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10만원씩 내고 해"
By 나난
    2010년 07월 07일 11:13 오전

Print Friendly

기본권 행사를 원천봉쇄하는 법원 결정이 내려졌다. 울산지방법원이 김석진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에게 회사 측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1인 시위나 언론 인터뷰 등의 행위를 할 경우 행위 당 10만 원을 회사에 지급할 것을 판결한 것이다.

법원은 지난 1일 판결에서 “플래카드, 피케팅,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하여 채권자 회사에 관한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채권자 회사 소속 근로자와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포시킴으로써 채권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평온한 업무를 방해하였다”며 “채무자의 행위는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서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법원은 “언론 및 출판의 자유,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지만, 헌법상 자유도 타인의 평온한 업무수행을 현저하게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과정에서의 표현행위도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법원은 “금지행위를 위반할 가능성, 위반할 경우 예상되는 채권자 회사의 피해 및 피해 회복의 곤란성 등의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채무자가 위에서 인정한 금지행위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마다 10만 원씩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유례 없는 원천봉쇄"

이에 앞서 지난 5월 17일 현대미포조선 측은 법원에 김 의장이 회사 주변과 울산시 동구청, 서울 여의도 정몽준 의원 사무소 주변 등에서 방송, 유인물 배포, 펼침막, 피케팅 등 시위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한 때에는 위반행위 1회당 200만 원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구체적 내용은 회사 비방을 담은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 언론 기고를 할 경우 1회당 300만 원을, 회사와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거나 노동부 등 국가기관에 진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1회당 500만 원을 회사에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권두섭 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는 “명예훼손을 했을 경우 사후적으로 법적 제재를 받는 것이라면 몰라도 사전에 일체의 모든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해당 행위가 명예훼손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즉 다양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인터뷰나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특히 언론 인터뷰까지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사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넘어 언론의 자유까지 제한하는 것”이라며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 2008년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복직투쟁에 연대했으며, 피케팅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노사 간 작성한 ‘미포사태와 관련, 조합원 징계시 인원을 최소화하고 감봉, 정직, 강력, 해고 등 중징계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의 이면 협약서 이행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미포조선 사태와 관련해 회사 측과 노조로부터 각각 정직 2개월과 유기정권 2년의 징계를 받았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