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들, 오세훈 취임식 장소에서 시위
    By 나난
        2010년 07월 01일 03: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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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앞.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비인권적 직무재교육 시행 방침”을 비판하며 오 시장에 “직무재교육 철회”를 촉구했다.

    "굴욕 프로그램 중단"

    직무재교육 프로그램은 지난 2008년 서울시가 ‘무능 또는 태만’으로 평가된 공무원을 재교육한 뒤 퇴출 여부를 가리는 현장시정지원단 활동의 일환으로, 공사가 ‘5678 서비스단’에 이어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 허인)는 이에 대해 “직무재교육 대상자로 선정된 직원들을 ‘퇴출대상자’라 낙인찍어 굴욕을 강요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며 “교육 실적이 좋지 않으면 강제퇴출시키는 것은 물론 언제든 퇴출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직원들에게 심어줘 현장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며 오 시장이 직접 나서 직무재교육을 철회시킬 것을 요구했다.

       
      ▲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 허인)가 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직무재교육 철회"를 요구했다.(사진=이은영 기자)

    공사는 “근무태도 불량, 업무능력 부족 직원에게 자성과 능력향상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직무 재교육 대상자들에게 3개월 단위로 소양교육을 받게 하고 있으며, 이후 평가를 통해 직위해제나 대기발령, 직원면직 등의 인사조치가 내려진다.

    공사는 최근 47명의 직원을 1차 직무재교육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7월 중순경 인사위를 열고 최종 직무대상자를 선정해 직무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0일까지 1차 대상자들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했지만 대상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공사는 지난 2008년 경영혁신추진 계획인 ‘5678창의조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5678 서비스단’을 신설, 업무능력 부족 직원, 노조활동 관련 징계자, 고령자 등에 대해 소양교육 등을 실시한 바 있다.

    허드렛일 시키면서 모욕감 줘 

    당시 대상자들은 근무에 필요한 교육이 아닌 열차 내 전단지 수거, 상행위 단속, 스크린도어 홍보물 부착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로 인해 상당수가 굴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퇴사하기도 했다. 윤승훈 도시철도노조 선전홍보국장에 따르면 당시 100여 명은 자진퇴사했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굴욕감’을 이기지 못해 퇴사하게 만드는 ‘비인간적’ 통제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월 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5678 서비스단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집단우울증 조사 결과 증권노동자, 호텔/오락시설, 간호사보다 월등히 우울척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동부지방법원도 “5678 서비스단의 전보명령은 징계해고 및 정리해고의 요건을 법으로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잠탈할 여지가 있다”며 “인사명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써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공사는 이번 직무재교육 대상자에 서비스단 소속 직원들을 재차 선정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이를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법원의 판결을 피하기 위해 “서비스단을 폐지하고 오히려 직무재교육 시스템을 도입하며 이들을 재차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복지와 소통은 인권 유린과 양립할 수 없는 개념으로 오세훈 시장이 진정으로 소통을 원한다면 산하기관인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반인권적인 퇴출 프로그램부터 퇴출시켜야 한다”며 이날 광화문 일대 시민 선전전 및 오 시장의 취임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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