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격은 심상정 때문이 아니다
        2010년 06월 01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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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의 후보 사퇴, 결코 예상할 수 없었던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충격이었다. 그녀의 선택 그 자체 때문이 아니었다. 난 그러한 선택을 가져오게 한, 그리고 그러한 선택이 그렇게 홀로 내려질 수 밖에 없었던 진보신당의 상태에 충격을 받았다.

    진보신당의 상태가 충격

    버텨주기, 당적 토론을 통한 결정, 그 모든 것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그녀의 선택은 나에게, “아, 당이 얼마나 형편없으면…”이라는 각성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이다. 난 그러한 각성이 정당한 것(?)이었음을 그녀의 선택에 대한 당의 대응을 통해 확인했다.

    당의 지도부는 책임있는 해석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평가를 미루었다. 선거 중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사실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 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자신들은 사퇴를 만류했다는 식의 입장을 표명했다. 아, 궁색하고 남루하기 짝이 없다. 이로부터 그녀의 선택은 이미 ‘나쁜 짓’, ‘하지 말았어야 할 짓’으로 분명하게 암시되었다.

    그런 가운데, 당의 ‘유력’ 인사들 몇몇과 당원들은 마치 무슨 반란을 딛고 일어선 진압군처럼 혹은 쿠테타에 저항하는 의병같은 언행을 내세우며 한껏 멋을 부린다.

    지겹고 지루하다. 벌어진 일에 대해 좋은가 나쁜가라는 질문 밖에 던지지 못하는 현실을 보노라면. 기껏 더 나아가봐야 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졌느냐에 머문다. 그 이유를 온전히 알 수 있는 세상 일이 얼마 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그러하다. 좋거나 나쁜 일을 어떻게 잘 활용해 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을 부정하는 능력의 과잉, 현실을 활용하는 능력의 결핍이다.

    그녀처럼 고민하고 있던 다른 후보들의 사퇴를 막아내는 방패막이로는 활용해낸 듯하다. 그리고 당내외 주위를 환기시키면서 당원들의 결속을 끄집어내고 있는 듯은 하다.

    심상정 비판이 은폐하는 것들

    하지만 그러한 식의 대처가 진보신당의 현재와 미래에 긍정적이기만 한 것일까? 다른 주요 지역의 후보 역시 사퇴를 고민했었다는 사실을 은폐하면서, 그와 같은 고민이 반MB 전선 그 자체의 압력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실력과 전략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은폐하는 것은 아닐까?

    난 당이–특히 지도부가– 그녀의 선택에 대해 이렇게 대응했으면 참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첫째, 개인을 탓할 것이 아니라, 당의 뼈아픈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고뇌를 이해하며 함께 고통을 느낀다. 둘째, 2012년 대응을 비롯한 진보정치세력의 중장기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전략, 전술의 변화에 관해 적극적으로 토론할 필요성을 동감한다. 셋째, 이제 후보가 아니지만 당의 선거운동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이러한 식의 대응을 위한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는지 모르지만, 다른 형태로라도 적극 도모되길 바랄 뿐이다.

    그것은 진보정치세력에게 소중한 리더십 자원을 훼손하지 않고 지도력의 통일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문제의 본질이 당 전체의 실력 부재에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보신당은 아직 소란을 떨며 누구를 탓하고 벌할만큼 또 그 과정에서 갈라질만큼 크지도 않고, 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그런 소란은 진보신당을 키워주지도 않는다.

    정치에서 실력은 권력을 잘 잡고 휘두를 수 있는 능력이다. 혹은 그것을 집요하게 욕망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을 받아내는 능력이다. 그런데 때때로 누구를 탓하는 것이 그러한 능력을 키우는데 효과적일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정치에선? 진보개혁 위기 이후 누구를 탓하는 것이 소용없음을 확인해왔다. 다른 무엇보다도 진보신당을 볼 때, 당 밖에 대해서는 물론, 당 안에서도 누구를 탓해 자신의 권력을 키울 누군가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남 탓하는데 허송 세월 보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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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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