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구천동 '조현숙 복분자'
    2010년 06월 15일 0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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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사람이 의도한대로 재배되고 가꾸어지는 먹거리가 아니고 자연그대로 식물이 스스로 살고자 하는 생명의 의지를 담아 자란 건강한 먹거리를 지향하는게 환경친화적인 농업이다. 그 과정에서 건강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과 어울림’이 당연히 생겨난다. 소비자이기도 하고, 생산자이기도 하고 이웃이기도 한 관계들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살아있는 먹거리’와 ‘좋은 먹거리’를 구별하는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의 인연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에너지가 된다. 이 힘은 농업이 우리에게 건네는 또 하나의 큰 선물이기도 하다.

내게도 이런 개념 있는 농부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일은 단조롭기 쉬운 내 삶을 아주 다이나믹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 금척마을(금평리)들어가는 입구와 산에서 바라본 마을전경

   
  ▲ 주봉인 옥녀봉을 중심으로 안온하기 그지없는 평온한 마을 그 자체다

우리나라는 산은 산마다 마을은 마을마다 나름의 이야기들이 있다. 무주에서 설천을 지나고 나제통문(羅濟通門)을 통과하면 대덕으로 가는 길이다. 그 각각의 ‘다름’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조화를 마음에 새기며 달리다 보면 덕유산 자락 무주 무풍면 금평리 금척마을 안내판이 보인다. 그곳에 구천동복분자가 있고 ‘행복한 관리자’ 조현숙 최인수 부부가 산다. 마을 산골길로 한참을 올라간다. 제 맛들은 계절이 방문객의 눈을 호사하게 만들 무렵 유기농 복분자 농장, 오미자 농장이 나타난다.

여러분의 행복한 관리자가 되어

"일 할 수 있는 육체를 가졌다는 건 신의 축복이다"
펄벅 여사가 쓴 ‘대지’중에 나오는 말이죠!

이 말을 처음 만났을 때
산다는 것에 대해 환희를 느꼈던 나의 젊은 시절 이후
순수한 농사꾼으로 살아오면서 굽이굽이 어려운 세풍도 많았지만
육체의 노동이 가져다 주는 보람과 즐거움은
농사꾼의 고단함을 넘어선 행복이고 희망 이였죠.

"사람이 어찌 떡으로만 살 수 있으랴"
농사꾼이 어찌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만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요?,
농부의 손으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거두는 매일 매일의 생활이 신비롭고 기쁘기만 한걸요.

흙과 씨름하며 한 낮의 뙤약볕에서 흘린 짠 냄새가 나는 땀방울을
해그름 황혼녘 살랑이며 불어오는 박하사탕 같은 산들 바람이 시원스레 씻어주며
행복이란 보따리를 가슴 벅차게 안겨 줄 때
나는 또다시 산다는 것에 대해 환희를 느끼곤 한답니다.

작은 씨앗들이 땅에 떨어질 때마다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들을 길러 내는
흙의 경이로움,
아무리 더러운 것이라도 기꺼이 그 품에 품어주는
흙의 너그러운 용서와 사랑,
이러한 흙에서 한 생명으로 태어나 흙을 만지며 한 몸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 나는 흙과 함께라서 참 행복합니다.

농사짓는 일에 어떤 특별한 기술적인 기법은 없지만 흙을 아프게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지켜온지 20년 세월…

혼자서 걷는 것 같아 외롭다고 느꼈던 길에
벌써 흙을 사랑하는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 산천에서 나는 여러분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행복한 관리자입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여러분들 평안 하십시오.

[무주에서 조현숙 최인수]

복분자, 오미자…
자연이 우리에게 내려주는 축복이다. 다만 그 축복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관리자에 불과하다. 자연의 주인, 작물의 주인으로 행세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두 사람은 구름속을 산책하듯 행복한 관리자 노릇을 기꺼이 하는 것이다.

복분자 이야기

옛날에 한 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 늘그막에 아들을 하나 얻었는데 너무 병약하였다. 좋다는 약은 죄다 구하여 먹여 보았으나 별로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나가던 스님이 산딸기를 먹이라고 권하여 날마다 복분자를 부지런히 먹였더니 정말 놀랍게 아들은 매우 튼튼해졌다. 그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힘이 좋은지 소변을 보면 소변 줄기가 요강을 뒤엎어 버릴만큼 세었다. 그래서 하도 신기한 나머지 이 약재의 이름을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인‘분(盆)’을 합해 ‘복분자(覆盆子)’ 즉 요강을 뒤엎는 과실이라고 지었다 한다.

변강쇠가 먹으면 큰일날 일이다. ^^

한의학적으로 복분자는 맛이 달면서 시고 성질은 따듯하다. 인체의 전신에너지원인 양기를 보하고 비뇨생식기능을 향상시켜 요통, 정력감퇴, 조루증에 효능이 있다.

약리학적으로는 복분자는 당질의 소화를 억제 혈당조절에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소성분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은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체내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혈관계질환의 예방에도 좋다.

2002년도 토종 가시복분자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유기농이 뭔지도 모르지만 복분자는 물에 씻을 수 없는 작물이므로 여하간 농약이나 다른 화학물질을 농장에 투입하는 것은 무조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생하길 3년여 드디어 2005년도 유기재배인증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받았다. 흔치 않은 유기농 복분자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 복분자 농장이 9,000여평 되고 오미자 600여평 짓고 토종선인장(천년초)농사를 1,000평 짓는다.

생기찬 양새참 이야기

양새참이 힘들기도 하지만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양새참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 일꾼들 오전 10시경 새참하고 오후3~4시 무렵 새참을 합쳐서 그리 부른답니다.”
유기농으로 농사짓는다는거 만만치 않다. 그저 돈만 투입하면 되는 일이면 좋으련만 천만에… 사람의 손발이 한없이 움직여야 되는 일이다.

생기찬복분자는 잡풀들과의 싸움이다. 그들 나름대로 다 존재의미가 있는 풀들이겠지만 농사짓는 입장에서는 수확의 타당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문제이니 대응해야 한다. 제초제를 쓰면 순식간이겠지만 절대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김매기를 해야한다.

3월부터 8월까지 처음 작업부터 시작하여 김매기하고 수확하기까지 온 비용이 인건비다. 하루 10여명씩은 기본이고 수확하거나 특별한 날에는 곱절, 세곱절로 투입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구천동복분자 농장의 고용지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60대 아주머니는 젊은 축에 속하고 대부분 70대 할머님들이다. 점심을 싸오라고 하면 비닐에 아주 조금만 시늉을 하는 정도로 가져온다. (대신 점심값은 별도로 지급) 옆에서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조금 가져온다.
“왜 그러시지요? 배고프실텐데…”
“아 글쎄, 그 양반들이 제가 해드리는 양 새참 때문에 일부러 밥을 조금 싸오세요. ^^”

조현숙씨는 간단하게 빵, 라면, 국수 같은 것으로 새참을 차리지 않는다. 정성이 안 들어가고 내 농장 일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꼭 밥이나 죽 혹은 든든한 간식거리로 오전오후 새참을 꾸려낸다. 대부분 70대 또는 80살이 넘은 노인분들이므로 이도 성치 못하시고, 식당에서 시켜드리면 조미료 때문에 맛이 안 난다. 콩죽, 깨죽, 팥죽, 찹쌀죽 같은 죽 종류도 좋아하고, 때론 닭을 푹 고아서 드리기도 하고….

우리네 전통 늘 먹던 먹거리들을 챙겨드린다. 기가 빠지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보통 일이 아니다. 우리네 한 식구 하루 한끼 해먹는 것도 이러니 저러니 고민인데 새참 두 번 식구 세 번 상을 차려 내는 것은 상상만해도 아찔한 노릇이다.

   
  

노인네들이 그 새참들이 맛을 내고 마음을 알아서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니 싸오는 점심에는 무관심할 수밖에… 그러다 보니 인근 지역에 소문이 나서 복분자 농장에 일을 하고 싶어 목을 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부에서는 은근히 로비도 들어온다.

아들자랑, 딸자랑, 사위자랑, 손자자랑, 이길새라 질새라… 야무진 입을 통해 모이자마자 자동으로 지방 방송은 시작되고, 영감님들 흉보고, 울다가, 깔알 깔알!!!… 별일도 아닌듯 한데 숨이 넘어가도록 웃다가 사소한 말끝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투는가 싶으면, 한쪽에선 이미 한자락 목청높혀 멋진 가락이 시작된다.

이른 새벽부터 챙겨 나왔을 그 부지런함이 저녁이 되도록 지치지도 않고 이 소리 저 소리 이어지고 엮여서 또 말이 되어 이어지고, 움직이고 살아있고 살아가고…

그들 모두의 삶을 우리 복분자 밭에다 다 쏟아 놓곤 저녁이 되면 그들의 놀이판이었던 복분자 농장을 버려두고 훌훌 떠나버리죠. 이렇게 어리디 어린 어른들의 노시는 모습에 입이 둔한 조현숙씨는 그저 삐죽이 웃어 주고만다.

일꾼들끼리 때론 사소한 말다툼을 하기도 하고 다시는 안볼 것 같이 그러다가 이내 다시 하하호호한다. 노래도 부르고 이웃집 이야기들 나누고 그 세계에서는 온 동네가 이야기꽃으로 피어난다. 그러면서 힘겨운 밭작업(김매기,수확작업)이 이루어진다. 그분들의 삶에 인생사가 다 녹아있음을 느낀다. 서로가 서로에게 70인생 제대로 풀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복분자 농장의 농사일기는 이어져간다. 그런 그분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정겨워 더욱 한 식구 같은 생각이 든다며 고마워한다.

복분자 재배과정

   
  

3월중순 : 해동시작 무렵, 복분자 전지하고 가지를 유인하여 덧줄에 묶어주기
아무리 알려줘도 자기들 고집대로 하고야 마는 할머니들 때문에 속깨나 썩지만 할머니들 고집대로 하시게 내버려두는게 결국 일시키는 방법이된다. 골짜기가 시끌시끌 초봄부터 술렁거린다.

4월 : 벌레출현, 잡초발생
벌레발생을 막아주고 뿌리의 튼튼한 활착을 위해 목초액과 효소액을 살포하고 잡초예방 김매기와 부직포를 깐다. 빨간 줄기에 뾰족한 새순이 나오는 시기.

5월 : 풀과의 본격적인 전쟁
풀과의 전쟁. 에이고…! 가시가 많아서 내 이쁜 얼굴 다 잡는다 다잡아! 할머니, 아주머니들 투정소리가 들리기 시작이다. 풀깍기작업이 한창이고 잎은 무성하게 자라고 딸기꽃은 하얗게 일어난다.

낮에는 벌들의 왕성한 잔치가 한바탕 소란스럽고
밤에는 반딧불이들의 은밀한 통정(通情)이 이루어지고
하늘이 열리고 땅이 열리고….

   
  ▲ 사람이나 식물이나 제때 제짝을 찾아 혼인하는게 좋다. 왼쪽은 수정이 안된꽃이고 오른쪽(붉으스럼한 빛)은 수정이 된 꽃이다. 복분자는 오른쪽에 열린다. 6월초 하얀 빛깔이 고고하고 예쁘기는 한데 웬지 처연해 보였다. 모두 다 열매를 품고 있는데 아니라서 그런가 보다. 그 또한 그 친구에게는 운명이겠지. 그래도 한껏 자기를 드러내고 살다가 지기를 바란다.

6월 : 기도하는 마음으로 엄숙하게 숨죽여 가만가만 기다리기
초록빛 파아란 열매로…
수줍은 아가씨 얼굴처럼 뽈거래한 열매로…
한껏 그리움에 사무친듯 빠알간 심장의 열매로…
그리움에 기다리다 기다리다 까맣게 속이 타버린 검붉은 열매로…
마침내 아침햇살에 보석처럼 탐스럽게 빛나는 열매로 익어간다.

7월 : 날이 갈수록 장마와 무더위에 지쳐 일 하는 재미도 점점 식어가고…
수확의 마무리단계

행복한 관리자 조현숙 최인수 부부

   
  

두사람은 1987년도에 결혼했다. 고향이 다 이곳 무주이고 3대째 터를 잡아 살고 있다. 큰애가 딸이고 작은애가 아들이다.

마음 아픈일은 몇 년 전까지 농가부채만 늘어가고 생활이 어려워 딸아이가 대학에 붙었을 때 등록금을 댈 형편이 안되서 1년을 쉬라고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명분은 더 좋은 대학을 가라는 이유를 대면서. 그때를 생각하면… 조현숙씨는 살아온 내력을 이야기 하면서 순간순간 회한에 젖는다. 우리네 농부들의 애환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거치고 살아왔다.

조현숙씨는 손이 크다. 가지고 있는 것은 한껏 퍼주는 스타일이다. 아버님이 교육자셨고 어릴때부터 사람들이 집에 많이 드나들었다. 친정엄마가 당신이 가지신 것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드리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모든 것은 이웃과 나누어야 복이 온다. 주는 이, 받는 이 모두에게 복이 온다고 가르쳐 주신 것이다.

옥수수 좋아하세요? 묻길래 아! 예 특히 와이프가 아주 좋아합니다. 무심코 대답했다.

잠시 현장 돌아보고 오는 사이에 마당에서 뭔가 큰 솥에서 열기가 피어난다. 수확해 놓았던 옥수수 한솥을 찐 것이다. 아이스박스에 한 가득 넣고 가져가시라며 트렁크에 넣어준다. 아주 화끈하게…. 참내…. 옥수수 선물을 받아도 큰 솥으로 한솥을 따끈따끈하게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그렇게 그녀는 마음도 나누고, 정도 크게 나눠주고, 오는 이, 가는 이 마냥마냥 축복을 빌어 마지 않는다.

어떤 맛으로 농사를 짓느냐고 물었더니
“ㅎㅎ 아! 돈들어 오는 맛에 농사를 지어요. 상품이 팔려나가 돈이 들어오는 날은 한없이 기뻐요. 속물 같지요? ^^ 그리고 아침햇살에 이슬을 머금은 복분자를 보면 꼭 보석 같아요. 어찌 그리 이쁜지…”

복분자 엑기스 만들기

   
  ▲ 맛에 취하고 색깔에 취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분위기에 취한다.

소비자들은 맑은 햇살 가득한 날 창가로 가서 복분자차를 마신다. 복분자의 빛깔이 말간 햇살에 제 성질을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한없이 깊어 보이는 붉은빛… 번잡하고 소란했던 일상이 스르륵 차분하게 분위기가 잡힌다. 지난 가을 두 내외가 내온 정감 어린 감 2개와 복분자 차 한잔이 나그네의 마음을 맛깔 나게 만들었다. 참 맛있다.

복분자는 6월 하순부터 7월 초순경까지 약 10여일 동안 수확하는데 생과(生果)는 따자마자 급냉실로 옮겨져 저장된다. 급냉동시켜 생과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택배로 보내고 나머지는 전량 원액으로 가공된다.

   
  ▲ 몇십년 이상된 숨쉬는 항아리에 복분자(왼쪽)와 오미자(오른쪽)가 들어있다.

큰 옹기(한개에 복분자 생과 180kg정도 들어간다)에 복분자를 가득 넣고 창호지로 뚜껑을 해 숨을 쉬게 만든다. 복분자와 설탕을 6:4의 비율로 쓴다. 대개의 가공품들이 설탕과1:1로 섞는다. 구천동복분자도 초기에는 1:1로 쓰다가 유기농재배이므로 설탕을 줄이는게 오히려 제 맛이 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40%로 조정했다. 그랬더니 맛과 향이 한결 업그레이드 되었다. 유기농 복분자의 향취가 한결 깊어져서 만족스럽다.

   
  ▲ 유기농설탕, 복분자엑기스 작업과정, 공장내부설비, 구천동복분자 브랜드 ‘생기찬’

설탕도 일반설탕이 아니고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에서 유기농인증을 받은 브라질산 유기농 갈색설탕을 쓴다. 설탕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으므로 100%원당을 수입해 소비하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유기농복분자에 걸맞는 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구천동복분자의 원칙 때문이다.

꿈이 무엇인가?

현재 만여평 되는 농장을 20,000평 정도로 키우는게 목표다. 바른 먹거리는 바른마음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먹거리의 선택은 소비자나 생산자나 모두에게 ‘하나의 인격(人格)’이다. 신념이 없으면 못하는 일이다. 계산적인 마음에 침몰해버리면 유기농사는 절대로 이루어 질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사회복지사업을 하고 싶다. 사람은 부자나 가난한 이나 하루 세끼 먹는다. 사업이 진행 되서 우리도 세끼먹는데 지장이 없을때가 되면 노인들을 모시고 싶다. 거창하게 시설을 크게 짓고 어쩌고 하는 컨셉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오시는 노인네들을 보살피고 삶을 만족스럽게 살아가시도록 해드리고 싶다.

물론 애기들도 받아들여서 어른들과 애들이 함께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편이 서면 더 좋겠다. 사람에게 서로 의지하며 사는 마음만큼 큰 즐거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농장 안쪽으로 멋진 풍광에 평평한 공간이 있어서 그곳을 매입해서 거기에다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조현숙씨는 사이버대학에서 현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는 말아달라는 그 내외의 요청에 뜻이 읽혀져 고개가 숙여졌다.

필자도 지금껏 살아오면서 기분 좋은 이야기 중의 하나는 어렸을 때 돈이 있는 분들이 고아원을 차려서 오갈데 없는 아이들을 보살핀다는 소식을 접할때였다. 나라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개인이 스스로를 나누는 삶으로 헌신하는 모습은 내게는 로망이었다.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면 저렇게 살아야지 생각했었다.
그런 꿈을 꾸고 있으므로 구천동복분자에서 농장일꾼(놉)을 대하는 모습은 고용자와 일꾼의 관계를 넘어선다. 친정엄마 모시듯 어른들의 입맛과 마음과 기분, 몸의 상태를 최대한 배려하여 일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 벼룩벌레의 흔적이다. 벼룩벌레는 톡톡 튀는 녀석인데 흡착을 하게 되면 잎의 세포가 죽어 노랗게 변색이 된다. 잎의 광합성작용이 어려워지게되니 여러가지 지장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농장초기에는 이 녀석들이 어찌나 극심했는지 말도 못하지만 유기농7년차, 이제는 땅도 살고, 작물도 대응하고… 자연의 조절로 작물생산량에 지장이 없을만큼 자연스러운 범위내에서 서식하다가 소멸해간다. 생태계 조절능력이 살아있는 구천동복분자 농장의 가치가 새삼스럽다.

대덕산 정상이 우뚝 솟아 정면으로 보이는 집에서 여러 느낌들을 주고 받았다. 먹을거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현실의 부당한 유혹과는 타협하지 않는 단호함이 묻어나지만 소비자들,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지역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다감한 두 내외의 삶에서 구름속을 산책하는 행복함이 느껴졌고 생기찬 옹고집이 느껴졌다.

유기농 재배 넘 쉬워요

왜냐구요?
안할것 안하면 되고
벌레가 있음 벌레도 살고

복분자도 그냥 살아있을 만큼만 살아있음 되고
수확이 떨어지면 덜 수확하면 되고

잡초가 생기면
또 어린 어른들 놀이판 만들어 드려 김매면 되고

그저 들여다 보며
지켜보며 바라보며 기다리며…
굽이굽이 세풍에 맡겨놓으면 되지요

참쉽죠~~^^
욕심만 나한테서 30cm 떨어진 곳에 살며시 내려 놓으면 돼요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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