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도 4대강 반대, 청와대는 버티기
    2010년 06월 07일 09: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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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건 소식이 홍수처럼 쏟아졌던 주요 아침 신문 지면에 ‘천안함 얘기’가 사라지고 있다. 지방선거 전과 후의 달라진 풍경이다. 천안함 장병 희생을 누군가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는다면 언론도 비판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지방선거는 언론 관측을 뒤엎고 여당의 참패로 끝이 났다. 여당은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정풍 운동’이 일고 있다. 야당은 내각 총사퇴와 4대강 사업 궤도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방선거는 정권 중간평가 의미가 담길 수밖에 없다. 민심의 큰 줄기가 확인됐다면 대통령은 이를 국정운영에 반영하는 게 순서이다. 이를 거부하면 ‘조기 레임덕’을 자초할 수 있다. 청와대는 일단 ‘버티기’에 무게를 싣고 있다. 보수신문 쪽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다음은 7일자 전국단위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기사다.

경향신문 <"모든 병원비를 건보 하나로">
국민일보 <당·청, 인적쇄신 놓고 갈등>
동아일보 <여도 야도 세대교체 거센 목소리>
서울신문 <세종시·4대강·천안함 ‘속도 줄이기’>
세계일보 <한나라 초선들 "이대론 안돼" 당정청 정풍수준 쇄신 촉구>
조선일보 <중 반발에 대북조치 수위조절>
중앙일보 <김정남, 프랑스 망명설 묻자 "제가 왜 가요">
한겨레 <청와대, 4대강 ‘가던 길 간다’>
한국일보 <MB, 세종시·4대강 큰 틀 유지>

여당 내부, 벌써부터 대선패배 걱정

   
  ▲ 한겨레 6월7일자 5면.

   
  ▲ 동아일보 6월7일자 3면.

동아일보와 한겨레의 6월7일자 지면에는 중요한 단어가 기사 제목에 반영됐다.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한나라당 정당 지지율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는 유력한 대권주자를 보유한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지방선거 결과는 냉정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나라당 대선 패배 이야기는 다른 곳이 아닌 한나라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는 7일자 3면에 <전대 앞둔 여야 “새인물-변화 없인 2012년 필패” 위기감>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는 5면 <‘총선·대선도 패할라’…청와대 변화 강력촉구>라는 기사에서 “수도권과 강원 지역 한나라당 초선의원 23명은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어 ‘정풍운동’ 수준의 당정청 쇄신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지방선거 민심을 확인한 이후 긴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심의 뜻을 거스르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직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한국일보, 4대강 사업 변화 요구

   
  ▲ 조선일보 6월7일자 사설.

   
  ▲ 한국일보 6월7일자 사설.

세계일보는 3면 <"여권 변화의 핵심은 바로 청와대" 직격탄>이라는 기사에서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반란’은 여권 쇄신을 이끌어 낼 것인가. 그들의 비판과 촉구대로 한나라당은 세대교체로 젊은 세대에도 ‘어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고, 청와대는 떠나간 민심을 되돌릴 인적 쇄신을 추진할 것인가. 일단 ‘정풍 운동’의 물꼬는 트였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지방선거에서 민심 역풍을 맞은 4대강 사업의 궤도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4대강 사업, 정부와 야권의 타협 절실하다>라는 사설에서 “지금 4대강 사업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임기 안에 준공식을 갖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고, 대운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지금 중단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4대강, 영산강 먼저 강다운 강 만드는 게 열쇠다>라는 사설에서 “여당이 6.2 지방선거에서 이렇게 무너진 것은 정부가 우격다짐 식으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데 대한 민심의 반발도 작용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4대강 사업의 활로는) 하천 정비가 가장 시급하고 지역민의 호응도 받고 있는 영산강을 골라 정부가 생각하는 4대강 정비의 모델을 현실로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정부는 4대강 가운데 먼저 영산강을 골라 시멘트 사용을 최소화하고, 구불구불 유장하게 흐르는 강의 원모습을 유지시키고 곳곳에 백사장 습지가 복원되고 강변엔 갈대 부들 같은 수변 식생이 자라고 강물 속에 지금보다 몇 배 더 많고 더 다양한 물고기와 생물이 사는 풍요로운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와대 버티기, 4대강 밀어붙이기

   
  ▲ 경향신문 6월7일자 4면.

그러나 청와대는 지방선거 민심을 국정에 반영하기보다는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겨레는 1면 <청와대, 4개강 ‘가던 길 간다’>라는 기사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4대강 사업 등과 관련해 ‘한번 입장을 정하면 꾸준히 가야 한다. 일 생겼다고 호들갑 떨고 우르르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겠지만,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 등 주요 국정과제의 기조 변화는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청와대와 내각의 대대적인 개편 역시 일단 보류됐다.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운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도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경향신문은 4면 <‘인적쇄신’ 선긋고 ‘4대강 소신’ 밀어붙일 태세>라는 기사에서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를 이명박 정부의 국정에 대한 중간평가, 정권심판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고 공천 문제나 보수 후보 분열 같은 정치공학적 구도의 문제로 치부하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국정기조 이어가면 7·28 재보선도 고전"

   
  ▲ 한국일보 6월7일자 3면.

한국일보는 3면 <"섣부른 인적 쇄신·국정변화는 역효과" 선긋기>라는 기사에서 “이 대통령은 역풍을 잠재우고 정국을 리득하기 위해 ‘친서민 중도 실용’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이 대통령이 현재의 국정 기조를 이어갈 경우 야당에 밀리면서 7·28 재보선에서도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집권당이 나서라>라는 사설에서 "대통령은 국정방향을 바꾸거나 세종시 수정·4대강 개발 등 문제 정책을 포기하거나,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운명을 걸고 집권당의 책임감을 갖고 집권세력이 민의를 대변해야 한다는 역사적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정풍 운동을 전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주요 국정과제 궤도수정을 경계하고 있다. 인적쇄신 등 국정쇄신 요구 역시 이를 받아들이면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선거에서 참패한 여당이 선거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지 않은 경우 상황은 간단치 않다.

김대중 고문 "민심은 토목사업투성이 MB정책에 NO선언"

   
  ▲ 조선일보 6월7일자 34면.

서울신문은 <당·정·청, 쇄신 실기(失機)하면 실효(失效)한다>라는 사설에서 “자칫 시기를 놓쳐 뒤늦게 인적 개편을 단행할 경우 위기를 더 키울 수도 있다. 이는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레임덕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대중 고문은 조선일보 34면 <임기 2년반짜리 ‘여소야대’ 대통령>이라는 칼럼에서 “민심이 소통 부재의 MB정치와 토목사업투성이인 MB정책에 NO를 선언했는데 MB는 고장 난 레코드처럼 ‘경제’만을 되뇌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고문은 “(국민은 야권의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그는 국민의 뜻을 잃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이 시국을 어떻게 보고 있고 이 나라를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그가 단행할 정부와 한나라당의 인사 쇄신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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