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질문, 실천의 글쓰기
    2010년 06월 26일 02: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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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언론인 생활을 해 온 김선주가 첫 번째 책을 펴냈다. <한겨레>칼럼을 통해 날카로운 비평과 깔끔한 문체를 보여준 그의 첫 책이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김선주, 한겨레출판, 14,000원)란 이름으로 찾아왔다.

   
  ▲책 표지 

김선주는 196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6년, 1988년 <한겨레> 창간에 참여한 이후 20여을 꼬박 언론인으로 살아왔고 이후에도 기사와 칼럼을 써왔던 김선주는 보편적인 언어와 납득할만한 상식, 시대의 핵심적 문제를 꿰뚫어 보며 눈을 지녔다.

그는 “내 말과 글만 옳다”는 승부사가 아닌 “성찰과 상식에 기댄 내 생각은 이러하다”고 메시지를 던지는 소통사였고, 이같은 글을 써온 그에게 많은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 여성 지식인이라 말하고 있다.

그런 그가 펴낸 이 책은 지난 20년 간 쓴 글들의 고갱이를 담았다. 멀리는 1993년 9월에 씌어진 글부터 올 5월에 쓴 칼럼까지 거의 20년 세월 동안 널리 읽히고, 세월의 무게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빛나는 성찰을 던져주고 있는 102편의 글이 한 데 모였다.

적지 않은 글들이 당대의 현실에 대해 시시비비를 던지는 시평의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오래 전 글과 최근의 글이 서로 성김없이 적절히 어울리고 호응한다. 책에 실린 주제는, 사람답게 사는 삶, 경제, 정치, 남북관계, 여성, 결혼, 교육, 노년, 언론, 그리고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던 사람 이야기 등 다양하다.

하지만 책에 실린 모든 글을 관통하는 화두는 한 마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인가?”, 그는 더 나은 개인의 삶,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개인과 세상의 관계를 소망한다. 그는 “뒤뚱뒤뚱 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늘 무한한 질문을 던지며 실천한다.

그는 자식에게 물려줄 것은 재산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임을 다짐하고,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 돌린 삼계탕 점심값이 뇌물인지 선물인지를 고민하며, 여성 운동은 여성적 매력이 없는 패거리들이나 하는 것으로 폄하했던 젊은 날을 반성한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소망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이 책 마지막에 있는 ‘나를 키운 8할은 사람’은 이 책의 백미다. 김선주는 젊은 시절 직장 동료 신홍범 씨에게서 무심히 들었던 “대한민국 평균 수준”이란 말을 인생의 잣대 가운데 하나가 됐음을 고백하고 “엄마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이모의 삶을 동경하며 산 것”이 자신의 자화상이었다고 말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선주의 ‘매니아적 독자’였으며 언론인에서 정관계로 ‘존재를 이전’하라는 수많은 권력으로부터의 ‘유혹’을 뿌리치며, 그가 "마지막까지 언론인으로 남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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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김선주

서울 한복판 정동에서 태어나 성장. 4·19와 5·16을 현장에서 봄. 대학 졸업 뒤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로 일하며 광화문 아이로 20대를 보냄. 정치·사회·경제·문화의 현장을 일터로 삼아 세상과 소통. 닥치는 대로 보고 읽고 만나며 세상을 알게 됨. 유신이 선포됨. 세상이 미쳐 돌아감.

신문사 사주가 ‘유신찬양’으로 돎. 편집국 기자 전원이 자유언론투쟁을 선언. 자의반 타의반으로 3분의 2는 회사에 잔류. 3분의 1인 33인에 끼어 쫓겨남. 함께 쫓겨난 남자와 결혼. 두 아이 낳아 기르면서 여성잡지와 삼성에서 잠깐씩 일했음.

<한겨레> 창간 만세! 여론매체부원으로 첫 출근. 생활환경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 출판본부장, 논설주간으로 일함. 현재는 인터넷 공간 ‘김선주학교’에서 게으른 교장 노릇을 하면서 매일매일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를 고민 중. 다시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 온 것 같지만 역사는 뒤뚱뒤뚱 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아직도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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