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보 논쟁', 진짜 논쟁인가?
    2010년 06월 28일 04: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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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8월 예정된 당권선거를 둘러쌓고 내부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야권연대’라는 외부적 변수가 개입했으며, 지방선거 투표자 중 불과 2.4%만이 “민주당이 잘 해서 찍었다”고 답했다. 이는 민주당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반MB연대’의 승리는 역으로 ‘민주당 위기’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 잘 해서 2.4%

현재 당권선거에는 이번 지방선거를 이끈 정세균 현 대표의 재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정동영, 천정배, 추미애 등 민주당 비주류들이 ‘(가칭)민주당 쇄신연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세균 체제에 제동을 걸고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 내 혁신기구 즉각 구성’과 ‘재보궐 직후 현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사진=정상근 기자)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수’가 ‘심판’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비상한 각오로 행동에 들어갈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전당대회 보이콧’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 간의 내부 권력투쟁은 필연적으로 당의 노선과 진로에 대한 논쟁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쇄신파들의 핵심 정치인들이 ‘민주당의 좌클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28일 <PBS>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진보적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명박 정권에 민주당이 확실한 견제를 하고 있지 않고, 이대로는 정권을 찾아올 수 없다”며 “민주당이 ‘정의로운 복지 국가’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세워야 하며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도 2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담대한 진보’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천정배 "민주당이 개혁진보 총연합 이뤄내야"

민주당 쇄신파들의 이 같은 입장이 현재 재편 논의가 일고 있는 진보정치 진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보대연합’ 논의가 진보적 시민단체부터 친노까지 연대 범위 안에 넣고 있는 가운데서, 민주당 쇄신파가 ‘진보’를 거점으로 야권을 망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진보적 가치를)중심으로 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개혁진보 야당과 선거에서 연대하면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분명하게 개혁 진보세력의 총연합을 이뤄내야 하고 그 계기를 전당대회 과정에서 또는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지도부나 여러 시스템의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열린 쇄신연대가 주최한 워크숍에서도 조국 서울대 법대교수, 유종일 KDI 교수, 최재천 전 의원 등을 초청해 당의 비전과 전략 등을 논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들이  워크숍 자리에서 “민주당이 민주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진보개혁세력 대연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 내 논의가 ‘권력 투쟁’에 맞춰져 있어 정작 당의 노선과 진로에 대해서는 크게 이슈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고를 통해 “‘당 대표 임기를 1년으로 하느냐, 2년으로 하느냐’는 따지고 보면 온전히 자신들만의 논쟁일 뿐”이라며 “전환을 위해 실질적인 정책과, 더 큰 민주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쇄신파가 가장 골몰해야 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 지점이 “서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 당권투쟁에 진보 양념 끼워넣기"

이와 관련 장석준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민주당 내 당권투쟁에 진보를 양념으로 끼워넣는 수준이고, 자기들 싸우는데 남을 끌여들여 모양새 좋게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장 실장은 “쇄신파라고 해야 민주당을 박차고 나올 사람들도 아니고, (민주당 내 논쟁에)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과거 민주당이 비슷한 논의 끝에 진보진영 인사를 수혈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해왔다는 전략에 대해서도 “과거 DJ나 YS 시절에야 수혈된 인사들에게 지역구를 내어줄 수 있으니 수혈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당권파나 쇄신파 어느 쪽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쇄신연대는 당내 의원과 지역위원장까지 포괄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어제 워크숍만 해도 국회의원과 지역 위원장 급 30여명 참석했고, 그밖에도 뜻을 같이하는 분들까지 포함하면 60~70명 정도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내 ‘비전과 전략’보다 ‘당권 변화’에 더 관심있는 모양새로는 쇄신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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