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작전권 연기, 보도 않는 게 국익에 도움?
        2010년 06월 25일 10: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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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로 <한・미 정상 ‘전작권 전환 연기’ 협의> 기사가 실렸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권 전환연기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에 “(양국 정부가)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한 내용이 기사의 소스가 됐다.

    같은 날 한겨레 1면에는 <‘전시작전권 환수’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한미 정상이 전작권 전환 연기를 협의할 것이라는 사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작권 전환 문제의 쟁점과 일반에 잘못 알려진 사실을 풀어쓴 기사였다.

    조선과 한겨레의 같은 날 보도를 비교한 것은 ‘엠바고(보도시점 제한)’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함이다.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연기 문제가 협의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3일 전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한 내용이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바로 그 다음날 청와대의 엠바고 요청을 거부하고 기사화했고 나머지 신문들은 보도를 유예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엠바고 파기를 이유로 경향과 한겨레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의 엠바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물 먹고 뒷북치는’ 보도를 해야 하는 뼈아픈 상황이 돼버렸다.

    다음은 전국단위종합일간지 25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총리실 민간사찰 피해자 “이광재와 관계 수사받아”>
    국민일보 <“군에 대한 문민통제, 민주주의 핵심”>
    동아일보 <“좌-우 모두 피해자” 60년만의 포옹>
    서울신문 <전장에 핀 ‘화해의 꽃’>
    세계일보 <“고지 뺏고 빼앗기길 여섯차례 수많은 전우 비명속 스러져가”>
    조선일보 <한미 정상 ‘전작권 전환 연기’ 협의>
    중앙일보 <‘6.25는 북한의 남침’ 중국, 처음 인정했다>
    한겨레 <김두관 경남지사 인수위 ‘4대강 수정안’ 제시 / 보 건설・준설 ‘중단’…수질개선 ‘확대’>
    한국일보 <“피붙이와 살려고 버둥댄 긴 세월 원한․회한 크지만 이젠 다 잊을래”>

    한겨레가 청와대 ‘전작권 연기’ 엠바고를 거부한 이유

    한겨레는 2면 기사에서 “한겨레가 엠바고를 깬 것”이라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언에 대해 “사실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사가 정부 관계자의 국회 발언을 문제 삼아 지면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겨레는 <“전작권 엠바고 한겨레가 파기” 이동관 수석, 황당한 사실왜곡> 기사에서 한국과 미국 정상이 2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양자회담에서 2012년 4월17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점을 연기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는 23일자 한겨레 보도를 놓고 이 수석이 “한겨레 신문이 엠바고를 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 한겨레 6월25일자 2면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이 수석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연기 문제가 논의될 것이 분명하지 않느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의에 “혹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나 민감한 사안이므로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부탁드렸는데 한겨레가 깨고 혼자 기사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이 수석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이 사안은 애초 엠바고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통상 엠바고는 출입처의 요청에 따라 출입기자들의 만장일치 합의로 결정되지만, 한겨레는 처음부터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오후 이 사안에 대한 엠바고를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요청해 왔으나 한겨레는 검토 끝에 “엠바고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아울러 23일자 신문에 전작권 전환 연기 관련보도를 하겠다는 뜻도 통보했다. 엠바고 수용여부에 대한 기자들 전체의 합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이 수석이 일방적으로 엠바고 성립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채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말한 것이기 때문에 한겨레가 엠바고를 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또 “엠바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전작권 문제는 국민의 의견이 갈려 있는 만큼 공론화되어야 하며 그러려면 관련 내용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충실한 보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문제를 한미 정황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최근까지의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해 왔던 청와대가 정상회담에 임박해 그동안의 태도를 바꾸며 엠바고를 요청한 것은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봤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전작권 관련사항을 보도하지 않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청와대의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전작권처럼 중요한 문제를 공개적인 논의 과정 없이 ‘비밀 외교’ ‘깜짝 외교’로 해결하려는 것 자체가 국익에 심각한 위해요인이 될 수 있으며, 공론장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한겨레는 “엠바고는 다수의 생명과 안전이 직접 걸려 있거나 국가의 기밀에 관련된 사안, 흉악범죄 발생시 비공개 수사가 필요한 때 등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실행돼야 한다”며 “전작권 문제는 이런 일반적인 기준에 맞지 않으며 청와대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언론보도 통제에 도리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고 설명했다.

    유명환 장관 “전작권 연기논의, 북 2차 핵실험 뒤 시작”…1년 동안 공론화 한 번 없어

    정부는 2012년 4월17일로 예정된 전작권 반환시기를 연기하는 문제를 놓고 이미 1년 전 미국과 논의를 시작했음에도 그동안 이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전작권 연기 문제는 국가안보와 군사주권 확립과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국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공론장에서의 논의도 배제된 채 26일 한미 양국 정상의 합의발표만 남겨놓은 모양새가 됐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논의 시점과 관련해 “상황 변화에 대한 인식이 시작된 것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들어온 이후에 (2009년 5월25일)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이라고 생각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물밑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문제를 물밑에서 논의해왔다는 얘기지만, 한미 양국은 최근까지 단 한 번도 전작권 전환 연기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회 운영위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는 군사주권을 남의 나라에 맡기는 중요한 문제로 양국 정상간에 논의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먼저 국내에서 토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기 교수 “전작권 환수 연기는 군사주권 포기”

    이철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기고한 글에서 “이명박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삽질’이 드디어 국가안보와 군사주권 포기에까지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이 교수는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군통수권은 군사주권의 핵심이고, 군사주권은 국가주권의 상징”이라며 “자기 나라 군대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식민지 군대나 패전국으로 군사점령을 당한 곳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전작권 환수 연기는 명분도 없지만 실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전작권 이양과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매년 10% 이상의 천문학적인 국방비 증액을 해왔고, 2012년 환수를 목표로 이미 환수준비가 상당부분 진척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전작권 연기의 대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미사일 방어체제(MD) 참여 등 미국에 지불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교수는 “미국은 환수연기의 반대급부로 많은 양보를 받아낼 수 있어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고도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는 특히 대미균형외교를 내세우며 주일미군기지의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일본 민주당 정권을 견제하고, 동북아에서 군사적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전작권 이양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만약 전작권 환수가 지연되거나 무산된다면, 그동안 어렵게 추진해온 자주국방과 우리 군의 미래지향적 군 개편은 물건너가게 된다는 점”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안보정책과 군사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걸맞게 우리 군대를 발전시키고 개편하기 위한 전제는 전작권의 환수”라고 주장했다.

    전작권 전환 필요성, 박정희 대통령이 처음 제기

    한겨레는 1면 <‘전시작전권 환수’ 오해와 진실>에서 보수진영은 전작권 전환이 노무현 정부의 반미자주라는 비뚤어진 이념과 민족주의에 기댄 인기영합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여기지만 사실 전작권 환수문제를 처음 꺼낸 이는 1960년대 후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 한겨레 6월25일자 1면

    1968년 1월21일 북한 특수부대의 청와대 습격사건과, 같은해 1월23일 북한의 미군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나포사건의 대처를 놓고 미국이 청와대 습격엔 아무 대응도 않다가 푸에블로호 사건에는 전쟁 직전 단계인 데프콘2를 발령한 것에 격분해 박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전작권 환수는 또 1987년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전작권이 전환되면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철수해 유사시 미군증원 전력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한미군 주둔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전작권 전환과는 직접 관계가 없고, 전작권 전환이 연기된다고 해도 미군의 군사전략 때문에 주한미군 감축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또,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국방비와 세계 6위의 병력을 갖춘 군사강국이라는 점에서 다수의 안보전문가들은 한국의 국방능력은 북한 군사력을 억제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전력이라고 보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이 오히려 작전기획 및 군 운용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대강 반대하는 지자체 예산, 찬성 지역에 몰아주자?

    동아일보는 4대강 사업을 재검토 하겠다는 야당의 도지사 당선자들을 비판하면서 해당 지자체의 예산을 몽땅 찬성하는 지역으로 몰아주자는 억지스러운 칼럼을 실었다.

    박영균 논설위원은 기명칼럼에서 10여 년 전 경기도내 한강 유역 주민의 반대가 극심했던 오염총량제 도입과 4대강 사업을 비교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큰 것은 4대강 사업추진에 대한 반발심리에다 ‘환경을 해친다’는 악선전과 뜬소문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특히 4대강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를 지목해 “선거운동을 할 적에는 반대했더라도 취임한 뒤에는 진정 도민과 시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신중히 살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박 위원은 또 “정부도 지자체와 주민이 반대하는 구간에 대해 사업 추진을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반대하는 지역에 배정된 예산을 몽땅 찬성하는 지역으로 몰아주면 어떨까”라며 “그래도 안희정 김두관 당선자가 고집을 부릴 것인지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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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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