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너무 불편해요”
By mywank
    2010년 06월 24일 12: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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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10년 동안 살고 있는 일본인 고마즈 사야까 씨는 인터넷을 이용할 때마다 적지 않은 불편을 겪어왔다. 바로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는 없는 주민등록번호 문제 때문이다. 결국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대다수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가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국인 인터넷 접근권 제약

외국인전용 회원가입 서비스가 제공되는 일부 인터넷사이트의 경우에도 여권정보(여권번호)를 입력해야하거나, 여권 사본을 팩스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노출 등을 우려하며 이용을 망설이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 국제적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IT 강국’ 한국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회원가입을 하려면 외국인등록번호 또는 여권정보(여권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고마즈 사야까 씨는 21일 다음 열린이용자위원회에 보낸 글(☞바로가기)에서 “여권정보가 유출되는 것도 무서웠지만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이 팩스를 어디서 어떻게 보내는지 알리가 없지 않은가”라며 “그래도 이런 ‘큰 회사’ 경우 가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조금 나은 편이다. 중소규모의 사이트는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또 “일본의 경우는 가입에 제한이 없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해서 가입하는 것조차 없다”라며 “그럼 왜 한국은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등록번호로 회원가입을 제한하는 것일까. 왜 한국은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민감한 개인정보가 필요하게 된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문제, 번거러움 등 불편 호소

현재 외국인전용 회원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인터넷 사이트들을 살펴보면, 네이버는 외국인등록번호 또는 여권정보 입력이 필요하고, 네이트는 외국인등록번호 또는 여권정보를 팩스로 보내야 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과 인터넷 서점인 예스24 역시 외국인등록번호가 필요하다. 다만 다음은 이름, 성별, 연락처만 입력하면 되는 ‘간편 아이디’ 제도(일부 서비스 이용 제한)로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중국인 유학생 리 따 레이 씨(29, 총신대학교 한국어학당 재학)도 24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려고 했는데, 저는 주민등록번호가 없어서 가입하지 못했다”라며 “외국인들도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은데, 손 쉽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얼마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을 하기 위해, 여권정보를 팩스로 보낸 적도 있다”라며 “개인적으로 할 일도 많은데, 너무 번거롭고 귀찮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 인터넷 가입을 불편해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실명제 문제로부터 기인"

이에 대해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외국인들의 인터넷 이용 불편 문제도 기본적으로 인터넷 실명제로부터 발생된 것이다. 지구상에서 인터넷 사이트 가입 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국은 인터넷 실명제를 강조하는 반면, 몇 년 전 OECD 회의에서는 네티즌 아이디(ID)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해야 한다는 안건까지 채택됐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신서비스는 관행적으로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가입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돈을 내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는 가입자와 금전전인 수수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유독 인터넷 서비스까지 실명 등록을 강제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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