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마녀사냥 "참여연대 서한은 이적행위"
    2010년 06월 15일 09: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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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은 6·15 남북공동선언 열 돌이 되는 날이다. 10년 전 이날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만나 갈등과 적대의 반목을 끊고 남북화해와 통일의 길을 연 의미 뿐 아니라 더 이상의 남북관계는 냉전의 잔해가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줬던 날이었다. 10년이 지난 오늘은 어떤가. ‘천안함’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정부와 보수세력은 북한을 어떻게든 제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은 중간평가였던 지방선거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있는 반성과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15일자 아침신문을 보면 때아닌 시민단체 매카시 열풍에 혈안이다.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우리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의문을 담은 서한을 이사국들에 전달했다는 게 그 이유다. ‘물기둥’ ‘사상자의 상태’ ‘어뢰 잔해물의 상태’ 등 그동안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해 신뢰하기 힘들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조중동을 비롯한 신문들은 "참여연대는 어느 나라 국민인가"(조중동)라는 이분법적 편가르기식 표현을 일삼고,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중앙)는 이적행위라며 몰아세웠다. 특히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사람들(조중동) 촛불 광우병 주도 등 이력을 들춰내 색깔론 공세까지 이어갔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첫 연설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 국회처리’ ‘4대강 지속 추진’ ’40-50대 위주의 내각 개편’을 언급했다. 진정어린 반성과 국정전환을 내심 조금이라도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는 평가다. 국민과 권력자의 소통의 벽은 다시 닫히기 시작했다.

다음은 15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4대강 사업 계속 추진/청·내각 시스템 교체">
-국민일보 <세종시수정안 "국회서 결정"→폐기수순/4대강 "설득"→보완후 계속추진/청·내각 "젊게"→40·50대 대폭 기용>
-동아일보 <"세종시 국회서 표결을/청-내각 젊게 바꾸겠다">
-서울신문 <’40∼50대 청·내각’ 집권 2기 주역으로>
-세계일보 <청·내각 40∼50대 중용 ‘세대교체’>
-조선일보 <당정청 세대교체 시사>
-중앙일보 <세종시 STOP?/4대강은 GO!>
-한겨레 <뉴스분석 이대통령 방송연설서 확인된 현실인식/세종시 국회로 떠넘기고 4대강 강행불변>
-한국일보 <다도해 덮친 ‘쓰레기 쓰나미’>

이명박 대통령 반성은없고 4대강 밀어붙이기

경향신문은 3면 머리기사 <끄떡않는 ‘국정기조’…끄덕일 수 없는 "국정쇄신">에서 지방선거 참패 12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국정쇄신 요구에 대한 입장을 두고 "이 대통령이 밝힌 변화는 ‘효율성 제고’ 차원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경향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가치의 정체성, 비전에 입각한 국정기조는 확고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의 국정기조는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안보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응의 정당성도 강조했고 ‘본격적인 경제 회복기를 맞아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힘을 모으고자 한다’며 중도실용 노선을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내각개편은 세대교체와 효율화 차원서 추진, 세종시는 국회차원서 결정, 4대강 사업은 계속 추진 등을 밝힌 이 대통령 입장에 대해 경향신문은 "결국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잘못된 국정기조와 일방주의 국정운영이 아니라, 그 기조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실천하지 못한 데서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더불어 경기회복의 성과를 서민층까지 확산시키면 여론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경향 "이 대통령 인식 어리석어"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판단, 의지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경향은 이날 연설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이 담겨 있지 않고, 마지못해 의례적으로 하는 공허한 문장들의 반복이 눈에 띈다"며 "지난 국정 실패에 대한 자기 고백과 사과, 실천적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오히려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자화자찬으로 넘쳐났다"며 ‘나라가 지금 바른 길로 가고 있다’ ‘일자리가 늘었다’ ‘노사·교육 분야 선진화 개혁이 본 궤도에 진입했다’ 주장에 대해 "그에게 시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을 기대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인다. 게다가 개혁은 고통과 불편을 동반한다며 시민들을 불평 불만 분자 취급하기까지 했다"고 비난했다.

4대강 개발에 대해 경향은 "’의견 수렴’ 말고는 아무런 입장 변화가 없다"며 "이제 국론통일 수준에 이른 4대강 사업에 대해 대통령은 왜 강행 의사를 꺾지 않는지,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듣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은 왜 하는지 모를 일"이라고 개탄했다.

한겨레 "민심과 동떨어진 MB 연설…MB 변하게 하려면 갈 길 멀어"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뉴스분석 이대통령 방송연설서 확인된 현실인식/세종시 국회로 떠넘기고 4대강 강행불변>에서 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한나라당에서조차 ‘쇄신의 흐름을 일정하게 반영했지만 민심의 요구에 비해 불완전하다'(소장파 의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 대통령의 연설은 ‘6·2 민심’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한나라당 초재선 의원들이 여권 인적 쇄신을 요구해온 데 대해 ‘모두가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내 탓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훈계한 것도 자성하는 모습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선거가 끝난 뒤 오랫동안 계속된 이 대통령의 침묵의 시간도 결국 성찰과 반성의 시간은 아니었던 셈"이라며 "이 대통령을 변하게 하려면 앞으로도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준 연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중동 등, 참여연대 천안함 의혹 안보리 서한에 ‘신매카시’ 마녀사냥

조중동을 중심으로 신문들은 참여연대가 지난 11일 천안함 이사국 대표들에게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의문을 영문으로 번역, 전달한 것에 대해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마녀사냥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1면 <"한국의 천안함 조사 의혹 많아" 안보리에 서한 파문/"참여연대, 어느나라 국민인가">에 이어 아예 3면 한 면을 털어 <"팔레스타인 시민단체가 이스라엘측 폭격 변호하는 꼴"/유엔 외교관들 "상식 밖…한국 왜 이러나"> <확실한 물증과 과학적 해명은 외면/괴담 모아놓은 ‘의혹 종합세트’ 수준> 등의 기사로 채웠다.

특히 3면 <80년대 학생운동 출신들이 장악…이념에 치우치며 촛불시위 등 주도>에서 "이번 안보리 서한을 주도한 인물은 이태호(42) 협동사무처장"이라며 "이씨는 김기식씨가 해외 유학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며 생긴 공백을 김민영(43) 사무처장과 함께 채우며 참여연대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씨와 김씨는 모두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0년대 중후반 총학생회 간부를 지냈다"며 "이들이 활동했던 시절의 서울대 총학생회 주류는 주사파(主思派)들이 차지하고 있었다"고 이들에게 색깔까지 얹혔다.

조선은 사설에서도 참여연대에 대해 "한심한 사람들"이라며 "이념이 어떻다 하기 이전에 수준 미달"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조선은 "군함이 무엇인지 잠수정이 무엇인지 어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인 NGO가 조사단 결론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들에게 할 말이라곤 ‘당신 자신을 알라’는 것밖에 없다"며 "참여연대는 이번 일로 해서 도덕성과 함께 전문성에서도 낙제점을 받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조선 "참여연대 낙제점" 중앙 "국보법 위반소지…자해적 이적행위" 동아 "찬물"

중앙일보도 1면 <"참여연대, 어느 나라 국민인가">에 이어 2면 <"참여연대, 국민 등에 칼 꽂아">와 <참여연대는 운동권 출신 많아…좌편향 평가> 등을 통해 "80년대와 90년대의 학생 운동권 출신이 실무진으로 다수 포진하고 진보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보수단체로부터 ‘좌편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구성원들의 운동권 이력을 들춰냈다.

특히 중앙은 3면 <보안법·명예훼손 적용 가능성>에서 아예 법적 처벌까지 몰아갔다. 중앙은 "현재 참연대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혐의로는 국보법 위반과 형법상 명예훼손이 꼽히고 있다"며 "북측의 지령을 받았거나 공조를 통해 서한을 발송한 증거가 드러난다면 국보법 적용 대상이 되지만 그런 정황이 없더라도 북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였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이적행위에 해당해 국보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 사설에는 아예 이적행위, 자해적이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중앙은 참여연대 서한에 대해 "자해적 내용"이라며 "참으로 어이가 없다, 그렇잖아도 북한이 적반하장으로 어깃장을 놓고, 우리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위해 총력 외교를 펴는 마당에 이 무슨 이적 행위인가"라고 비난했다.

동아일보도 1면 <참여연대, 안보리에 ‘천안함 조사 의문’ 서한 파문/유엔 외교전에 남시민단체가 ‘찬물’>에 이어 5면 머리기사 <외교가 "북도 아닌 한국단체가 왜 이러나"> 등 한 개면을 참여연대 서한 비난으로 채웠다.

동아는 사설에서도 "참여연대 리포트는 인터넷 나도는 음모론을 짜깁기하다시피 한 내용"이라며 "국제적 전문조사 인력이 34일간 과학적 객관적 조사를 했고, 50개가 넘는 나라에서 신뢰를 보낸 결과를 인터넷 괴담을 근거로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는 "대북 유엔제제를 위해 정부가 외교 총력전을 시기에 한국 시민단체가 북한을 편드는 것은 이적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참여연대는 북의 ‘천안함 선동’ 총대를 메고 이제 국가안보를 해치는 활동에 매진할 작정인가"라고 주장했다.

군 인사 돌려막기…합참의장 감사원에 반발?

정부가 14일 천안함 사태를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상의 합동참모의장(육사 30기) 후임으로 한민구 육군 참모총장(57·육사 31기)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육군 참모총장에는 황의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57·육사 31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정승조 제1야전군사령관(55·육사 32기) 등이 각각 내정됐다. 후임 1군사령관에는 박정이 합참 전력발전본부장(58·육사 32기)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임명하기로 했다.

경향신문은 2면 <군 쇄신인사 결국 ‘돌려막기’>에서 "당초 이번 대장 인사는 군내 분위기 쇄신을 위한 대폭 물갈이나 전문성을 고려한 임명이 예상됐으나 일부 대장 보직을 채우는 ‘돌려막기’ 인사로 귀결됐다는 평가"라며 "현역대장 8명 가운데 절반이 교체됐지만 실상은 전역하는 합참의장직을 기준으로 군 수뇌부가 한 자리씩 자리를 이동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민구 내정자를 두고 경향은 "주로 육군본부와 국방부 정책 부서에서 근무한 정책통"이라면서도 "그러나 합참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황의돈 총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경향은 "합참에서 전략정보과장과 정보본부 정보융합처장, 작전본부 작전기획부장, 국방정보본부장 등을 역임해 합참 근무경력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합참의장으로 임명되지 않은 데 대해 군 내부에서는 재산신고액이 25억7822만7000원으로 군 인사 중 두번째로 많기 때문에 청문회 대상이 아닌 자리에 임명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박정이 1군사령관 내정자는 천안함 사건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사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북한의 어뢰 추진기를 수거한 공로 등이 인사에 반영됐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도 <4면 군인사 해법은 대장 돌려막기>에서 "대장 인사가 발표되자 군 안팎에서는 대장 자리 하나를 채우는 돌려막기로 끝났다는 분위기"라며 "대장을 비롯한 군단장급 인사가 최소한으로 이뤄질 수 있는 최고의 수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겨레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기사 사과

한겨레는 지난 11일자 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표현이 보도된데 대해 15일자 1면에 편집국장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에서 "지난 11일치 33면에 보도된 이 토론의 전반적인 취지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인사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뛰어넘는 비전과 힘을 보여줘야 하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토론 내용을 전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이 기사와 제목에 여과없이 그대로 보도됐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당사자는 ‘핍박받던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던 것’이라고 하나 그런 표현을 신문에서 정리하고 편집할 때는 좀더 신중하게 처리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그 표현을 그대로 제목으로 실었고, 이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불쾌감을 전달해 왔다. 저희의 불찰"이라고 시인했다. 한겨레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노 전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과 독자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편집국을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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