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당 강원, 민주 이광재 후보 지지
        2010년 05월 26일 07: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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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민주노동당 엄재철 후보가 26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엄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이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형태다.

    민주-민노, 12개 정책 합의

    그러나 앞서 엄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룬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이 진보정치의 길을 포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의 관계자는 “후보단일화 때도 민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을 알고 있음에도 진보신당이 모르는 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엄재철 민주노동당 후보가 후보단일화에 합의 하고 있다.(사진=이광재 후보 홈페이지) 

    이 후보와 엄 후보는 이날 단일화 합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 민주주의, 평화, 지방균형발전을 지켜내고자 하는 범도민의 열망을 담아 역사적인 야권후보 단일화를 선언한다”며 “일하는 사람의 가치가 존중받는 시대, 교육․복지혁명의 시대, 자치의 시대를 통해 하나 되는 강원도, 희망의 강원도를 만들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어 “양 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민주주의와 자치, 참여의 원칙에 동의하는 시민사회와 함께 새로운 유형의 도민참여형 공동지방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새로운 공동지방정부는 독점과 독재를 막고, 참여와 협력 속에 주민자치가 꽃피며, 돈과 권력보다는 사람의 향기가 존중받는 강원도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동공약으로 △부자감세, 4대강 사업과 수도권규제완화 반대, 친환경 정책, 서민중심 경제, 노동자·농민․서민이 함께 더불어 사는 정책 구현 △교육과 복지예산을 대폭 확대해 공교육 강화와 보편적 복지 추진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무상의무급식을 전면 실시와 친환경 무상의무급식 단계적 실시 등 12개를 합의했다.  

    이와 함께 공동지방정부 구성을 위해 “상호신뢰를 통한 공동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함께 구성하는 도민참여형 민주적 지방정부는 서민 일자리, 교육, 복지를 중심으로 한 도정을 펼쳐나간다”며 “공동도정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민주당·민주노동당과 공동선대위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한다”고 선언했다.

    "진보신당 후보 저지하기 위한 행동"

    이에 대해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진보진영의 단결로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대중들의 뜻을 져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엄재철 후보와 진보신당 길기수 후보는 지난 13일, 여론조사를 통해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이룬 바 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진보신당은 진보양당의 도지사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패배를 겸허히 수용했다”며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민주당 후보와 연대한 것은 결국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이 진보신당 도지사 후보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정치적 거짓말을 한 것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민주노동당이 잃은 것은 노동자․농민․서민이며, 얻은 것은 보수정당의 안락한 품”이라며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이 더 이상 진보정당임을 포기한 것으로 10년간 노동자․농민․서민들의 눈물과 땀으로 지켜온 진보정치의 나무를 너무 쉽게 베어 버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또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은 더 이상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을 말하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진보신당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강원도지사 후보단일화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농민․서민의 정당임을 함부로 자처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개혁적인 유권자들로부터 냉험한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의 관계자는 “민주당과 단일화를 열어놓고 진보신당과 단일화를 했고, 진보신당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만약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면 진보신당과 단일화를 이루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공동선대본부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는데 진보신당은 공동선대본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며 “이제 와서 몰랐다는 식으로 노동자를 팔았느니, 어쩌니 하면서 성명을 낸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선대본 구성 주장 엇갈려

    하지만 진보신당 강원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진보신당이 합의한 것은 아니”라며 “공동선대본도 구성의 방식 등에 논의만 진행되었으며 조직이 꾸려지지 않았다”고 재반박했다.

    양 당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지난 13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룰 당시 합의문에 “공동선거본부를 폭넓게 구성하여 선거 제반에 대하여 논의한다”는 조항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이것이 “민주당과의 선거연대까지 포함해 공선본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진보신당은 (민주당과 연대를 논의 여부를 떠나, 이전 과정인)“공선본 구성방식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주장대로 하더라도 공동선대본에서 진보신당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의제"가 충분한 논의와 공유 절차 없이, 민주노동당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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