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이후 진보정당 유리한 조건"
        2010년 06월 06일 08: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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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서 계속

    5. 진보정당의 독자적 생존가능성

    한국사회의 구조를 바꾸는 정책의 차원에서 진보정당이 독자적으로 가야 할 이유와 필요성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획기적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국가의 건설과 노동시장의 전면적 개혁이라는 과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와 명분만으로 연합을 거부하고 진보정당이 독자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사회의 객관적 조건과 유권자의 성향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지를 잘 분석해서 실제로 진보정당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여건이 존재하는지 그 가능성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가. 인구학적 측면

    진보정당의 독자생존과 관련하여 우선 인구학적 분석과 세대교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향후 한국사회의 지배적 인구를 차지하게 될 전후 베이비붐 세대(특히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386세대, 대략 현재 30대 중반부터 50대 초반까지)를 분석의 중심에 놓아야 할 것이다.

    향후 20년의 한국정치는 이들이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에 의해 좌우될 것인데 늦어도 향후 10년 후면 386세대가 그 윗세대(현재 50대 중후반 이후 세대)를 거의 교체하는 수준이 되리라고 볼 수 있다.

    386세대는 봉건성을 탈피한 최초의 세대라는 점에서 그 윗세대와는 가치지향이 확연히 다른 세대이다. 보편적 교육을 받은 첫 세대이며, 민주화운동을 추진해온 세대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윗세대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386세대의 표심을 잡는 데 있어서 민주당에 비해 극히 열세라고 보아야 하는 한나라당은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향후 10년의 기간에 걸쳐 영남 지역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현재의 20대와 30대 초반의 경우 현재로서는 독자적인 정치적 지향을 가진 세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좋은 교육을 받은 세대이고, 문화적으로 386세대보다도 더 개방적이기 때문에 그 표심 역시 한나라당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이들 세대의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는 386세대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진보정당이 일정 부분 장악해갈 여지가 있는 세대이다.

    이러한 인구학적이고 세대적인 차원의 분석이 진보정당에게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즉, 한나라당은 결국 장기적으로 쇠퇴해갈 운명인 정당이며 향후 반한나라당 연합전선은 아마도 2012년이 거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로, 장기적으로 반한나라당의 필요성이 현저하게 약화된다는 의미는 진보정당이 사표심리를 극복한 386세대로부터 보다 많은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진보정당은 향후 386세대가 점차 기득권층올 되어 가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차별로 인해 가장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젊은층을 상대로 지지기반을 확대해갈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인구학적 분석의 결론은 2012년까지 잘 견디면 그 후로는 객관적으로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득표할 수 있는 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나. 경제와 복지의 측면

    현재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보유한 총자산의 80%는 부동산이고, 그 중 80%는 주택자산이 차지하고 있다(이 자산의 대부분을 6~70대가 가지고 있고 이것이 한나라당의 물적 기반이 되고 있다). 향후 부동산자산의 비중은 자본주의 발전의 경로에 비추어 금융자산에 비해 지속적으로 그 비중이 축소되어갈 것이다. 다만, 당분간 부동산자산 특히 주택이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 변동 문제는 당분간 한국사회 중산층의 정치적 선택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남을 것이다.

    다른 한편, 한국경제를 보자면 한국경제는 2010년까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나름대로 잘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재벌은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위 재벌 중심으로 내수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을 지렛대로 삼아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을 지속해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의 삶이나 전반적인 사회적 여건에 있어서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은 없으며 어떤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조금씩 삶의 질은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두 가지의 경제적 사건이 10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로 주택가격의 하락문제이다. 현재의 주택보급율, 보금자리주택을 포함한 향후 주택공급물량의 증가상황,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PIR 수준(특히 서울과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주택매물증가, 고액의 관리비로 인한 대형아파트의 매력 상실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택가격은 향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폭락은 한국경제의 성장여건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향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되는 경우 한국 중산층은 보유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급진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자산가치 하락이 불러올 삶의 불안은 국가에 대해 안정적으로 삶을 보장해달라는 요구 즉, 복지국가에 대한 요구증대로 표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는 사태는 없을지라도 소득양극화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 재벌 중심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경우 전체적으로 경제가 성장하지만 분배는 상대적으로 소수에게 집중되어 소득격차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대중의 분배 및 복지국가에 대한 요구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총체적으로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여건을 고려할 때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과 노동시장구조의 혁명적 개혁을 주장하면서 진보정당이 그 정치적 위상을 제고해나갈 수 있는 객관적 여건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갈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 진보정당의 독자적 생존가능성

    객관적인 여건만 놓고 본다면 진보정당이 독자생존할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증대된다. 따라서 이러한 여건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이번 선거결과만을 놓고 진보정당의 생존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그것은 주관적인 위기감의 발로일 뿐이다.

       
      ▲ 지난 2008년에 열린 진보신당 창당대회 (사진=레디앙)

    진보정당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폄하하거나 현재 반엠비에 몰두하고 있는 대중을 탓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조직을 잘 정비해서 버틴다면 2012년 이후에는 훨씬 더 나은 여건을 토대로 지금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심상정의 후보사퇴는 진보정당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과 연합정치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가 결합된 전략적 판단오류라고 할 것이다.

    다만, 당장 2012년에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는 현실적으로 당장 닥친 고민지점일 것이다. 지도부는 당원과 당 활동가들에게 중장기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 위로하며 함께 고난의 길을 가자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토대로 지역조직들을 정비해나가야 한다.

    또한 20대와 30대 중반에 이르는 젊은층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하고, 향후 당의 정치활동을 주도해나갈 후보자들을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이들을 키워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진보신당과 중장기적으로 노선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인물 중 당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당의 정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좋은 분들을 영입하는 노력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만을 놓고 진보신당이 흔들리거나 졸속으로 연합을 추진해야 할 객관적 근거는 없다. 꿋꿋하게 버티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당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꾸준히 한다면 멀지 않은 시기에 분명 대중들이 진보신당에게도 상당한 정치적 지분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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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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