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도발 유도 후 군사력 투입?
        2010년 05월 29일 12: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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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사태의 여파로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위험이 감도는 가운데, 개성공단의 미래에 초미의 관심과 우려가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5·24 대북 조치에 초강경 맞대응을 선택하면서 개성공단의 운명도 풍전등화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 심리전 강행 노림수

    특히 북한은 남한이 대북 심리전을 전개하면, 대북 확성기에 대한 조준사격과 함께 “서해지구 북남 관리구역에서 남측 인원과 차량에 대한 전면 차단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이다. 이는 MB의 대북 심리전이 철회되지 않거나 그 수위가 높아지면 개성공단 유출입이 차단되고 이에 따라 수백 명의 남한 주민이 북한에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놀라운 것은 이명박 정부도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강력한 대응을 경고한 대북 심리전만 보더라도 그렇다. 24일 대통령 담화 직후 FM 방송 송출을 시작했고, 삐라 살포 준비와 대북 확성기 설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6월초에 대북 확성기 설치가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방송을 강행할 경우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질 공산이 크다.

    여기서 당연히 드는 의문은 대북 심리전이 개성공단 억류 사태는 물론이고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험을 상쇄할 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냐는 것이다. 집권세력과 보수언론은 대북 심리전이 북한의 내부 동요를 야기해 김정일 정권에게 큰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2004년까지 계속됐던 대북 심리전으로 북한 체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신뢰할 만한 근거는 없을 뿐더러, 이러한 기대효과가 과연 억류 사태 및 전쟁 위기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더더욱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 정권이 대북 심리전을 강행하는 데에는 다른 노림수, 즉 6.2 선거를 앞두고 북풍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북한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을 빌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도 낳게 한다.

    선거 전에 억류 사태가 발생하면 이는 6.2 선거를 집어삼킬 것이고, 선거 이후에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북한을 테러집단으로 몰아붙이면서 대북 적대정책을 더욱 노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MB의 대북정책을 ‘북한의 도발 유도형’으로 규정하고 있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억류 사건 발생시 군사력 투입?

    개성공단 대책이 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이와 관련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24일 “가능성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개성공단 억류 사태가 발생하면 남측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 한미 연합 작전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28일자 <동아일보>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인질이 소규모일 경우 특전사 요원들을 소형 헬기로 투입하는 방안이, 인질이 대규모일 경우 억류 주변 지역을 미사일 등으로 폭격해 무력화한 뒤 침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군 당국은 29일 이상의 합참의장의 주재 하에 특수전사령관과 항공작전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단 억류 사태 발생시 군사적 대응책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남측 주민이 북한에 억류되면, 남한이 특수부대 투입 등 다양한 군사 작전에 나설 가능성을 암시한다. 물론 군사 작전에 제약 요인도 많다. 억류 사태에 군을 투입한다는 것은 남측 인원의 안전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쟁도 각오해야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이에 동의해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남측의 대북 심리전 강행과 북한의 개성공단 억류 사태가 연이어 터질 경우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위험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남북한 지도부 사이의 적대감과 불신은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고, 분쟁의 씨앗은 북방한계선(NLL)에서부터 휴전선 일대, 그리고 동해에 까지 넓게 퍼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초대형 변수라고 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회부 문제도 남아 있다.

    ‘치킨게임’에 억류된 개성공단

    억류 사태와 전쟁 위험을 의식한 탓인지, 정부 일각에서는 대북 심리전의 본격적인 착수에 앞서 개성공단 남측 인원의 전원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큰 부담과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러한 남측 정부의 조치에 대해 출경 차단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출경을 허용하더라도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후폭풍은 엄청날 것이다. 당장 남측 기업은 5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게 되고, 공단 폐쇄 책임과 보상 문제, 그리고 설비·자재 반출을 둘러싼 남북한의 공방전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공단에 자리를 내주었던 북한 군부가 다시 장사정포를 비롯한 핵심 군사력을 개성 인근으로 배치하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기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측 기업 및 주민은 이미 남북한의 ‘치킨게임’에 인질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또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노심초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칫 북한에 억류될 불안감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의 기본이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가 ‘안보 무능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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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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