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압박, 심상정은 고민중?
    2010년 05월 28일 1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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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5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지지 세력들이 단일화 요구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의 거취가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는 한 때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야4당 단일화를 통해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의 턱 밑까지 추격했으나 김문수 후보가 다시 격차를 벌린 상황이지만 심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 ‘캐스팅 보트’ 역할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일화 시너지 기대 목소리 많아

28일 발표된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는 48%를 기록, 34.1%에 그친 유시민 후보에 13.9%포인트 앞섰고, 심상정 후보는 5.7%를 기록했다. 유 후보와 심 후보 지지율의 단순합산을 해도 8.2%포인트 뒤지고, 실제 김-유 후보만 놓고 여론조사를 벌였을 때도 11.8%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단일화 시너지’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심상정 선본)

27일, 마지막 경기도지사 토론회가 <MBC>, <KBS> 등을 통해 방송된 이후 심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심 후보의 완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유 후보 측과의 단일화를 주장하는 측은 “김문수 후보의 재선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득하고 있고, 완주를 바라는 측은 “진보정치의 싹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 후보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심 후보님의 그릇, 사람됨, 인생 역정은 경기도지사 아니 대통령이 되고도 남는다”면서도 “하지만, 대중인지도는 현격하게 떨어지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님 에게 가는 표가 사표가 되고, 결국 절망적인 정부여당이 반성은 커녕, 더욱 실정을 펴나갈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이런 말씀드려서 정말 죄송하지만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MB정권의 실정과 독재, 언론통제, 자유말살, 정치보복을 심판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심 후보가)용퇴해주셨으면 한다”며 “반MB연대의 가장 상징적이고, 대척점인 유시민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 바란다.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해 볼 건 다 해봤다”며 “한나라당도 해봤고 그 반대라고 ‘주장하는’ 민주당도 해봤으나 서민은 항상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라며 “심상정 뽑으면 사표 되는게 아니라 심상정 뽑으면 심상정이 된다”고 말했다.

"존경한다, 사랑한다, 용퇴해라"

이어 “나도 내일 당장 세상이 개벽하여 서민이 잘 살고 모두가 서로 나누며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고 지나야 할 절차가 있으니 나는 척박한 이 땅에 진보의 거름을 주는 심정으로 심상정 후보님께 감사하며 소중한 한 표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 두 네티즌의 표현은 진보정당 독자성을 강조하는 유권자들과 반MB 단일화를 주장하는 유권자들의 입장과 논리를 잘 대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심 후보는 일단 ‘완주’ 쪽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27일 <CBS>라디오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60년대 보수 양당 정치, 이 구조를 마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며 “그래서 무엇 하나 갖춰지지 않은 고단한 진보정치의 길을 달려 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될 소명을 갖고 있다”며 완주를 시사했다.

특히 그동안 “승리를 위한 단일화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온 심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이 그런 조건에서 좀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김문수, 유시민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굉장히 크게 벌어지고 있고 유 후보가 민주노동당과 단일화 했지만, 지지는 다 쫓아가질 않았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어 “우리 사회에 대해서 변화에 대한 분명한 요구와 신념을 갖고 있는 지지표가 단순한 후보 간 단일화로 업혀질 것이냐에 대해선 대단히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28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단일화를 목적으로 출마를 한 게 아니고 진보정치 발전, 정치로부터 배제됐었으나 정치의 도움이 절실한 서민-중산층의 가슴으로 달려가기 위해 출마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단일화는 끝난 이슈"

심 후보 캠프 쪽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심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보아가며, 상황에 따라서 한미FTA 저지 등 진보신당의 가장 핵심적인 정책을 내세우고, 단일화 논의를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다수는 이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진보신당 내에서도 이미 “‘단일화’는 끝난 이슈”라는 분위기가 높다. 부산에서 김석준 후보가 ‘반MB연합’에 합의한 후, 이에 비판적인 당내 여론이 형성된 바 있고, 이미 후보등록까지 마친 상황에서 “끝까지 우리 얘기를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막판 유세를 통해 김문수-유시민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고, 심 후보가 의미있는 지지율을 얻기 어려울 경우 단일화 압박을 극복해 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상황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 후보 역시 28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문제는 지금도 진보정치를 위해서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 진보정치의 미래와 서민들을 위해서 제 몸을 제대로 쓰는 것인지 그런 원칙 속에서 판단하고 있다”며 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심 후보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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