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치의 보통명사가 된 책
        2010년 06월 18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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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초판, 2005년 개정1판으로 나왔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최장집, 후마니타스, 15,000원)가 최근 개정2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10년 가까운 담론이 다시금 개정판으로 나온것. 그것은 이 사회가 아직 그 프레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증거다.

    더 이상 개정하지 않기 위한 개정판

    출판사는 “이번 개정 작업은 2005년 이후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보다 중요한 목표는 더 이상 개정하지 않을 책을 만드는 데 있었다”며 “단기적인 정세 변화에 대한 분석을 줄이는 대신 한국 정치의 변하지 않는 특성 내지 패턴을 일반화해 향후 더는 개정하지 않아도 되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책 표지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가 쓴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이제 한국정치의 보통명사가 되었다. 이 책은 “민주화 이전에 가졌던 민주주의에 대한 좁은 관점으로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천하기는커녕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방법을 새롭게 제시했던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동시에 정치학 이론과 개념을 폭넓게 사용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해냄으로써, 한국 민주주의의 경험을 비교정치학계의 보편적인 사례로 격상시킨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책의 출간 이후 제목인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민주화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과 과제를 진단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대학 강단은 물론, 다양한 시민사회 부문에서도 널리 읽히고 활용됨에 따라 한국 정치사를 이해하는 학술적이고 대중적인 교과서이자 독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은 풍부한 이론의 적용과 구체적 현실에 대한 분석의 균형이다.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표피적이고 현상적인 해석의 차원을 넘어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초기 형성 조건과 제약, 그리고 이후의 사태 전개와 변화를 살펴본다.

    중심 문제의 기원과 구조

    이 책은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중심 문제를 포착하는 것에서 출발해, 그 기원과 구조를 밝히고 나아가 일정한 방향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분되며 첫 번째 부분에서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사회적 요구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안락한 보수주의에 젖어 있는 시대 상황을 비판한다.

    두 번째 부분은 한국 민주주의가 사회적 요구와 변화에 비해 보수화되고 정치 계급의 일상사로 고착된 현실의 역사적․구조적 기원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둔다. 세 번째 부분은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경험을 다룬다. 네 번째 부분은 이 책의 결론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현대 한국 정치사 50년을 관류하는 특징적인 요소를 ‘보수적 민주화’로 정의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정체와 쇠퇴의 핵심 원인은 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보수적 경쟁에 안주하고 있는 것에서 찾는다. “한국의 정당 체제가 구시대의 이념적인 틀에 얽매여”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의 보수 편향적 정당 체제가 쉽게 변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현실의 정치 세계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정치 세력이 지배적이며, 보수적 민주주의의 틀을 깨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대안이 출현할 가능성은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결론에서 저자는 한국 민주주의의 변화를 위해 좀 더 근본적이고, 동시에 다소 장기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한편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대안 배제의 상황 혹은 차선의 전략적 결정 상황으로 내모는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고 우리 사회의 민주 세력이 좀 더 현실주의적인 가치를 중시 여기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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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소개 – 최장집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워싱턴대학,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분교, 코넬대학과 스탠포드대학 객원교수 및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노동운동과 국가』,  『한국현대정치의 구조와 변화』, 『한국민주주의의 이론』, 『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 『민주주의의 민주화』,  『민중에서 시민으로』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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