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컨센서스'를 공격하다
    By 나난
        2010년 06월 12일 12: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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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지난 1997년, IMF는 한국에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요하면서 심각한 경기하강 상황에서 긴축정책을 강요했다. 한국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도 채권자 IMF는 같은 정책을 처방했다.

    이들의 방침은 20년 넘게 IMF가 강조해온 ‘워싱턴 합의(Washington consensus)’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문제의식을 지닌 사회과학자들이 2000년, 워싱턴에서 IPD(Initiative for Policy Dialogue)라는 단체를 구성하고 이 워싱턴 합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단의 경제학』(스티글리츠, 시대의 창, 18,000원)은 IPD에 속한 거시경제위원회와 자본시장자유화위원회의 연구결과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도 워싱턴 합의, 즉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한다.

    자본시장자유화위원회 공동 위원장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와 조지프 스티글리츠, 거시경제위원회 공동 위원장 리카르도 프렌치데이비스와 디팍 나이야, IPD 사무국장 샤리 슈피겔이 함께 썼다. 세계적인 석학인 이들은 스스로를 ‘이단(비정통파)’이라고 일컫는다.

    이들은 IMF를 비롯한 국제 금융기구들이 개발도상국에 강요한 정책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위기를 일으키고,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고 주장하며 국제 금융기구는 개발도상국에 자문을 제공하면서 개발도상국이 어떤 정책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 정책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비판한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들 사이나 지역 간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이런 차이를 IMF는 정책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결국 각 국가의 특성을 무시한 ‘만병통치약’같은 진단으로 IMF를 거친 국가들의 경제건전성을 담보하지도 못한다.

    이 책은 거시경제 정책과 자유화 정책을 수립할 때 개발도상국의 구체적인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안을 제시한다. 거시경제 정책의 논점과 목표를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하며 거시경제 모형을 분석했고, 보수파, 케인스학파, 비정통파가 안정 및 자본시장 자유화 정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살펴보았다.

    어떤 한 가지 방법이 모두에게 최선이라면 국내외 전문가와 관료들이 경제 정책을 수립하도록 내버려두어도 될 것이다. 하지만 대안은 언제나 존재하며 어떤 정책이든 장단점이 있다. 선택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전문가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문제는 이번에도 역시 민주주의다. 이 책의 목적은 대안을 설계하고, 그 대안과 대안이 이루어질 제도 틀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 * *

    작가 소개

    조지프 스티글리츠 Joseph E. Stiglitz –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이자 IPD 의장으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사무차장이다.

    샤리 슈피겔 Shari Spiegel – IPD 사무국장이다.

    리카르도 프렌치데이비스 Ricardo Ffrench-Davis – 라틴아메리카 · 카리브 해 지역 경제위원회 수석 자문으로 칠레대학교 경제학 교수다.

    디팍 나이야 Deepak Nayyar – 델리대학교 부총장이다.

    역자 – 노승영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 단체에서 일했다.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고 생각한다.

    옮긴 책으로 《페이퍼 머니》, 《머니 게임》(이상 W미디어), 《일》(이매진), 《잘되는 자녀는 아버지가 다르다》(아가페), 《그린베이비》(한울림), 《트로츠키》, 《마오쩌둥》(이상 프레시안북), 《게놈의 기적》(추수밭), 《권력의 포르노그래피》, 《컨슈머 키드》(이상 책보세), 《흙을 살리는 자연의 위대한 생명들》(상상의숲), 《정서란 무엇인가?》(아카넷), 《숏북》(양문)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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