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보선, 야권 자리 나누기 방정식은?
        2010년 07월 02일 09: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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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 재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반MB연대’에 대한 대중적 호응을 확인한 야권은 연대연합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고, 전국적 관심 지역이 된 은평을의 경우 진보성향의 교수 등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금민 사회당 후보를 중심으로 진보대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은평을을 어찌할까?

    특히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가 탄생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내가 지금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며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은평을은 재보궐선거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위원장의 복귀전이 ‘MB심판’의 명분을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재보궐선거를 반MB연대를 기조로 치른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한 바 있으며 당의 간판인 이정희 의원은 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함께 반한나라당 전선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국민참여당 최고위원회는 1일 성명서를 통해 “재보궐선거 8곳에 대한 야권연대 일괄타결”을 제안했다. 참여당은 “중앙당이 책임을 다하지 않고 개별 지역이나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맡겨 놓으면 제대로 된 야권 연대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이렇게 되면 특정 정당이 후보를 독식하거나 연대 효과가 별로 없는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참여당은 “정당 지지율 고려해 지역을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며 “지방선거 각 당 지지율을 근거로 연대할 가능성이 높은 3개 정당(민주, 민노, 참여)이 8곳을 배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참여당 주장에 따르면 이 경우 민주당이 5~6곳, 민주노동당이 1곳, 국민참여당이 1곳이다.

    여기에 참여당 양순필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진보신당 역시 이번 야권연대에는 참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당도 “민주당보다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더 많은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민노-참여당 등이 먼저 연대하고 민주당과 연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도 참여하기 바란다

    참여당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상 은평을을 참여당에 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참여당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이 지역에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만을 참여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평을이 ‘MB정권 심판’이라는 정치적으로 강한 상징성을 띄고 서울에서 치러지는 유일한 선거구인 만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이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오, 이상규, 천호선, 금민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야권연대에 대한 것은 구체적으로 테이블을 만든 후 차근차근 논의해가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내심 출마가 유력한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이 지난 지방선거과정에서 야권연대에 헌신했던 점을 거론하며 “이 위원장으로 반MB연대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이상규 위원장의 ‘몸값’을 높이면서 야권 일괄협상을 통해 타 지역에서 민주당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당 내에서는 이 위원장을 은평을에서 충분히 야권대표로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 후보군에 비해 이상규 위원장의 인지도가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새로운 인물을 전략공천하지 않는 이상 이 위원장으로 단일화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천호선 참여당 후보도 인지도가 있지만 야권연대에 대한 헌신성을 따져보면 이 위원장으로 단일화 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말대로 현재 민주당은 은평을 공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었으나 은평을 후보공천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일각에서 거론되었던 김근태, 손학규 당 고문의 전략공천은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부인사 영입도 ‘김제동 카드’까지 거론될 만큼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장상·윤덕홍 최고위원, 이계안 전 의원, 고연호 지역위원장, 송미화 전 시의원 등 후보들이 난립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은평을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연일 민주당에게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에서도 박지원 원내대표는 2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은평을에는)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미 지난 25일 “재·보선 8곳 전체를 놓고 중앙당이 나서 특정 지역을 주고받는 협상은 벌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갑갑한 진보신당

    문제는 진보신당이다. 노회찬 대표가 직접 “은평을 지역에 후보를 내야 한다”고 밝혔지만 후보 발굴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후보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고 당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심상정 전 대표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 평가와 당의 진로논쟁의 중심축에 서 있는 심 전 대표의 운신의 폭은 좁다. 심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재보궐선거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진보신당은 현재 이번 지방선거과정에서 벌어진 야권연대에 대한 평가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재보궐선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정리가 안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측에서는 반MB연대에 대한 압박이, 또 다른 축에서는 금민 후보로의 진보대연합 압력이 가해지는 것이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지난 5+4에서 가치와 정책이 배제된 나눠먹기식 야권연대의 한계를 진보신당이 지적한 바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야권연대에 대해 평가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정하기가 매우 모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보궐선거가 2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식후보등록일이 13~14일로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은평을을 중심으로 재보궐선거 야권연대 논의는 점차 깊어져 갈 것으로 보인다. 자당후보로의 후보단일화라는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야권이 2012년 총선 전 치러지는 또 한 번의 모의고사에서 어떤 답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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