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직불금 300억원 확보하겠다"
    2010년 06월 05일 03: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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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오은미 전북도의원은 지난 2006년 비례대표로 전북도의회에 입성했다. 이후 민주당 일색의 지방의회에서 거의 유일한 ‘야당의원’으로 역할을 해오며 이번에 재선된 김한주 도지사와 맞서 싸워온 그는 지난해 논밭직불금 문제를 둘러싸고 목숨을 건 단식까지 벌이기도 했다.

도의회 재입성 성공

이후 생에 처음으로 맞이한 2010년 지방선거, 그는 순창에 출마해 민주당 후보 등 3명의 경쟁자들을 뚫고 도의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농민회 출신으로 농민들을 위해 헌신했던 그의 자세를 유권자들이 높게 평가한 것이다.

오 의원은 “농촌이 내몰릴 대로 내몰린 상태에서 농민들이 ‘우리를 대표해 일해 줄 사람이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졌고, 내 의정활동을 기억하고 찍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오 의원은 선거를 승리로 이끈 그만의 선거운동 방식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 ‘재선의원’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당선소감을 말씀 해 주신다면?

   
  ▲사진=오은미 의원 블로그 

= 선거운동 기간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열심히 의정활동으로 보답하는 길 밖에 없을 것 같아요.

– 민주당 텃밭의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그것도 여성 후보가, 1등만이 당선될 수 있는 광역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셨습니다. 당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 제가 활동한 순창 농민회 역사가 20년이 넘었어요, 그동안 농민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 수많은 분들이 자기 삶을 던져 농촌을 위해 사셨죠, 그러다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그 와중에 많은 전성기도 있었고 아쉬운 시간도 있었지요.

이제 농민회는 운영도 힘들어졌고 패배감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선거를 통해 그렇게 감춰져 있던 저력들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되네요. 농민회의 역량이 모아졌고, 우리 운동의 내부가 힘들고 지쳐 있었는데 저의 지난 의정활동이 농민들에게 대안으로 보여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농촌이 내몰릴 대로 내몰린 상태여서 더 이상 이대로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어요. 쌀값문제나 농가 부채문제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이대로 안 된다는 절박감은 “우리를 대표해 제대로 일해 줄 사람이 누구인가?”란 질문으로 이어졌고 제 의정활동, 특히 지난해 직불금 문제로 단식한 것을 기억하시면서 이번에 선택을 해 준 것 같아요.

"도의원 2명, 새끼치기 성공"

–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오히려 주민들이 피곤해 하잖아요?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의원님만의 방법이 있었나요?

= 주민들은 선거운동 그리고 정치에 대해 환멸하고 기피하는 현상이 있어요, 특히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이다 보니 수많은 후보들이 나오고, 또 그들이 유세를 하게 되면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남을 비방하고 헐뜯고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 일반적인 선거운동이지요.

우리는 적당한 연설, 그리고 잔잔하게 서민들이 삶 속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아프고 서럽고 고통스러운 것들을 노래를 통해 표현했어요. (-후보님이 직접이요?) 네, 제가 직접 불렀어요. 우리가 불렀던 노래들에 메시지를 담아 불렀어요

그것을 통해 감성을 자극했고, 맘에 와닿는 의정활동을 기억하고 계신 농민들께서는 정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여 주셨어요, 그러다보니 정말 주민분들이 제게 마음을 주셨어요. 우리는 남을 비방하지도 않고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노래했지요. 그런 걸 유권자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많이 마음을 주셨어요.

– 지난 의정활동이 유독 어려우셨습니다. 특히 민주당 일색의 전라북도에 혼자 의정활동 하기가 어려우셨을텐데, 이번에 ‘동지’가 생기셨어요, 민주노동당 이현주 전북도의회 비례의원이지요.

= 하하, 뭐랄까요? 종자가 하나였는데 새끼를 쳤다고 해야 하나? 정말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리틀MB, 김완주 도지사와 또 맞설 것"

– 반가운 사람도 들어왔지만, 다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다시 들어왔어요, 지난해 의원님과 밭 직불금 문제로 크게 부딪혔던 민주당 김완주 도지사가 당선됐습니다. 2라운드 준비는 하고 계신가요?

= 네, 그렇게 되었어요. 이명박과 아주 비슷한, 공공연하게 ‘리틀MB’라고 불리는 사람이죠. 오로지 기업밖에 모르고 전라북도의 모든 경제를 그런 방향으로 풀어가려고 하는데, 사실 전북은 농도이기 때문에 농업을 기반으로 한 생명산업으로 발전전략을 가져가야 해요.

   
  ▲선거유세 중인 오은미 의원.(사진=오은미 의원 블로그) 

지사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마인드가 어디 가겠어요? 이번에 제 공약 중 핵심이 논밭직불금으로 도비 300억원을 확보하는 것이에요. 주민들은 이것을 성사시키라고 저를 뽑아 준 것이지요. 아마 도지사는 농민들의 이같은 요구를 간과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저뿐만 아니라 논밭직불금 관련해서는 많은 후보들이 똑같은 공약을 내걸었어요. 군수도, 도의원 후보도. 그게 농촌에서 다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다른 후보들이 뒤늦게 “나도 하겠다. 나도 하겠다”하니, 주민들께서 “이거 오은미껀데, 지적소유권을 도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고 하세요.

어쨌거나 그럴 정도로 밭작물 직불금 문제가 쟁점이 되었어요. 저의 당선은 곧 도비 논밭직불금 300억을 확보하라는 절실한 요구에요. 반드시 그걸 실현시켜야 해요.

"선입견 깨고 다가가면 받아준다"

– 당선 후 가장  우선 순위로 추진하려 하는 역점사업도 역시? 

= 네, 맞아요. 일단 저의 가장 큰 공약이 직불금 문제에요. 논 직불금의 경우 현재 도비 100억원이 지원되는데, 이것을 200억으로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밭작물 직불금은 아직 예산 편성이 안 되어 있어요. 작년에 단식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는데, 50억원의 예산을 반영시키려 해요, 그게 농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고,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이에요.

– 재선의원이지만, 사실상 처음 선거를 치러보신 것입니다. 어떠셨나요? 어떻게 해야 진보정당 후보가 1등을 할 수 있을까요?

= 처음에는 선입견이 많이 있었어요. 제가 그동안 만나고 부대꼈던 분들은 정해져 있었거든요. 특히 관변단체라고 일컬어지는 곳에 몸담고 계신 분들과는 많이 거리가 있었고, 서로 편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선거를 치러보니 한 분 한 분 내가 다가갈 때, 오히려 더 크게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편견의 벽에 있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분들이 ‘나를 안 좋아 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갑게 맞아주시고 속내를 보여주시더라구요. 편견의 벽을 많이 깼고 누구에게나 가릴 것 없이 다가가면 그분도 제게 마음을 준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망설여졌고, 한숨부터 쉬고 갔는데, 지금은 자신감 있게 나를 싫어해도 내가 가서 손을 내밀면 그 분들도, 나에 대한 지지는 아니어도 ‘저 사람 괜찮네’라는 느낌은 가질 것이라는 자신이 있어요.

타 후보 측 운동원이나 핵심 참모들도 오은미를 싫어하거나 일을 못했다고 부정하는 사람은 없어요. 나름의 의정활동을 통해 보여준 모습이 긍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를 던지고 주민들에게 다가갈 마음 자세가 확인이 되면 주민들은 언제나 마음을 열고 받을 준비가 되어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설령 민주당이 아니더라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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