표가 함께 하는 것은 진보신당의 창당 정신과 지방선거에서 노회찬 대표가 보여준 결연한 의지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진보신당과 공동선대본을 구성하고, 노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진보신당은 지난 7일 대표단회의를 통해 “주말까지 후보를 발굴하고 후보가 없을 시, 은평 당협과 서울시당에 선거방침을 위임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당 측은 중앙당에 “기본 방침이라도 결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보신당은 14일, 다시 한 번 대표단회의를 통해 사회당 측 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사회당, 연일 진보신당 압박

    한편 금 후보는 이 외에도 이상규 후보를 향해 “금 후보와 사회당은 진정한 ‘반MB연대’는 ‘진보대안연대’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은평을 선거에 임하고 있으며, 대안 중심의 진보대연합과 진보의 재구성을 7.28 재보선에서 제1의 논의과제로 삼고 있다”며 “민주노동당 대표단 및 이상규 후보와 함께 진보후보단일화 논의 테이블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상규 후보는 ‘진보연합’에 대해 “진보정당들과 함께 노동자, 서민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반MB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우리는 지방선거에서도 진보대연합을 일관되게 추진해온 바 있어 마포에서 진보정당의 단일 후보가 1위로 당선됐기에 다시 만들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야권단일화를 위해 진보대연합”이란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금 후보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불기 시작한 강력한 반MB연대 바람은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됐으며 대안 중심의 진보대연합과 진보의 재구성 논의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에 민주노동당의 책임 있는 평가와 성찰이 필요하며, 그것이 7.28 재보궐선거에서 진보단일후보를 이루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라고 밝힘으로써 ‘반MB연대’로의 흐름을 경계했다.

    한나라당 측에서는 이재오 후보로 대열이 정비된 가운데 선거일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야권의 연대연합이 난항을 겪음으로써 이재오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각 당 내부에서 ‘야권 정계개편’논의가 흘러나오고 있고, 이번 재보궐 선거가 2012년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모의고사인 만큼 이번 은평을 재보궐 선거의 결과는 2012년 총선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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