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총 서정갑, 토론 앞엔 ‘소심남’
By mywank
    2010년 06월 22일 10: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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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이면 6.25 전쟁 60주년이다. 전쟁이 낳은 ‘휴전선’은 우리들 내면에도 완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대부분 한 때 ‘군인’이었다. 평시에 전시를 대비하는 군인들에게는 ‘절대 복종’이라는 규율이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그런데 어떤 ‘제대 군인’들은 군복을 벗고도, 내면의 군복을 여전히 입고 있다. 최근 참여연대 앞에서 ‘데모’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군복과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패션’이 유행이다. 제대 후 군복 입은 사람들이 대표격이 서정갑 예비역 대령이다. 가스총으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 지난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분향소 무단 철거과정에서 탈취한 영정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는 서정갑 본부장 (사진=손기영 기자)

영원히 군인이기를 원하는, 명령과 복종의 단일한 세계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탄생된 것이 평화재향군인회다. 이들은 군인들이 전시를 대비하는 것은 분명하나, 궁극적인 목표가 전쟁이 아니라 평화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제대 군인’이다.

두 종류의 ‘제대 군인’이 만나면 무슨 이야기들을 나눌까.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레디앙>에서는 양쪽 대표급 제대 군인들의 대담을 준비했다.    

평화재향군인회 관계자와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에비역 대령)을 참석자로 선정하고 대담 요청을 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서정갑 예비역 대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번 대담은 불발에 그쳤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단호하게’ 대담을 거부했다. 

“대한민국에는 재향군인회가 있다. 평화재향군인회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단체이다. 내가 그쪽 사람이 나오는 자리에 가면, 평화재향군인회를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평소 ‘가스총 시위’ 등 몸으로 때우는 데에 익숙한 서정갑 본부장의 입장에서는 서로 생각이 다른 군인끼리, 그것도 같은 예비역 대령끼리 ‘대화’를 한다는 것이 낯설었을 수도, 자신이 없을 수도 있을 법하다. 적을 사살하는 게 임무인 군인의 옷을 아직 벗지 못하고 있는 그로서는 ‘대화’의 효용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맘에 안 들면 가스총이든 진짜 총이든 방아쇠를 당겨야지, 뭔 얼어죽을 대화냐고 생각할 법도 하다. 

최근 유엔 서한 발송과 관련해, 참여연대 앞에서는 국민행동본부 등 우파단체들의 ‘무력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가스통을 동원하고 건문 난입을 시도하는 이들의 행태를 보면, 참여연대 활동가들을 ‘대화의 상대’가 아닌 전장의 ‘작전 대상’ 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대화보다는 ‘주먹’이 앞서고, 상대방과 소통하는데 서툰 대한민국 극우들의 모습이 걱정도 되고, 애처롭기도 하다. 소심남 서정갑을 보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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