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안 중심 노동자운동이 미래다"
    2010년 07월 09일 01: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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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현 지도위원)은 지난 1일 ‘금민 은평을 진보진영 단일후보 추대 촉구 기자회견’장에서 “못한 것도 많은 노무현 정권과 정리해고로 가장 많은 노동자를 해고했던 김대중 정권, 민주당 10년 정권이 가장 큰 아픔을 줬는데 (현재의 정세가)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돼버렸다”며 개탄했다.

덧붙여 “새로운 정치의 흐름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가 맞이할 현실은 똑같을 것”이며 “노동자들이 잘못된 길을 들어서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에서” 그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갑용 전 위원장의 일갈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반MB 야권연대 노선에 휩쓸려 ‘진보대연합’이라는 기존의 정치노선을 스스로 부정한 민주노총에 대한 위원장 출신 노동운동가의 뼈아픈 반성이다. 6.2지방선거 이후 민주노동당과 함께 야권연대의 함정에 빠져 노동자들의 이익조차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민주노총에 대해 현장 활동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 사진=금민 선본

하부영 울산혁신네트워크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민주노총은 6.2지방선거에서 “당장 MB 독재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으며 싸우고 있는 민주노총의 현안에 대한 정책과 입장의 실질적 합의가 없는 야권연대”(6월 5일. ‘6.2지방선거 평가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토론회에서)를 지지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진보정당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이 민주당 또는 국민참여당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묻지마 야권연대가 노동자 정치인가?

이 때문에 김수행, 김세균 교수 등도 8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대안 중심 진보 재구성을 위한 노동자선언’ 기자회견장에서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노동자운동의 시대적 사명을 다시 새기고, 이 시대의 과제를 해결할 대안세력으로 스스로를 재구성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정치의 중심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민주노총 정치방침의 이와 같은 혼돈 상태는 그 동안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를 받아 온 민주노동당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민주노동당이 배타적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의 현안에 대한 정책과 입장을 관철하지 못한 채 묻지 마 야권연대에 동참하여 노동자 민중 정치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논란의 대상이 됐던 ‘배타적 지지’의 문제점을 다시 거론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의 시점에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위해 8일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강조한 노동자 민중 정치의 중심을 어떻게 새롭게 세울 것인가를 토론해야 한다. 강력한 ‘묻지 마 반MB연대 바람’으로 6.2지방선거 이후 진보정치의 독자적 입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에 더욱 더 민주노총의 혁신과 강화 논의는 진보정치 재구성 논의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 민주노총 안팎에서 진행되는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논의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민주노총 중심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결국 노동자 민중 정치의 중심을 제대로 세우는 일이 아니겠는가?

   
  ▲ 금민 사회당 후보 (사진=금민 선본)

문제는 과연 어떻게, 어떤 방식과 경로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가능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이야기하는 진보대통합은 그들이 사실상 반MB 야권연대에 심하게 편향된 행보를 함으로써 유명무실할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감동이 없고 별로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바꿔 말하면 진보대통합 제안은 진보정치세력 맏형을 중심으로 뭉쳐야 산다는 일종의 협박 정치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맏형조차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진행될 수 없는 것이다.

‘진보대통합’은 일종의 협박

또 2007년 대선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분화의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진보정치의 가치와 대안을 둘러싼 논의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합의점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말 뭉치면 살 수 있는지, 도대체 ‘진보’라는 공통분모로 모인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운 상황 아닌가?

결국 노동자 민중 정치의 중심을 새롭게 세우는 일, 혹은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성공하는 일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전 국민에게 설득 가능하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대안 진보정치의 내용을 밝히고, 그 내용을 중심으로 진보정치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대체할 수 있는 진보정치의 대안을 수립해, 그 대안으로 국민 전체의 동의를 획득해가는 과정에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도, 같은 맥락에서 노동자운동의 재구성도 가능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신자유주의 시대를 극복할 진보대안 중심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고 노동자운동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에 한국 진보정치와 노동자운동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함께 합의하고 공동의 로드맵으로 이를 실천해나가는 것만이 반MB 연대의 광풍 속에서 길을 잃은 민주노총을 구하고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할 열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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