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교육 맞설 ‘전국 전선’ 구축됐다
    By mywank
        2010년 06월 03일 06: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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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교육에 맞설 거대한 전선이 구축되었다. 지난 2일 치러진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곽노현(서울), 김상곤(경기), 민병희(강원), 장휘국(광주), 김승환(전북), 장만채(전남) 후보 등 무려 6명의 민주진보 교육감이 탄생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김상곤 교육감의 당선으로, 경기도에서 시작된 ‘교육혁명’의 바람이 이제 전국적으로 확대된 셈이다.

    그동안 보수진영에서 독식해오던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 진영이 선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상곤 모델’이라고 불리는 야권 후보단일화가 큰 역할을 했다. 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 있는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찌감치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경선에 나섰으며, 전국의 16개 시·도 중 12곳에서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를 확정하게 되었다.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이유 있는 선전

    이와 함께 민주진보 교육감의 ‘맏형’ 겪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선거기간 중, 각 지역에서 출마한 민주진보 후보들을 만나고 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바람몰이’에 나선 것 역시 이번 선거 결과에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곽노현(서울, 왼쪽 상단), 김상곤(경기), 민병희(강원), 장휘국(광주), 장만채(전남), 김승환 민주진보 후보(전북). (사진=선관위) 

    민주진보진영의 발 빠른 움직임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진영도 일부 지역에서 교육감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하지만 후보들 간에 첨예한 이해관계와 경선 과정에서 발생된 불협화음 등으로 ‘진정한’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 역시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보수진영의 ‘반전교조’ 전략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그동안 경기도를 제외하고, 보수 성향의 교육 관료 출신들이 장악해온 각 지역 교육청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역으로 전파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MB교육 심판’을 강조해온 민주진보 후보들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경쟁교육을 강조해온 정부의 일방 통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MB정부 교육정책, 브레이크 걸릴 듯"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회장직을 맡게 되는 서울시 교육감에 곽노현 후보가 당선되고, 김상곤 경기교육감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는 등 6명의 민주진보 교육감들의 행보는 향후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평등교육학부모회 대표는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들의 선전은 MB정부 경쟁교육에 대한 민심의 반영이라고 본다”라며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학교 현장에 경쟁교육 시스템을 안착시키려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은 당장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들(파면·해임 대상자)에 대한 직위해제 문제를 두고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기 중 수업 결손 등을 우려해 직위해제 시기를 각 시도교육청 자율에 맡긴 상태다.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들이 이 문제에 대한 처리를 미루고  있어, 신임 교육감에게 공이 넘어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될 경우 민주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은 지난 2009년 ‘시국선언 교사’ 문제와 관련 교과부의 일방적인 징계방침을 사실상 거부했던 김상곤 교육감의 경우처럼,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중징계 대상 교사들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을 미룰 공산이 크다.

    교사 직위해제, 일제고사 충돌 가능성

    또 오는 7월 13~14일 교과부 주관으로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오는 12월 21일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지는 ‘전국연합 학업성취도 평가’ 등 일제고사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 민주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은 ‘일제식 평가방식’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정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민주진보 후보들의 당선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추진했던 ‘경기도발 교육의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곽노현, 민병희, 장휘국, 김승환, 장만채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위 교육 의제들을 정책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곽노현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전누리 교육공동체 ‘나다’ 활동가는 “앞으로 ‘민주진보 교육감 연대회의’ 같은 조직이 구성될 가능성이 있는데, 당선자들이 앞으로 일제고사 반대,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을 것으로 본다”라며 “이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교육의제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마련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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