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먹던 음식 찌거기 먹고 살지"
        2010년 06월 09일 08: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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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씨가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진보는 뭘 먹고 사느냐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6.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특유의 시니컬한 어법으로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진보는 뭘 먹고 사느냐’는 기사를 보고 쓴 이 글에서 그는 "테이블 밑에서 민주당이 흘리는 음식 찌끄래기 먹으며 살아야지요"라며 야권 연대를 조소했고, 진보신당에 대해서는 "찌꺼기 안 받아먹겠다고 했다가, 밥은 커녕 부지깽이로 뭇매나 맞는 상황"이라며 자조했다.

    그는 또 "강철이라고 생각했던 심상정, 노회찬마저 지친 것을 보니 이제 이 사회 진보의 동력도 다 떨어진 것 같고… 그토록 열성적이고 헌신적인 당원들도 이제는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것 같고…"라며 "그들에게 이제는 그 쓸 데 없는 사명감에서 해방되어 그냥 다른 데 가서 자기하고픈 일 하며 맘껏 재능을 발휘하면서 살라고 하고 싶"다고 말해 선거 결과와 이후 논의들에 대해 진한 회한을 풀어냈다.

    다음은 블로그 글 전문

                                                      * * *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를 보고…

    "진보는 뭘 먹고 사느냐?"

    물론 테이블 밑에서 민주당이 흘리는 음식 찌끄래기 먹으며 살아야지요. 진보 키우는 데에 무슨 돈이 들겠어요? 민주노동당은 영혼을 홀딱 빼주고 얻은 구청장 자리에 크게 만족하는 것 같고, 국민참여당이야 어차피 민주당 분점이니 좀 내줘도 그게 그거고…

    진보신당은 찌꺼기 안 받아먹겠다고 했다가 밥은 커녕 부지깽이로 뭇매나 맞고 있는 상황이고… 민노당이나 참여당은 언젠가 자기들이 테이블에 앉으려고 했다가는 같은 꼴이 될 거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고…. 한국노총은 한나라당 지지하고, 민주노총은 민주당을 위해 단일화 압박이나 하고 앉았고… 노조마저 상태가 이 지경이니 진보가 별 볼 일 있을 수 없고…

    이른바 ‘진보대연합’을 하면 뭐가 달라질 거라구요? 그건 민주당 애들을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단일화가 언제 이른바 ‘국민’의 염원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던가요? 지금 노회찬, 심상정이 당하는 꼴 똑똑히 보며, 예습해 두세요. 그게 2년 뒤 당신들의 꼬라지가 될 테니까요.

    그게 싫으면 지금 민노당이 하는 것처럼 하든지…. "민주당 만세!" 외치는 사이에 자기는 비정규직이 되고, 자기 자식은 알바가 되고, 자기 가게는 대형마트에 밀려 나고… 그러다가 열 받으면 다음 대선에서 경제나 성장하라고 삼명박을 부르면 되고, 그 자가 건방지면 지방선거로 "역사적 의미"씩이나 창조하면 되고… 그런데 난 앞이 안 보이네요.

    강철이라고 생각했던 심상정, 노회찬마저 지친 것을 보니 이제 이 사회 진보의 동력도 다 떨어진 것 같고… 그토록 열성적이고 헌신적인 당원들도 이제는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것 같고… 그 유능하고 헌신적인 사람들, 맘대로 활개 칠 판도 깔아주지 못하는 신세.

    그들에게 이제는 그 쓸 데 없는 사명감에서 해방되어 그냥 다른 데 가서 자기 하고픈 일 하며 맘껏 재능을 발휘하면서 살라고 하고 싶고… 이명박을 까다가 잘리기나 하고. 유시민 찍어주고도 욕이나 먹는 나는, 누구 말대로, 그냥 다 잊어버리고 필리핀에 가서 뱅기나 타야할까 봐요. 당신들의 천국에서 행복하게들 사세요.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니, 때가 되면 연락하세요. 하지만 번거롭지는 않을 거예요. 어차피 그 ‘때’는 영원히 오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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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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