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배 중심 경제학의 고전
    By 나난
        2010년 05월 29일 01: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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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 복지로 성장해야 한다는 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총선만 해도 각 후보자들의 ‘뉴타운’공약에 휩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에서 복지, 즉 분배에 대한 개념이 확장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책 표지.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데이비드 리카도, 책세상, 6,900원)은 19세기 네덜란드계 영국인 정치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노동 가치론에 입각하여 임금과 이윤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분배가 중심이 되는 경제학 체계를 완성하려 한 저자의 사상을 담아냈다.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이윤, 임금뿐 아니라, 지대의 관계를 분배론 형식으로 밝힘으로써, 비약적 생산력 증대를 이루었지만 그것과 비교하여 노동자의 생활 수준은 낮았던 19세기 영국 사회의 불균형한 분배 구조를 파헤친 고전이다.

    산업 혁명이 마무리되어가던 19세기 영국은 비약적인 생산력 증대를 이루었지만 노동자의 생활수준은 그 성과를 반영하지 못했다. 폭동과 반란, 잉여 가치를 둘러싼 지주 계급과 산업 자본가 계급 사이의 갈등은 분배가 사회의 주요한 문제임을 드러냈다. 때문에 당시 영국에서도 분배 문제가 사회의 지배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리카도는 분배를 이론 체계의 중심에 두고 경제학 체계를 완성하려 했다. 그는 노동하지 않고 토지의 생산성만으로 이윤을 얻는 지주 계급에게 분배되는 몫이 늘어날수록 자본가의 몫이 줄어들고 경제는 침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결국 자본주의 경제 성장이 저해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불균형한 분배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분배를 이론 체계의 중심에 두고 그것과 경제 발전의 관계를 탐구한 그의 분석틀은 현재에도 그의 사상은 현재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리카도 경제 사상의 정수를 담은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필적하는 경제학 체계를 갖춘 저서로 평가받고 있으며 토지, 노동, 자본의 상대적 배분에 대한 그의 문제 제기는 성장의 축에 기울어 있는 한국 사회에 균형점을 제공해줄 것이다.

    실제 리카도의 분배 이론은 신고전학파의 분배 이론을 대체할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리카도의 사상은 고전파 이론의 기반을 다졌을 뿐만 아니라 신고전파 이론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번역본은 전체 32장 가운데 리카도 경제 사상의 핵심인 가치 이론과 분배 이론, 국제 무역 이론을 담은 1~2장, 4~7장을 번역한 것이다.

                                                      * * *

    저자 – 데이비드 리카도

    지은이 데이비드 리카도는 1799년 우연히 애덤 스미스의《국부론》을 읽고 경제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화폐 문제에 대한 글을 신문에 발표하면서 뛰어난 경제 평론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15년 곡물법 논쟁에 즈음해서는《곡물의 저가격이 자재의 이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고》라는 팸플릿을 통해 정치경제학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에 힘입어 1817년에 정치경제학 저서《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를 펴냈다.

    고전파 경제학자 중 가장 엄격한 논리적 능력을 갖춘 이론가로 인정받는 리카도는 복잡한 현실을 추상화한 단순한 모델을 구축해 실천적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 경제학에서 지배적인 연구 방법으로 사용되는 연역적 분석 방법을 확립했고, 애덤 스미스의 노동 가치론을 발전시켜 고전학파의 한계 내에서 완성했으며, 차액 지대 이론과 비교 생산비 이론을 정립했다.

    역자 – 권기철

    옮긴이 권기철은 리카도와 관련된 주제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로 있다. 리카도 외에 하이에크, 케인스, 애덤 스미스에게로 시야를 넓혀가고 있으며 2002년에《케인즈의 경제학》 기획에 참여해 케인스의 불확실성 이론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앞으로도 리카도와 함께 케인스와 애덤 스미스를 계속 연구하려 한다. 경제학사 외에 몰두하는 분야는 인도 경제와 부산 지역 경제이다. 그 성과로 저서《인도의 경제발전─개혁·지역·이주》, 번역서《지역경제이론과 정책》 및 몇 편의 논문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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