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와도 투쟁은 계속된다
    By 나난
        2010년 05월 28일 03: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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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 22일차. 27일 오늘은 프랑스 전역에 대규모 집회가 있는 날이다. 본사 앞 철농 4일차를 맞아 원정단의 하루가 바빠졌다. 바쁜 일정에 맞춰서 이른 식사를 마친 원정단은 오전 점검회의와 출투를 마치고 파리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집회 장소로 향했다.

    이번 집회는 프랑스정부의 연금개악법에 맞서 개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프랑스 내 전 노조들이 참가하는 총연맹차원의 집회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전 지역에서 집회를 하다보니 우리가 가려하는 지역 집회의 참가대오가 몇명정도 인지 대략이라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우선 프랑스 각 노조에 우리 상황을 한번 더 적극적으로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인지라 제작해온 선전물 3천부 중 2천부를 들고 집회현장으로 출발했다.

       
      ▲ 원정단은 27일 프랑스 내 노조들의 연금개악법 저지 집회에 참여해 선전전 등을 진행했다.(사진=원정단)

    하늘도 무심하시지 현지에는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오면 선전지 배포작업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신반의 마음으로 집회대오 맨 앞으로 향했다. 직접 눈으로 본 집회대오는 가히 장관이다. 마치 한 도시 사람들이 모두 길에 나와 있는 것 같았다.

    비속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원정단은 선전지를 배포하기로 했다. 2천부를 언제돌릴것이며 2천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은 불과 30, 40분만에 접었다. 현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반응으로 우리의 선전지를 순식간에 바닥이 나버렸다.

    선전지를 다 소진해버린 원정단들도 플랭카드 앞에서서 몸으로 때우는 선전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렬로 끝도 없이 늘어선 프랑스 노동자들 앞에 조금은 낯설기도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우린 우리식의 작은 집회를 했다. 노동가도 부르고 구호도 외쳤다.

       
      ▲ 원정단이 집회 참석자에게 발레오공조코리아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원정단)

    프랑스 노조 중 현지공장에 방문한 적이 있는 르노, 푸조차 등 우리 상황을 알고 있는 현지 노동자와 간부들이 일제히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팔뚝질로 화답 해주었다. 뜻밖의 화답에 우리도 투쟁으로 화답했으며 현지의 기자 및 라디오 방송 작가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국제국장과의 짧은 인터뷰와 연락처를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집회에 참가한 한 여성노동자는 자신이 2000년도 까지 발레오 노무 담당 쪽에 근무했었고 지금의 부사장 미셀 볼라인과도 일했었다는 말을 해주며 그 사람도 2000년도 까지는 이곳 집회에 직접 참가 했다고 했다.

    또 프랑스 발레오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조만간 직접 찾아와 많은 애기를 나누자며 한참을 격려해주고 갔다. 이외에도 아주 많은 현장노동자들이 우리의 상황을 알고 지지해주는 모습이 한국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끝도 없는 행렬 속에 2시간 넘게 선전활동을 하고 내일 있을 독일 일정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선전전을 마쳤다. 돌아오는 길에도 집회 대오는 끝이 보이질 않았다. 대체 몇 명이나 될까 싶을 정도의 끝없는 대오를 보며 한국에서의 노동현실에 조금은 부럽기까지 했으며, “집회가 이렇게 즐겁게 이루어지고 자유분방할 수 있구나”하는 탄성도 나왔다.

       
      ▲ 프랑스 연금개악법 저지 집회에 참가한 원정투쟁단. (사진=원정단)

    앞으로 원정단에게 주워진 일정이 조금 더 바쁠 것 같지만 지회에서의 어려운 사정을 들으며 원정단들이 현지에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서로 힘들지만 조금씩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실천해야겠다. 힘든 사항이 많지만 그속에서 항상 희망적인 면도 속해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원정단들도 지회 동지들이 함께함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내일 일정과 희망을 위해 또다시 발레오 본사 앞에 머리는 맞댄다.

    28일은 독일에서 발레오유럽평의회 사무총장과 면담이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희망을 위해 한국과 프랑스에서 한발 한발 희망의 투쟁을 만들어가자.

    * 이 글은 지난 6일 프랑스 원정투쟁에 나선 충남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이 직접 써서 메일로 보내 온 <프랑스 원정투쟁 소식>입니다. 금속노조의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에도 함께 실립니다.(http://www.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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