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세대교체론’ 목적은 박근혜 흔들기
        2010년 06월 16일 09: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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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대표팀이 16일 새벽 3시30분(한국 시간) 열린 브라질과의 G조 예선 첫 경기에서 선전을 펼쳤다. 북한은 1대2로 패했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한 세대교체론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게 언론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주류의 길을 걷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불편한 관계는 다시 정치권 쟁점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언론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언론 논조를 보면 여권 역학관계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16일자 전국단위 주요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4대강 사업 ‘국민저항 운동’ 선언>
    국민일보 <여 세대교체론, 박근혜 흔드나>
    동아일보 <"한국 가고 싶다" "두번 가긴 싫다">
    서울신문 <2010 지구촌정치 ‘변화·젊음’>
    세계일보 <한국 등 안보지원 강화 추진>
    조선일보 <"한국 천안함 조사 전폭적 신뢰">
    중앙일보 <"참여연대, 우릴 두 번 죽이려고 그래">
    한겨레 <3년 지나 ‘보안법 위반’ 수사>
    한국일보 <이방인? 우리 가족이고 이웃이죠!>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정치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떠오른 시기는 2008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이 아니라 2007년 12월1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그 순간부터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본선보다 어려웠던 한나라당 내부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뒀고, 본선에서 낙승을 거뒀다.

    이제 3일만 지나면 ‘이명박 시대’가 열린지 정확히 2년 6개월이 된다. 2년 6개월 후에는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한다. 2012년 12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여권 세대교체론, 박근혜 견제 의도

       
      ▲ 경향신문 6월16일자 5면.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방송연설을 통해 제기한 당·정·청 세대교체론은 보편타당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있다는 게 언론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경쟁관계였던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경향신문은 5면 <‘반성없는 세대교체’ 쇄신 미지수>라는 기사에서 “세대교체의 타점에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제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세대교체가 ’60대 예스맨’을 ’40대 예스맨’으로 바꾸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5면 <MB ‘세대교체론’은 박근혜 견제용?>이라는 기사에서 “’청와대발 세대교체론’이 차기 대선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의 세대 교체론이 박근혜 전 대표 견제용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비주류 행보’를 할 가능성 커졌다"

       
      ▲ 한국일보 6월16일자 6면.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가 반영된 결과라는 언론 분석이 나왔다.

    한국일보는 6면 <박근혜 "전대 나가지 않겠다" 못박기>라는 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차기 대선후보 경쟁이 본격화할 때까지 줄곧 ‘비주류 행보’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갈등 관계’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스스로 정권의 한 축을 맞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살아 있는 권력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차기 대선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떠오르는 권력이다.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이 부딪혔을 때 언론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로 ‘박근혜 흔들기’ 지적

       
      ▲ 국민일보 6월16일자 1면.

    국민일보는 16일자 1면에 <여 세대교체론, 박근혜 흔드나>라는 기사에서 “’박근혜 견제론’이 관심을 끈 이유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해가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여권 주류가 박 전 대표에게 순순히 차기 대권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3면 <보스는 빠지고 행동대장만 난립…너도나도 이름 올리기>라는 기사를 통해 한나라당 당권 경쟁을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겉으로는 세대교체로 보이지만 보스들을 대신한 계파 대리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집권여당을 이끌기에는 역량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인사도 적지 않지만 한사코 출마를 강행할 태세”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를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구색만 갖추는 인위적 세대교체, 누구도 감동하지 않아>라는 사설에서 “세대교체론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이 대통령이 사심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이명박 대통령 사심 버려야"

       
      ▲ 세계일보 6월16일자 사설.

    세계일보는 “억지로 추진할 일은 아니다. 내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으면서 구색만 갖추는 형식주의로 흐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세대교체 깃발을 아무나 들어서도 안 되고 누구나 깃발을 흔들 수도 없다”면서 “세대교체론을 단순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16일자 주요 아침신문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어준 거의 유일한 언론이다. 서울신문은 1면 <2010 지구촌정치 ‘변화·젊음’>이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40~!50대의 ‘젊은 피’를 앞세운 인적쇄신 구상을 천명하면서 범여권이 출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여권의 인적쇄신 바람은 국면 전환용 정치공학이라기보다 민심의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한국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정치의 공통된 흐름이기도 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신문 "여권 인적쇄신은 정치공학 아닌 불가피한 선택"

       
      ▲ 서울신문 6월16일자 1면.

    이명박 대통령의 세대교체론이 결국 박근혜 전 대표 견제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게 언론의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서울신문은 세계 정치의 흐름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신문 논조는 세계일보가 사설을 통해 비판하고 나선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자사의 시각을 드러내기보다 정치적인 의미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동아일보는 8면 <여 세대교체론, 박근혜 불똥 튀나>라는 기사에서 “친박진영은 여권 주류 진영에서 띄우는 세대교체론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세대교체의 바람이 돌풍으로 번지면 박 전 대표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권력 낙점으로 부상한 인물 지도자로 여길 국민 없다"

       
      ▲ 조선일보 6월16일자 사설.

    중앙일보는 8면 <"깜짝 놀랄 젊은 후보" YS발언 연상 MB세대교체론에 당권 경쟁 불붙었다>라는 기사에서 "문제는 이 대통령이 단순히 ‘안정적인 국정수행을 위한 토양 다지기’ 차원에서 세대교체론을 언급한 것인지, 아니면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차기 후보자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려는 뜻에서 화두를 던졌는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 대통령이 세대 교체론으로 차기 대선구도를 관리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면 그건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분명한 견해를 밝혔다. 조선일보는 <미래 지도자는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라는 사설에서 “권력자의 낙점으로 부상한 인물이 잠시 ‘유사 지도자’ 자리는 얻을지 몰라도, 누군가에 의해 ‘길러졌다’는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을 지도자로 여길 국민은 세상에 없다”면서 “더욱이 세대교체와 같은 문제에 정략적 계산이 끼어들어선 성공은커녕 일의 시작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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