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속 95명, 손배 150억, 사망 7명
    부상 290, 중상 70, 자살기도 2명
    By 나난
        2010년 06월 08일 05: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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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여름, 평택을 뜨겁게 달궜던 쌍용차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2009년 5월 22일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에 공장 점거 파업에 들어갔던 노동자들이 8일, 어렵사리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회사와 경찰의 폭력에 대한 기억을 토해내고, 이들과의 싸움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다. 현재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과 가족 등을 포함해 95명이 구속됐으며, 150억 원이 넘는 손해배상 가압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테이저건을 쏘았던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쌍용차지부와 쌍용차비정규지회가 8일 “노동자를 무참히 짓밟고 구타했던 정권과 자본을, 반인권 반인도적 행위를 자행했던 사측과 경찰에 대해 고소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기자회견(사진=이은영 기자)

    77일간의 옥쇄파업 기간 동안 쌍용차 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 등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4월엔 한 노동자의 아내가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던졌으며, 지난 달 4일엔 분사된 시설팀 노동자가 “높은 노동강도와 스트레스로 고통 받던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모두 9명이 쌍용차 사태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후유증 심각

    파업이 끝난 후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도 2명의 노동자가 “강압수사”와 “후유증”을 이유로 자살을 기도했다. 여기에 옥쇄파업을 이유로 625명의 쌍용차 노동자 및 연대 단체 관계자들이 연행됐으며, 95명이 구속됐다. 집행유예만도 14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쌍용차지부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상은 변호사는 “정확한 집계가 필요하지만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수는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쇄파업 기간 동안 진행된 회사 또는 경찰에 의한 폭력 행위도 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경찰의 공장 진압 과정에서 자행된 폭력 행위로 부상자만도 290여 명에 달하며, 현재 골절 등 중상자 포함 70여 명이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직원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가슴이 골절되는 가하면 뇌진탕, 뇌손상, 집단 구타에 머리가 찢겼다. 그리고 지난해 8월 5일 용역업체 직원들은 공장 밖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와 연대 단체의 천막을 침탈하는 과정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공장 밖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자도, 무급휴직자도, 산자도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그리고 “목숨을 앗아가는 정신적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투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경찰과 사측에 고소 고발

    이에 이들은 경찰과 회사를 상대로 폭력행위에 대한 고소 고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5일 당시 쌍용차 공장 내 조립공장 옥상에서 이뤄진 진압작전 폭력을 행사한 경기지방경찰청과 지난해 6월 26일 공장 진입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을 앞세워 조합원에 쇠파이프 등을 휘두른 회사가 대상이다.

    김 변호사는 “경찰 진압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이 옥상에 진입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저항을 포기한 채 도장공장을 향해 퇴각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경찰은 저항하지 않는 조합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집단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진압과정에서 경찰은 조합원들에게 뇌진탕 및 다발성 좌상, 두피부좌상, 경추염좌, 늑골 골절 등을 입혔다. 이에 김 아무개 조합원 등 8명이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을 상대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로 한 것이다.

    또 지난해 6월 26일, 회사와 용역업체 직원이 본관 건물을 침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과 관련된 피해상황에 대해서도 황인석 쌍용차지부장 등은 쌍용자동차 중간관리직 20명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노조는 “용역업체 직원 및 회사 측 직원들 개인의 사적인 행위가 아니라 사측의 공장 진입 지침에 따라 사전에 조직적으로 준비된 행위”라고 보고 이 때문에 “회사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9일, 1주년 투쟁결의대회

    당시 조합원 이상복 씨는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을, 이상민 씨는 팔 어깨 타박상을, 김종연 씨는 안면부 잇몸 상하 치아골절, 권승일 씨는 손목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김 변호사는 “공장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부당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95명의 쌍용차지부 간부와 조합원이 구속됐다”며 “하지만 이 중 회사가 고소해 구속된 수는 20여 명으로 70여 명이 평택경찰서와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의 인지수사로 구속된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회사와 경찰은 수많은 노동자를 죽이고, 폭력을 행사했음에도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며 “이들의 폭력 행사에 대한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 우리의 생존권, 우리의 공장을 다시 찾기 위한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오는 9일 ‘공장점거파업 1주년’ 기념 투쟁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다시 투쟁에 나선다. 그들은 공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복직과 둘로 쪼개진 노조의 민주노조 사수와, 각종 법률 투쟁 승리를 위해 “다시 공장으로”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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