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세계 최초의 버블제트형 폭발”
        2010년 06월 29일 04:10 오후

    Print Friendly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이 지난달 20일 조사 발표 때 공개했던 어뢰의 설계도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던 CHT-02D의 설계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합조단은 29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3단체를 상대로 설명회에서 조사 발표 때 공개했던 설계도와 다른 형태의 설계도를 공개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기존에 공개했던 어뢰의 설계도는 CHT-02D가 아닌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합조단이 뒤늦게 새 설계도를 공개한 것은 언론단체가 사전에 제출한 질문지에 컬러와 흑백의 설계도가 왜 다른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 관계자는 "지난 설명회 때는 실물 크기를 확인시켜주기 위해 비슷한 다른 어뢰의 설계도를 실물 크기로 출력해서 공개했는데 뒤늦게 일치하는 어뢰의 설계도가 발견돼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서가 달라 착오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합조단은 "이 설계도는 CD에서 출력한 것이며 카다로그는 CD와 인쇄물, 두 종류로 각각 다른 경로로 입수된 것"이라고 밝혔다. 합조단 관계자는 "설계도는 CD에만 들어있다"면서 "카다로그 원본은 존재하지 않으며 인쇄물은 책자가 아니라 그냥 종이 몇 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설계도에 적힌 일본어에 대해서도 "출력하는 과정에서 한글이 깨진 것"이며 "의미 없는 글씨"라고 설명했다. 

       
      ▲ 천안함 함미 뒷부분 (사진=미디어오늘/이치열 기자)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밖에도 어뢰 추진체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와 프로펠러가 안쪽으로 오그라든 이유 등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다. 합조단은 기자들의 문제제기에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완벽하게 설득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버블제트형 어뢰 폭발로 군함이 침몰한 선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프로펠러가 급정거로 오그라들었다"고 답변하면서 "우리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합조단은 결정질 산화 알루미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최근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뒤늦게 번복한 것과 관련, "극미량의 결정질이 확인됐지만 함량이 거의 0%에 가까워서 물리적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아니라 모든 화학 반응이 그렇듯이 조사결과 발표 당시에는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100%에 가깝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합조단은 오히려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의 실험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합조단은 "이승헌 교수는 1100℃에서 40분 동안 가열했다고 하지만 이런 실험은 바다 속 폭발 상황과 크게 다른 것으로 공기 중의 분말 표면 일부가 산화될 수도 있고 시험관의 열 전도도에 따라 냉각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합조단은 "수중에서 비결정질을 발견했다는 건 산에서 고래를 만나는 것과 같다"면서 "폭발 이외의 다른 결론이 없다"고 단언했다.

    어뢰추진체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화약성분이 천안함에서는 검출되는데 정작 어뢰추진체에서 검출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합조단은 "어뢰추진체가 뒤로 밀리면서 바다에 있는 화약성분이 흡착될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출은 안 됐지만 어뢰추진체에 화약성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천안함 선체에서는 화약 성분이 나왔지만 역시 극소량이었다"고 덧붙였다.

    오그라든 프로펠러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했다. 합조단은 "프로펠러의 날개 표면에 긁힌 흔적이 없어 충돌은 아니라고 판단되며 가변 피치 방식이라 후진할 때도 한쪽 방향으로만 돌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좌초 후 후진하면서 오그라들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좌초 중에 손상이 났다면 앞쪽에 손상이 나야 하지만 뒤쪽에 손상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합조단은 "충돌도 아니고 좌초도 아니라면 오그라든 프로펠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스웨덴 조사단이 급정거로 프로펠러가 휘어질 수 있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마침 천안함의 프로펠러가 스웨덴의 카메와에서 만든 제품이라 예비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합조단은 "100RPM으로 회전하던 도중 100분의 1에서 1000분의 1초 사이에 급정거 할 경우 프로펠러가 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실제로 변속기 옆의 기어박스가 뒤로 밀려 있어 프로펠러가 급정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시뮬레이션 결과는 실제 천안함의 프로펠러보다 덜 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미 충분히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라 추가 시뮬레이션을 의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펠러에 전문지식이 있는 분들도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합조단은 어뢰 추진체에 적힌 ‘1번’이라는 글씨를 분석한 결과 ‘솔벤트 블루 5’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지만 일치하는 잉크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어뢰가 폭발했는데도 잉크가 타지 않고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뢰추진체의 윤활유도 타지 않고 프로펠러 페인트도 남아 있었다"며 "어뢰추진체가 높은 온도로 가열됐다면 윤활유가 먼저 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침수 후 절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천안함의 절단면을 조사한 결과 좌현 하단에서 전단파괴 현상이 발견되긴 했지만 절단면 하단에서 취성파괴 현상이 발견된 걸로 봐서 좌초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합조단 설명에 따르면 좌초의 경우 연성파괴 현상만 발견된다. 합조단은 "선체의 구조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안쪽으로 접시처럼 휘어들어간 디싱현상이 발견된 걸로 봐서 버블제트형 폭발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언론단체 소속 기자와 PD를 비롯해 김태영 국방장관 등 국방부 고위 관계자, 민군 합동조사단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오전 9시30분에 시작된 설명회는 언론단체 소속 기자와 PD들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오후 1시30분이 돼서야 끝났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