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타임오프' 노조 무력화 선봉
    By 나난
        2010년 06월 24일 03: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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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노조 전임자 유급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적용을 일주일 여 앞둔 24일.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노조 대표자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 보여 “성실교섭”과 “단체교섭 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아차 "노조 간부 218명 무급휴직 처리"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대기업과 그 계열사들이 “전임자 처우 보존” 등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거나 “거부”의 입장을 고수하며 2010년 임단협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락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속노동자 ilabor.org)

    노조는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것은 지난 3일 노동부가 배포한 관련 매뉴얼의 내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4일 현재 9차례 교섭을 벌여온 기아차 노사의 경우 회사 측이 “임단협 요구사항에서 전임자 문제를 빼지 않을 경우 교섭에 임할 수 없다”며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아 임단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공문과 내용증명서 등을 통해 △7월 1일부터 조합원 교육과 총회 및 대의원대회 무급처리 △단체협약에 의해 제공해오던 업무용차량과 컴퓨터 등 각종 집기 반납 △노조교육위원 및 상집간부 218명 무급휴직 △원직복직 불응 시 징계 절차 돌입 시사 등의 입장을 노조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성락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장은 “노조는 파국 없이 임단협을 진행하려고 하지만, 회사 측은 이번 기회를 삼아 노조 자체를 없애려 한다”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성실한 자세로 임단협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이 해결하라"

    금속노조는 “기아차의 태도는 노동부 타임오프 매뉴얼을 근거로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회사의 작태는 현대기아차그룹으로 대표되는 대기업과 그 계열사들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장의 산하계열사들은 현대․기아차와 정부, 노동부의 눈치를 보느라 협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며 “그 책임을 재벌 대기업 내 소수 노무담당자가 아닌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재벌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 24일 현대․기아차그룹 등 조합원 500명 이상 사업장 노조 대표자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 보여 “성실교섭”과 “단체교섭 타결”을 촉구했다.(사진=금속노동자 ilabor.org 제공)  

    실제로 현대로템과 현대위아, 케피코, 현대하이스코, 현대모비스, 아이에이치엘, 메티아, 엠씨트 등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등에서는 타임오프 상한선 적용을 요구하거나, 노조의 ‘현행 유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사업장은 쟁의발생 신고를 낸 상태다. 

    금속노조는 “전국 사업장 노사관계조차 재벌그룹 차원에서 총괄 지휘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강하게 풍기고 있다”며 “현대기아차그룹 등 대기업들이 혼란과 갈등 및 파국의 7월까지 가보자는 것으로 사실상 결의하고 노동조합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7월 재벌과 전면전"

    금속노조는 이어 “재벌대기업과 그 계열사 사용자들이 6월 말까지 성실히 교섭에 임해 올 단체교섭을 원만히 타결할 수 있도록 결단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재벌과의 ‘전면전’을 위해 금속노조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 7월 파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24~25일 양일에 걸쳐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GM대우차지부도 오는 28~29일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금속노조는 오는 29일 주요 교섭 미타결 사업장 전술기획회의를 열고 7월 투쟁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7월 투쟁은 재벌계열사를 중심으로 강도 높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지부는 올해 임금협상만 진행한다. 단체협상 유효기간은 내년 3월로 전임자 처우 등과 관련된 단체협상은 2011년에 진행한다. 이에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등의 7월 투쟁과 임단협에 현대차지부가 힘을 싣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속노조는 24일 전임자 처우 등 ‘노동기본권 현행유지’에 의견 접근을 모은 사업장이 85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임단협이 진행 중인 사업장 170곳의 절반 수준에 달하며, 지난 21일 60여 곳으로 조사된데 이어 사흘 만에 20여 곳이 더 증가한 것이다.

    500인 이상 사업장도 애초 6곳에서 7곳으로 증가했다. 금속노조는 “6월 말까지 지부별 집단교섭과 사업장 교섭이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런 움직임은 계속 증가 추이를 보일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어 “이번 의견 일치 흐름은 노조 전임자뿐 아니라 노조활동 전반을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내용을 함께 담고 있다”며 “노동부의 타임오프 매뉴얼이 다수의 노사 간 자율적 의견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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