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의미를 찾는 역사책
        2010년 05월 29일 11: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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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사회에서의 ‘노년’이란 무엇일까?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노인이 사망하면 “도서관 하나가 불 타 없어졌다”고 탄식했고, 중세 노인들은 성수를 뿌리고 칼을 잡아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직분을 수행했으며, 르네상스 시대에는 노인들은 노령을 영광스럽게 여겼다.

       
      ▲ 책 표지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노년은 옴짝달싹 못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여생’의 취급을 받는다. 과련 우리에게 진정한 노년은 무엇일까? 생의 일부이자, 생의 완성기로서 노년.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 중 하나인 ‘노년’에 대한 의미를 역사로부터 찾아낸 책이 출간되었다.

    『노년의 역사』(조르주 미누아, 아모르문디, 24,000원)가 그것으로 저자 조르주 미누아는 역사 곳곳에 묻혀 있는 노년의 모습을 망각에서 구해낼 뿐만 아니라, 초고령화 시대에 노인으로 살아가게 될 우리 모두에게 과연 진정한 노년이란 무엇이고 사회는 노년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물음을 던진다.

    저자는 오늘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성찰하기 위한 귀중한 참조점을 제공한다. 저자는 문학과 예술은 물론이고 고대의 의학 서적, 묘비명, 중세의 각종 기록들, 교황과 왕에 대한 자료들을 토대로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에서 시작해서 ‘근대의 입구’인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서양 역사에서 노인들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조명한다.

    노년에 대한 이상과 전형이 시대와 사회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노인들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살펴봄으로써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인간 조건에 대해 성찰하도록 이끈다.

    또한 사회와 가족 형태의 변화, 정치․경제․종교 등 다양한 역사적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다룸으로써, 노년이 단순한 생물학적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수많은 요인들이 사회 속의 노년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노년의 황금시대’란 존재한 적이 없으며, 모든 문명은 이상적인 노인상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노인들을 판단했음을 강조한다. “모든 문명은 전형으로 삼는 노인의 모습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노인들을 판단한다. 그 전형이 이상화되면 될수록 사회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잔인해진다. 이러한 경향이 역전되지 않는 한, 노인들은 진정으로 집단에 통합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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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조르주 미누아 Georges Minois

    프랑스의 역사학자로 바스 브르타뉴 지방의 가톨릭 개혁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세와 앙시앵 레짐의 종교사 전문가이다. 2006년까지 생브리외에서 역사와 지리를 가르쳤다. 탁월한 관점으로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여 다양한 주제의 많은 연구서를 집필했다. 주요 저서로는 『샤를마뉴』(2010), 『웃음과 조롱의 역사』(2002), 『무신론의 역사』(1998), 『지옥의 역사』(1994) 등이 있다.

    역자 – 박규현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8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책임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모리스 블랑쇼에게 있어서 광기의 글쓰기」, 「재난의 경험으로서의 글쓰기」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몸과 문화』(공저), 옮긴 책으로 『모리스 블랑쇼에 대하여』, 『연애, 그 유혹과 욕망의 사회사』 등이 있다.

    역자 – 김소라

    건국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위대한 왕』, 『칭기즈 칸과 몽골 제국』, 『피카소』, 『근대 미술』, 『현대 미술』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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