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보수정치권은 '쇄신' 열풍
        2010년 07월 09일 01:16 오후

    Print Friendly

    정치권의 ‘쇄신’ 경쟁이 한창이다. 정치세력에게 혁신이나 쇄신과 같은 용어는 위기 돌파의 매우 유용한 담론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6월 지방선거 이후 등장한 쇄신정국이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이번 쇄신 정국의 특징은 여야를 막론하고 쇄신과 혁신이 주요한 슬로건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재보선에서 패자는 있어도 승자는 없었다는 반증이다.

    쇄신은 사전적 의미는 “묵은 폐단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함”이다. 그럼 이들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새롭게 한다는 것일까?

    먼저 7월 14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을 보자. 지방선거 이후 대표단의 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간 외형과 달리, 이들에게 지방선거 결과를 집권여당의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정말 뭔가 바꿔야겠다는 공감대가 있기는 있는지 의심스럽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 후보들 (사진=한나라당 홈페이지)

    국회 파행의 주역 중 한 명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의 대표 출마가 그렇고,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강행한 친이명박계의 태도가 그렇고, 4대강 사업에 오히려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청와대의 무대포 정신이 그렇다.

    게다가 지도부 선거에 임하고 있는 몇몇 후보들의 당청관계 비판과 ‘비장한 각오’를 담은 성명전을 제외하면 승자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기도 한다.

    한나라당에서 느껴지는 ‘승자의 여유’

    이러한 상황에서 남경필 후보의 ‘가짜보수론’과 김성식 후보의 ‘환골탈퇴론’이 과연 계파구도를 넘어서 새로운 보수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가 한나라당 쇄신의지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남경필 의원은 지방선거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정두언·안상수·홍준표 의원과 함께 지방선거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과 4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개혁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적은 없다는 데서 쇄신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진다.

    김성식 후보는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수장으로 그 동안 당내 야당 역할을 해온 몇 안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역시 독자적인 리더십의 창출을 통한 당의 개혁보다는 이명박-박근혜의 역할 분담과 계파중립노선에 치우쳐 있다.

    무엇보다 이번 당내 선거가 계파구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즉 계파경쟁구도가 치열할수록 대의원들이 행사할 2표 중 1표가 이른바 ‘쇄신파’에 주어질 가능성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8월말로 예정되어 있다. 지방선거에서 미처 예상치 못한 성과에 당지도부는 ‘반MB연대’의 성과로 한껏 몸을 낮추는 듯 보였지만,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방선거의 성과가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세균 대표는 “누구도 성과를 폄훼해선 안 된다”며 당내 비판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4일 비주류측 연합체인 ‘민주희망쇄신연대’(이하 쇄신연대)를 발족시켰다.

    민주당, 사회 민주화 전에 당 민주화부터

    비주류 최대연합체라는 자평 속에서 ‘당내 민주화’를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지만, 발족모임에서의 참여인사들의 발언은 사실상 ‘反정세균’에 모아져 있었다. 강봉균에서 천정배까지 반MB연대의 당내판인 ‘반SK연대’인 셈이다.

    쇄신모임은 당내 개혁안은 크게 당원직선제-그런데 이것이 쇄신모임의 공식적인 입장인지는 확실하지 않다-와 같은 당내 민주주의, 민생정책의 개발과 추진, 그리고 당 정체성 확립에 모아져 있다.

    이 중 당 정체성 확립요구는 정세균 체제에서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된 ‘뉴민주당플랜’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보적인 비전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지적과 함께,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정세균 체제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다.

    어쨌든 당내민주화의 걸림돌로 정세균 체제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양자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결국 민주당 내 쇄신 역시 당권을 둘러싼 민주당내 권력쟁탈전이라는 점에서 쇄신의 내용, 이들이 부르짖는 ‘담대한 진보’의 내용보다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보인다.

    7.28재보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은평을 지역에서 6.2지방선거의 ‘반MB연대’가 부활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는 데에는 이러한 민주당내 사정과도 관계가 있다.

    민주당의 주류 입장에 은평을은 6.2지방선거에서 거두었던 성과를 바로 ‘민주당의 이름으로’ 확인해야 할 ‘약속의 땅’이다. 이것이 비주류의 공세를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은평을의 선거결과는 현 체제의 연장에 보증수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