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갑, 최고위 불출마 선언
        2010년 06월 14일 12: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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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대표(사진=정상근 기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최고위원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강 대표는 이미 지난 11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강기갑 대표는 이번 3기 최고위원회에 이어 다가올 4기 최고위원회에서도 강력한 대표 후보로 꼽혔다. 지난 2008년 분당으로 어려움에 빠진 민주노동당을 정상화시켰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기초단체장 3석 등 역대 최대 성적을 냈다. 선거연대로 당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으나 당내 강기갑 대표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다.

    그러나 이날 강 대표는 “2년 전 진보정치와 서민을 대변하여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온 열정으로 몸을 던져 일하겠다는 일념으로 민주노동당 대표직을 시작했고, 2년이 지난 오늘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다음 총선 준비 위해

    강 대표 불출마 선언의 주요 배경은 ‘차기 총선 준비’ 때문으로 보인다. 사천에서 이방호 한나라당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며 당선된 강 대표는 직후 민주노동당의 당 대표로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강 대표는 11일 확대간부회의에서도 “평의원으로 상임위 활동, 지역구 관리, 또 내가 방향을 잡아나가고자 하는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불출마 배경으로 거론했다.

    강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에서도 “사천의 시민들이 기적적으로 나를 당선시켜주었지만 그동안 광우병 쇠고기 등 중앙정치에 신경을 쓰다보니 사천의 서민을 챙기지 못했다”며 “지역에서는 ‘뽑아주었더니 내려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지역주민들을 자주 찾아 뵙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정희’라는 대중적 정치인의 성장은 사실상 홀로 얼굴마담 역할을 해와야만 했던 강기갑 대표에게 또 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누구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강 대표는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 의원을 암시했다.

    또한 강 대표가 재직하면서 민주노동당의 전투적 이미지가 고착화 되었다는 본인의 판단도 불출마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청와대 거수기 노릇을 하기 위해 소수정당을 짓밟는 여당의 행패에 맞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내 행동이 당의 과격성, 폭력성, 경직성으로 국민께 각인된 점은 내게 늘 털어내야 할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로서 차기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정희 의원이 급부상한 상황이다. 이 의원 역시 “당과 국민들이 필요하다면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의원이 민주노동당 대표에 당선이 된다면 40대 초반의 여성 정당대표가 탄생하는 셈이다.

    40대 초반 여성 대표 탄생되나

    현재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사람은 김성진 전 최고위원, 장원섭 전 광주시당 위원장, 송재영 민생본부장, 우위영 대변인, 정형주 2010선거 기획단장 등이다. 관심을 모았던 이수호 최고위원과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 민병렬 부산시당 위원장 등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의 후보자 등록은 15일 오후 6시까지다.

    한편 강기갑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모든 일에 온 몸과 마음과 정성을 바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왔다”며 “때로 경직되고 과격하고 투쟁에 매몰된다고 비판받았지만 노동자, 농어민, 중소상공인, 소외계층 등 서민을 대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보여준 민심의 역동성과 위대함에 대한 믿음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민주노동당은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께 다가가야 함을 느낀다”며 “민주노동당은 진정성을 넘어서는 더 큰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진보정치대통합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야당을 찾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도약, 국민을 설레게 하는 정치를 당의 새 지도부가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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