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 전문 발레오 "유럽도 1천명 해고하겠다"
    By 나난
        2010년 06월 18일 05: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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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투쟁 42일차인 지난16일, 오늘은 내일 있는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노동자위원들의 사전회의가 이곳 파리에서 열리는 날이다. 원정단은 오늘 오후 5시 부터 이 자리에 참석해 한 시간 동안 유럽 발레오 노동자대표들에게 발레오그룹이 일방적으로 자행한 한국공장청산 과정의 문제점과 현재 투쟁하고 있는 한국의 발레오노동자들의 소식을 전했다.

    원정단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이는 이들이 발레오그룹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최고의 연대단위임을 확인하고 원정단 전원이 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미리 한국의 지회와 함께 준비한 호소문을 들고 회의장에 도착해, 사전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회의장 건물로 들어서려 했다.

    그러나 건물 경비를 담당하는 사설 경호원들에게 출입을 저지당했다. 얼마 후 건물밖으로 회의를 마친 유럽발레오종업원 노동자위원들이 나왔다. 원정단은 지난 5월 27일 독일 뮌헨에서 만난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 노동자대표인 악셀도로시에게 “오늘 일정은 이미 약속되어 있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악셀 도로시는 “발레오그룹이 한국원정단과의 대화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임대한 회의 장소에서 한국원정단과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 회의장은 그룹에서 임대했으니 회의가 끝났으면 다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 원정단은 사측의 제지로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사전회의가 진행되는 회의장 건물 밖에서 유럽발레오조업원평의회 노동자위원들에게 한국발레오노동자들의 투쟁을 전하고 연대를 호소하고있다. (사진=원정투쟁단)

    원정단은 이 같은 발레오그룹의 치졸한 행태에 분노할 틈도 없이 건물 밖에서라도 이렇게 치사하고 악랄한 발레오그룹의 공장청산으로 인해 8개월째 투쟁하고 있는 한국노동자들의 상황과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유럽 각국에서 온 발레오공장 노동자위원들은 건물 경비의 제재로 인해 주차장에서 도로변으로 두 번씩이나 자리를 옮겨야 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었다.

    원정단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발레오노동자들은 발레오그룹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자행한 한국공장 청산의 부당함에 맞서 8개월째 투쟁중이며 현재 평화로운 농성현장인 공장에는 물과 전기공급도 차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리고 “한국의 발레오공조노동자들은 그들의 생존과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540km를 걷고 있으며 그들의 정당한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유럽의 발레오동지들이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한국의 반노동 정권과 악질 발레오자본의 탄압으로 출국이 금지당한 한국공장 간부들의 상황을 전하고 이택호지회장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

    “한국발레오공장청산과 관련한 모든 책임과 권한이 있는 발레오그룹과 직접 교섭구조가 만들어 질수 있도록 유럽의 발레오동지들이 내일 회의에서 그룹 측에 한 목소리로 촉구해 줄 것”과 “원정단이 이 같은 메시지를 그룹에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그룹 측 인사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럽 발레오종업원평의회 노동자위원들은 한국의 발레오노동자들의 투쟁소식에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내일 회의에서 그룹 측에 원정단의 요구를 전달하고 교섭을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발레오노동자들과 교섭하라고 촉구하자 "그만하자"

    원정투쟁 43일차인 지난 17일 아침 7시 40분, 원정단은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 전체 회의가 열리는 장소에 시위를 하기 위해 집결했다. 오늘 시위는 유럽 발레오종업원평의회 노동자위원들에게 어제 전달한 한국 발레오노동자들의 호소를 그룹측에 강력히 촉구할 것과, 오늘 회의에 참석하는 발레오그룹 회장(자크 아셈브로이)를 비롯한 그룹의 주요 임원들에게 원정단의 강고한 투쟁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회의장 밖에는 시위 중인 원정단.(사진=원정투쟁단)

    어제에 이어 회의장 출입을 통제당하고 여름 날씨답지 않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비까지 내렸지만 원정단은 준비해 간 현수막을 거리에 설치했다. 또한 우리의 요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온몸에 두르고 시위를 시작했다.

    오전 11시, 노동자위원(프랑스 발레오 아미앙공장)인 프랑스와와 종업원평의회 의장직무대행인 악셀도로시가 원정단을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와 회의장 상황을 전했다. 원정단과 약속한대로 프랑스와를 비롯한 악셀도로시가 발레오그룹 회장과 슈메이커 등 그룹 측 대표들에게 “왜 한국발레오노동자들과 교섭하지 않는가? 그들과 교섭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룹 측은 “이 회의에서는 한국발레오노동자들의 이야기는 할 수 없다며 그만하라고 일언지하에 묵살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발레오노동자들에게 한국의 경영진이 수없이 대화하자고 요청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그리고 한국법원(6월 10일 진행된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뜻함)에서 한국공장청산에 아무런 법적하자가 없음을 인정했다. 더 할 말 없다”며 회의를 정회했다고 했다.

       
      ▲ 회의를 마치고 원정단에게 회의결과를 설명하는 유럽발레오평의회 노동자대표와 위원들. (사진=원정투쟁단)

    오후 6시. 회의를 마치고 나온 악셀도로시와 프랑스와는 “발레오그룹은 사업본부 통폐합 통해 유럽 내에서도 내년에 1000명 해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하며 “현재 유럽발레오평의회는 그룹과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으며 한국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덧붙여 “현재 발레오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인원정리 구조조정에 대항해 한국 발레오노동자들의 투쟁은 선도적이며 그 투쟁이 반드시 승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원정단은 “한국의 발레오노동자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유럽의 발레오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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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지난 6일 프랑스 원정투쟁에 나선 충남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이 직접 써서 메일로 보내 온 <프랑스 원정투쟁 소식>입니다. 금속노조의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에도 함께 실립니다.(http://www.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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