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조중동 & 1898년 뉴욕저널
    By mywank
        2010년 06월 19일 10:11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표지

    오류와 누락, 허위의식 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미국 언론의 역사를 고발한 『메인호를 기억하라』(에릭 번스 지음, 박중서 옮김, 책보세 펴냄, 17,000원)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베테랑 언론인이자 미디어 분석가인 저자는 두 세기 동안의 미국 역사에서 미디어가 역사를 어떻게 잘못 이끌었으며, 이런 실수가 과거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이해를 어떻게 왜곡했는지 등을 폭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메인호 폭발 사건’이다. 이 사건은 1898년 1월 매킨리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스페인의 지배를 받던 쿠바 아바나에 전함 메인호를 급파했지만, 이 메인호가 2월 15일, 돌연 폭발하며 벌어진 일이다.

    당시에도 천안함처럼 사고 원인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었지만 전쟁을 부추기는 일부 세력들이 스페인의 공격으로 몰아감으로써 결국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으로 치닫고 말았으며, 현재까지도 사고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메인호 사건 이후 <뉴욕저널>은 미국인들을 향해 “메인 호를 기억하라”며 전쟁을 촉구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뉴욕저녁>은 ‘군함 메인 호, 적의 비밀 병기에 두 조각나다’, ‘온 나라가 전쟁의 열기로 몸서리치다’, ‘에스파냐의 배신으로 인해 파선된 메인 호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아바나 만에 누워 있는가’ 등의 기사 제목을 뽑았다.

    <뉴욕저널>이 메인호 사건을 통해 스페인과의 전쟁 등을 노골화한 모습과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이하 조중동) 등 우파신문들이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한 북한에 대한 응징을 촉구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모습은 흡사하다.

    최근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메인호 사건 이후 벌어진 불행한 사태가 우리에게도 현실이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봐야할 점 일 것이다. 공교롭게 출간 시점에 발생된 천안함 사건 때문에, 이 책의 제목(원제:All the News Unfit to Print)은 『메인 호를 기억하라』로 정해졌다.

    * * *

    지은이 에릭 번스

    <폭스 뉴스>의 유명 프로그램인 ‘폭스 뉴스 워치’의 진행자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위클리 스탠더드>, <스파이>, <TV 가이드>, <패밀리 서클>을 비롯한 주요 잡지는 물론이고, <뉴욕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에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여러 편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옮긴이 박중서

    출판기획과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해바라기』,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등이 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